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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완성한 해피엔딩 ‘내 생애 봄날’ (종영)

[TV들여다보기] 죽음으로 완성한 해피엔딩 ‘내 생애 봄날’ (종영)

등록 2014.10.31 12:02

이이슬

  기자

사진 = MBC '내 생애 봄날' 사진 = MBC '내 생애 봄날'


최수영은 죽음을 맞이했고, 그가 남긴 사랑으로 남겨진 가족들은 행복을 찾았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극본 박지숙, 연출 이재동)에서는 건강이 악화된 이봄이(최수영 분)가 강동하(감우성 분)에게 작별을 고하고 삶을 등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봄이는 폐에 부종이 생기면서 건강이 악화돼 정신을 잃었다. 이봄이가 살기 위해서 심장 이식이 필요했고, 봄이의 아버지 이혁수(권해효 분)은 딸을 살리기 위해 인공 심장 이식수술을 진행하고, 기증자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병원장의 딸이라고 해서 절차를 무시할 수는 없었고, 그 사이 봄이의 상태는 급속도로 나빠졌다. 의식을 찾는 이봄이는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수술 거부 의사를 밝힌다.

죽음 앞에 놓인 이봄이는 강동하와 마지막을 준비했다. 강동하는 이봄이에 “봄이씨가 없었다면 이런 사랑 해볼 수도 없었을 거다”고 말하며 진심을 꺼냈다.

봄이는 자신에게 심장을 기증하고 죽음을 맞이한 윤수정(민지아 분)를 떠올렸다. 봄이는 “이 심장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세상을 원망하면서 누가 나 대신 죽기만을 바라다가 5년 전에 죽었을 테니까. 그랬더라면 우리 만나지도 못했을 거고, 지금처럼 사랑을 할 수도 받을수도, 이렇게 행복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라고 말하며 강동하를 바라봤다.

이봄이는 강동하와 “사랑해요”라는 인사를 나누고 수술실로 향했다. 들어선 수술실에는 자신에게 심장을 기증해 준 윤수정이 누워있었고, 그 옆에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셋은 함께 손을 잡았고 윤수정의 심장을 이식받은 봄이가 또 다른 누군가에 자신의 신체를 이식했음을 암시한 채 막을 내렸다.

극 말미에 강동하는 “떠나는 순간 그녀의 얼굴은 행복해 보였다. 마치 자신도 누군가에게 기적 같은 봄날을 선물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이라고 되뇌이며 이봄이를 떠올렸다.

사진 = MBC '내 생애 봄날' 사진 = MBC '내 생애 봄날'


◆ 사랑으로 완벽하게 교감한 봄동커플···해피엔딩

강동하와 이봄이가 함께할 수 없다고 해서 새드엔딩일까?

이들은 감정적으로 완벽하게 교감했고, 서로를 향한 사랑은 온전했다. 윤수정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이봄이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베풀었고, 강동하의 대사처럼 기적 같은 봄날을 선물하고 떠났다. 그의 결정을 강동하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은 존종했다.

감정적으로 이보다 더 행복한 엔딩이 있을까? 강동하는 과거 아내를 허무하게 떠나보낸 상처를 이봄이 덕에 치유받았고, 남겨진 가족들은 이봄이가 부탁한 강동하의 두 자녀를 통해 이봄이로 향했던 사랑을 나누게 됐다.

◆ 사람 죽이는 막장 없이 시청자 꽁꽁 묶었다

‘내 생애 봄날’은 평범하고 다소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렇기에 더 특별했다. 자극적인 등장인물간의 전개 속에서 극한의 분노를 표출,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주인공이 인기를 얻는 시대다.

악당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궁금해 또 다시 챙겨보는 드라마의 인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말 그대로 상처 뿐인 영광이다.

‘내 생애 봄날’의 초기 설정은 막장으로 번질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남녀주인공의 16살 나이차, 전 부인의 심장을 이식받은 여자와의 사랑, 동생 여자친구와의 사랑을 비롯한 소재는 막장드라마의 향기를 풍겼다.

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자극적인 안전장치는 지양했다. 극 중반 다소 지루하게 전개된 것은 아쉬웠지만, 사랑과 감사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아낸 스토리와 우도의 아름다운 자연 배경이 어우러져 시청자의 눈길을 잡았다.

‘내 생애 봄날’은 장기를 기증한 사람의 성격이나 습관이 장기 이식 수혜자에게 전이된다는 세포 기억설(Cellular Memory)이라는 소재를 잘 살리지 못한 점 역시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미 국내외 작품에서 다뤄진 바 있고, 이를 특별하게 그려야 한다는 제작진의 부담이 분량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사진 = MBC '내 생애 봄날'사진 = MBC '내 생애 봄날'


◆ 수영, 발연기 논란 없었지만···그 뒤에 감우성 있다

성공적인 성적표를 거머쥔 데에는 배우들의 역할이 한 몫 했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감우성은 여주인공 최수영을 완벽하게 받쳤다. 노련한 감우성은 시나리오를 읽고 이봄이를 강동하가 감정적으로 완벽하게 받치는 것이 작품이 살아나는 길이라는 걸 알았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런 맥락으로 볼 때 감우성은 제 몫을 충분히 소화했다.

사실 방송에 앞서 ‘내 생애 봄날’ 이봄이 역에 많은 여배우들 눈독을 들이기도 했다. 그만큼 좋은 역할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것. 하지만 이봄이에 최수영이 낙점되자,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걸그룹 소녀시대는 연기에 도전하는 멤버들이 종종 발연기 논란에 휩싸였고, 최수영 역시 연기 경력이 부족해 좋은 연기를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수영이 보여준 연기는 적어도 발연기는 아니었다. 물론 그녀가 연기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완벽하게 연기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발성, 발음, 감정선, 상대 배우와의 호흡 등 배우로서 보완해야할 부분이 보였다. 수영은 그런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준 감우성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수영의 호평은 감우성의 공이 적지 않다. 부족한 연기적 진정성을 노련한 감우성이 채워주며 그녀와 감정의 합을 이루었다.

수영의 연기는 이제부터다. 현재의 호평에 그저 우쭐대느냐, ‘내 생애 봄날’을 발판삼아 배우 필모그라피에 욕심을 내느냐는 그녀에게 달렸다. 그렇기에 그녀의 행보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내 생애 봄날’은 우리의 인생을 ‘기적 같은 봄날’에 빗대 현재의 행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봄날이 짧은 이유는 봄날이 아름답다는 걸 몰라서가 아닐까?

한편 ‘내 생애 봄날’ 후속으로는 신하균, 장나라, 이준, 박예진 주연의 ‘미스터백’이 방송된다. ‘미스터 백’은 돈, 지위, 명예 어느 것 하나 부러울 것 없는 재벌회장 70대 노인이 어느 날 우연한 사고로 30대로 젊어져,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진짜 사랑의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는 좌충우돌 판타지 코미디 로맨스로, 오는 11월 5일 MBC에서 첫 방송 된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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