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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하수? 이젠 고수···게임시장 맹주 노리는 中

[파워차이나, 쇼크코리아⑧]영원한 하수? 이젠 고수···게임시장 맹주 노리는 中

등록 2014.09.17 07:30

김아연

,  

이선영

  기자

텐센트·알리바바·샤오미 등 중국 자본의 시장 잠식 확대···기술·인력 유출로 인한 게임 산업 근간 흔들려

국내 게임 산업이 중국발 대형 자본에 의해 상당부분 잠식당하면서 국내 게임 시장 자체가 중국자본에 의해 휘둘릴 수 있다는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등 굴지의 IT 기업들은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거나 지분 인수, 콘텐츠 조달 등을 위해 한국 게임 업체들을 접촉 중이다.

현재 국내 게임 시장은 재작년 카카오를 비롯해 가장 많은 투자를 단행해 온 텐센트가 가장 많은 주도권을 쥔 가운데 중국의 3대 게임사 중 하나인 샨다게임즈도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등 굴지의 IT 기업들은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거나 지분 인수, 콘텐츠 조달 등을 위해 한국 게임 업체들을 접촉 중이다. 사진=각사 홈페이지 참조최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등 굴지의 IT 기업들은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거나 지분 인수, 콘텐츠 조달 등을 위해 한국 게임 업체들을 접촉 중이다. 사진=각사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이들보다 뒤늦게 뛰어든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텐센트의 독주를 막고자 본격적으로 손을 뻗고 있으며 중국 1위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도 오는 16일 열리는 콘텐츠 콘퍼런스 행사에 본사 고위 임원을 파견해 한국 게임업체 수십 곳과 면담자리를 갖는다.

텐센트 역시 한국 게임 시장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앞서 재작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 약 13%의 지분을 확보해 김범수 의장에 이은 2대 주주로 등극한 텐센트는 올해 3월 CJ게임즈에 약 5억달러(약 5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지분 투자로 텐센트는 CJ게임즈의 지분을 약 30% 보유해 3대 주주가 됐다.

텐센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최근 ‘아이러브파스타’ 등으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회사 파티게임즈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억원 돈을 들여 이 회사 지분 20%를 확보했으며 이에 더해 네시삼십삼분에도 1000억여원의 추가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 자본의 유입이 장기적으로 불러올 파장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개발사의 기획 능력이나 아이디어, 핵심 기술 등이 지속적으로 유출돼 장기적으로는 국내 게임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종국에 게임 산업의 근간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중국 기업이 국내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국내 게임의 판권 확보 외에도 ‘원천기술의 확보’가 주요 이유로 기술이나 인력 유출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몇 년 전부터 해외에 투자를 받아온 웹게임 시장은 이제는 역전의 위기에 놓였다. 오히려 잘 만든 중국 게임들이 한국으로 역수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8월까지 론칭한 주요 웹게임 18종 중 국산 게임은 전무하며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에서도 국산 웹게임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삼국야망’과 ‘아케인하츠’ 등이 다음게임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지만 이미 중국산 게임이 시장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웹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사들이 열을 올리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중국산 게임의 공습이 만만치 않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쿤룬을 비롯한 많은 중국의 게임사들과 국내 중소 퍼블리셔가 고품질의 중국산 RPG를 선봉으로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추콩이 ‘미검’을 통해 호응을 받고 있다.

또 CJ넷마블이 지난 5월 들여온 ‘드래곤가드’와 넥슨이 퍼블리싱한 ‘삼검호’ 역시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이들 게임들의 특징은 중국산 게임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국내 개발사들의 게임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잘 만들었다는 것으로 실제 ‘드래곤가드’는 중국산이라는 단어를 마케팅에서 일절 배제하고 오직 재미로만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모바일게임도 웹게임처럼 중국산 게임들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올해 상반기 매출 규모만 125억2000만위안(한화 약 2조680억원)에 달하는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은 웰메이드 모바일게임들이 국내에 대거 쏟아져나온다면 웹게임과 똑같이 국내 게임사들에게 경쟁이 부담될 수 있다.

중국 게임들이 순식간에 이러한 성과를 올린데는 중국 게임의 가격이 낮아 위험적인 요소가 많이 감소되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수월한 탓도 있지만 한국의 게임 개발자들이 중국으로 많이 유출된 것도 크다.

실제 중국 정부는 우리나라에 비해 게임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편으로 중국 저장성 리쉐이시의 경우 한국 모바일게임 개발지원센터를 설립해 사무공간과 상주 인력의 숙소를 무료 지원하고 각종 세제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게임관련 우수 인력들을 영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언제까지 열악한 한국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할 것인가’라는 자극적 문구까지 사용하면서 개발자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 거대 정보통신(IT)기업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통해 각종 기반 시설을 제공하고 있어 향후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거나 알리바바를 통한 게임 유통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다수 개발자들이 고액의 연봉을 제의받고 실제로 중국으로 건너간 사람들도 몇몇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게임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있고 중국에서는 대우 자체가 달라지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내 게임 개발 인력의 중국 유출과 중국 게임사들의 직접적 국내 게임 시장 진출 등으로 중국 게임들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조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수 CJ E&M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상임고문, 중국 텐센트사의 마크런 사업총괄 사장이 지난 3월 텐센트의 지분 투자를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넷마블)김성수 CJ E&M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상임고문, 중국 텐센트사의 마크런 사업총괄 사장이 지난 3월 텐센트의 지분 투자를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성장 발목 잡힌 韓 게임, 규제가 문제=중국의 게임산업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날로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 게임산업은 지나친 규제로 성장이 정체돼 대안 모색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이 게임 정책에 대해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그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한국의 온라인게임 세계 시장점유율은 28.6%로 중국(43.8%)에 비해 15.2%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7년에는 한국이 34.5%로 24.3%의 중국을 10%p 이상 앞서고 있었지만 2008년부터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역전의 원인을 정부의 정책 차이에서 찾고 있다.

앞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게임 진흥 정책을 펼쳐 지난 2012년 ‘12차 5개년 문화산업 배증계획’을 수립, 오는 2015년까지 중국 게임산업 규모를 2000억위안(한화 36조264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반면 한국은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시도가 잇따르고 있어 성장의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1년부터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은 심야시간에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1개월 게임머니 구매한도 30만 원 제한 ▲게임머니 사용한도 1회당 3만 원 ▲1일 10만원 손실 시 24시간 접속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온라인 웹보드 게임 규제가 시작됐다.

이로 인해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 중인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 등은 규제의 영향으로 2014년 2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는 매출 441억 원, 영업이익 44억 원, 당기순이익 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 82%, 95% 하락한 수치다.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매출 1198억원, 영업손실 73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1%, 당기순이익은 8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한 수치다.

여기에 일명 ‘게임중독법’도 무시할 수 없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4월 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은 게임을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하나의 중독유발 물질로 분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게임업계의 큰 반발을 산 바 있다.

업계는 게임에 대한 규제가 게임에 과다하게 몰입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만큼 그 취지는 좋지만 이로 인해 한국 게임산업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규제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새로운 게임 개발에 대한 투자도 위축돼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정부가 게임에 규제의 잣대를 대기보다는 문화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중국 게임산업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는 사이 한국 게임산이은 계속되는 규제로 인해 경쟁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자 규제의 끈을 느슨하게 하려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일 ‘강제적 셧다운제’의 적용 여부를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의 게임 규제 개선안을 발표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게임에 대한 지원 정책과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며 “한국도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중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이선영 기자 sunz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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