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2일 목요일

  • 서울 23℃

  • 인천 20℃

  • 백령 19℃

  • 춘천 24℃

  • 강릉 23℃

  • 청주 22℃

  • 수원 23℃

  • 안동 21℃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22℃

  • 전주 20℃

  • 광주 23℃

  • 목포 19℃

  • 여수 19℃

  • 대구 22℃

  • 울산 18℃

  • 창원 20℃

  • 부산 20℃

  • 제주 20℃

추락 거듭하는 파생상품시장 ‘규제의 역습’

추락 거듭하는 파생상품시장 ‘규제의 역습’

등록 2014.04.10 14:01

최은서

  기자

전세계 파생상품 거래량↑ 한국만 홀로 반토막
거래승수 인상으로 진입장벽 높아져
“글로벌 추세는 ‘미니상품’인데 한국만 역행”

‘세계 1위’를 자랑하던 한국 파생상품시장이 주변국들의 호재에도 홀로 주저앉았다 . 지난해 전 세계 파생상품 거래량은 늘었지만 국내 파생상품 거래량만 반토막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코스피200옵션 거래승수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로 상품 거래가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7일 발표한 ‘2013년 세계 파생상품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은 8억2100만계약으로 전년보다 55.3% 감소했다. 앞서 2011년 39억2800만 계약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2012년 18억3500만계약으로 53.3% 급감했다. 국내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은 2년 연속 50% 이상 반토막 나 4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량 순위는 2011년 1위에서 2012년 5위, 지난해 9위로 가파르게 추락했다. 국가별 파생상품 거래량도 한국은 2011년 2위에서 2012년 3위, 지난 해 8위로 밀려났다.

반면 경쟁상대인 중국과 일본의 성장세는 매섭다. 지난해 파생상품 거래량 6위였던 중국 은 계약건수가 39.5% 증가해 3위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일본은 한국보다 거래량은 적었지만 미니상품(거래단가를 낮춘 파생상품)을 통해 39.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세계 파생상품 거래량은 2012년 대비 2.1% 증가했고 거래소를 제외하면 7.6% 상승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세계 파생상품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만 역행하고 있는 까닭은 금융당국의 규제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속에서 한국 파생상품시장만 홀로 위축되는 이유는 규제 강화 때문으로 한국의 경우 진입장벽을 높이며 유동성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규제를 시행했다”며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라고 했지만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낯주면서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났고 오히려 국내 대신 해외 거래소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2012년 3월 코스피200지수 옵션의 거래승수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5배 인상했다. 거래 단위를 크게 만들어 진입장벽을 높인 것으로 개인들의 파생상품 진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졌다.

전상경 한국파생상품학회장은 “거래승수를 인상해 거래 문턱을 높인 것은 최소 거래 금액이 커진 것으로 파생상품시장에서 작은 투자자들은 나가라는 이야기와 같다”라며 “거래량 자체가 줄어드니 신규로 진입한 투자자들이 일본이나 싱가폴, 중국, 홍콩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라고 말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추세는 승수를 낮춰 거래가 용이하게 해 개인들도 쉽게 매매할 수 있게 하는 미니상품이 대세”라며 “하지만 한국은 글로벌 추세에 역행해 거래승수를 올렸고 전세계적으로도 시장변동성이 많이 줄어 한국 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미니선물은 이미 미국을 비롯해 주요 시장 대부분이 도입한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승수 인상으로 헤지가 어려워졌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전 학회장은 “투자심리 위축과 거래량 감소는 맞물려 있는데 시장의 깊이(거래량)이 얕으면 파생을 통한 헤지 전략이 어려워진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빠져나올 수 있는 유동성 큰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거래승수 인상 뿐 아니라 옵션매수전용계좌 폐지(2011년 8월), 우정사업본부에 차익거래 증권거래세 부과(2013년 1월) 등 규제로 찬바람이 몰아쳤다. 최근에는 정부가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가뜩이나 위축된 파생상품시장이 더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위원은 “규제를 강화한 금융당국이 다시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파생상품시장의 위축은 현물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거래대금 상관관계가 0.7~0.8로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전 학회장은 “금융정책을 펴는 당국이 파생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확고히 가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계속되는 증권사 구조조정은 거래대금이 줄어 수수료 등의 수익급감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돼서인데 파생상품시장도 마찬가지”라며 “파생상품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거래승수를 낮추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spring@

뉴스웨이 최은서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