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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부사장 ‘땅콩회항’···잊을만하면 터지는 ‘오너 甲질’ 논란

조현아 부사장 ‘땅콩회항’···잊을만하면 터지는 ‘오너 甲질’ 논란

등록 2014.12.09 17:52

수정 2014.12.10 13:15

최재영

  기자

CEO 잘못된 행동에 기업이미지는 한 순간에 추락
매년 벌어지는 CEO리스크 강한 대책 필요 목소리 커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이 비판의 중심에 서면서 기업 CEO리스크가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그룹 오너일가나 CEO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기업 이미지가 추락으로 이어진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마다 반복되는 오너·CEO리스크를 막기 위해서는 강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땅콩 회항’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중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 중 승무원이 건넨 땅콩 등 견과류 서비스 제공이 매뉴얼대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자인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단순한 기내서비스 대응에 문제를 두고 비상상황에 결정하는 ‘램프리턴’을 해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것은 전대미문이라는 것이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대한항공은 사고 직후 사과문을 내놨지만 사태는 수습은 커녕 오히려 사건을 크게 키웠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사과문에서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됐다”며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의무가 있고 임원으로서 문제제기 지적은 당연한 일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의 모든 잘못을 사무장에게 전가했다는 비판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이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외신에서도 크게 다루며 상세하게 보도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땅콩으로 인한 분노가 한국 항공기를 지연시켰다’는 제목으로 사건을 보도했다. 가디언지도 ‘땅콩 분노 사건으로 법적 조치에 직면한 대한항공 임원’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사건을 다뤘다. 가디언지는 “북한의 고려항공이 대한항공보다 나은 이상한 순간”이라는 트위터 게시물을 인용하기도 했다.

프랑스 AFP통신과 일간 르 피가로, 독일 DPA통신, 스페인 라 반구아디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도 조 부사장 사건을 보도했다.

기업체 오너와 CEO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기업체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이윤재 전 피죤그룹 회장, 최철원 M&M 대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대한적십자사 대표.기업체 오너와 CEO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기업체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이윤재 전 피죤그룹 회장, 최철원 M&M 대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대한적십자사 대표.


◇매년 반복되는 CEO 리스크··· 기업 이미지는 추락중= 기업들은 해마다 수장이나 CEO급 임원들의 구설수에 따른 리스크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4월 대한항공에서 벌어졌던 왕모 전 포스코 에너지 상무의 ‘라면’ 사건은 포스코 전체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 ‘왕 전 상무는 라면이 익지 않았다며 여러차례 다시 끓여오라고 요구했고 승무원에게 냅킨을 던지기도 했다.

이 사건은 보도 직후 포스코에너지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였다. 포스코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왕 전 상무를 해임했지만 ’갑질‘논란에 중심에 서면서 기업이미지가 크게 추락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폭행 사건도 큰 논란을 일으켰다. 강 회장은 탑승시간에 늦어 비행기를 타지 못하자 소동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항공사 용역 직원에게 욕설을 하고 신문지로 폭행했다.

사건 이후 강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공식 사과했지만 왕 전 상무의 사건이 채 가기도 전에 벌어진 사건 때문에 ‘갑질’ 비판을 받아야 했다. 블랙야크는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고 제품 불매 운동에 직면하기도 했다.

2011년 이윤재 전 피존 회장의 청부폭행 사건은 오너 리스크의 최고 정점으로 꼽힌다. 이 전 회장은 이모 전 사장을 폭행할 것으로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6월 사장에 취임한지 4개월 밖에 안된 이 전사장을 해임했고 이에 불복한 이 전 사장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과 해고 무효 소송을 내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이 전 사장을 폭행했다.

사건 이후 소비자들은 피죤 불매 운동에 들어갔고 일부 상점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피죤은 ‘나쁜기업’ 이미지를 가지면서 2009년 섬유유연제 시장점유율 50%에서 28%까지 추락했다.

2010년 최태원 SK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 M&M 대표의 매값 사건도 SK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도 했다. 이 사건은 최 대표가 탱크롤리 운전자 유모씨를 알루미늄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구타하고 매값으로 2000만원을 준 사건이다.

매값 폭행이 알려지면서 SK그룹은 “최 전 재표는 그룹 업무에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고 그룹과는 아무관계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최근에는 적십자 총재로 선임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게속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김 회장은 정치권 ‘보은인사’라는 비판이 거세진 상황에서 5년 동안 적십자회비를 단 한푼도 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 회장은 특히 대선 당시 상대 정당과 후보에 대해 막말로 논란에 중심이 서 있었다. 여기에 정치권 국감을 피하기 위해 ‘도피성 출국’ 의혹까지 받는 등 계속해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 회장이 운영하는 MCM 브랜드는 2030을 주축으로 MCM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은 대성그룹 창업주인 고 김수근 회장의 3남3녀 중 막내딸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회장에 대한 비판은 대성그룹으로 까지 향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업체 오너와 CEO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기업체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이윤재 전 피죤그룹 회장, 최철원 M&M 대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대한적십자사 대표.기업체 오너와 CEO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기업체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이윤재 전 피죤그룹 회장, 최철원 M&M 대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대한적십자사 대표.

◇오너, CEO리스크 중심에는 봉건적 사고’= 해마다 반복되는 CEO리스크 중심에는 자신보다 직위가 낮다고 판단해 함부로 대할 수 있다는 봉건적 사고방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사건에는 단순한 ‘실수’ 수준도 적지 않지만 이런 사고 때문에 중심에 서면서 기업이미지가 추락하는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와 CEO들의 자라온 환경은 ‘갑을’ 관계가 분명하지만 사회적 인식은 다르다”며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오너와 CEO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잘못된 행동들이 결국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CEO들의 이같은 행동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강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이다.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에서는 CEO에 대한 징계가 사실상 전무하지만 이번 사건을 토대로 CEO들의 행동 지침이 강하게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한 그룹 관계자는 “CEO들이 직접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지만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웟선을 통해 전달하도록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CEO리스크 행동지침을 만들고 향후 징계를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사건이 일어나도 기업체 이미지 추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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