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개미 울린 카카오 계열사 임원들의 ‘스톡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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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울린 카카오 계열사 임원들의 ‘스톡옵션’

등록 2021.12.13 15:47

수정 2021.12.13 15:55

정백현

  기자

카페·카뱅 임원들, 상장 직후 주식 대거 매도스톡옵션·우리사주 배정으로 얻은 지분 처분류영준 카페 대표, 400억원 이상 차익 ‘꿀꺽’임원들 차익 볼 때 개미는 주가 하락에 통곡“개인 이익보다 주주 이익 우선적 생각해야”

개미 울린 카카오 계열사 임원들의 ‘스톡옵션’ 기사의 사진

카카오 계열사들이 잇달아 증시에 상장하며 뜨거운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계열사의 경영진 일부가 자신이 보유했던 지분을 던져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개인의 자율적 주식 거래 행위가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회사를 대표하는 경영진이 사실상 포상 형태로 얻은 주식을 대량 처분했고 이로 인한 불똥이 애꿎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갔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동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0일 류영준 대표, 나호열 부사장, 신원근 부사장, 이지홍 부사장, 이진 부사장, 장기주 부사장, 이승효 부사장, 전현성 경영지원실장 등 8명의 경영진이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각자 보유했던 주식 44만993주를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매도 물량 규모로는 류영준 대표가 23만주로 가장 많았고 주식 매도자 전원이 수십억원대의 거래 차익을 봤다.

이들 경영진은 지난 11월 24일 일제히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회사 주식을 받았다. 카카오페이가 빠르게 성장한 것에 따른 일종의 보상 형태로 주어진 주식이었다.

스톡옵션을 행사할 당시의 주당 가치는 5000원이었고 이를 기반으로 산정한 류 대표의 최초 지분가치는 11억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의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했고 경영진의 지분가치 또한 폭등했다.

결국 류 대표는 갖고 있던 회사 지분 23만주를 처분하면서 469억2391만원을 손에 쥐었다. 무려 457억7391만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이 밖에 7만5193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한 이진 부사장이 149억4115만원의 거래 차익을 봤고 나호열 부사장은 3만5800주를 던지면서 71억2481만원의 차익을 봤다. 가장 적은 차익을 본 이승효 부사장과 전현성 실장의 차익 규모도 9억9509만원으로 10억원에 육박했다.

카카오 계열사의 스톡옵션 차익 논란은 카카오페이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8월 코스피에 상장된 카카오뱅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카카오뱅크 상장 과정에서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배정된 주식이 상장 직후 다수 풀렸고 이중에는 고위 경영진의 주식도 있었다.

11만7234주를 받은 정규돈 CTO는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모두 던졌다. 최종 매도 시점인 8월 24일까지 정 CTO가 주식 매도로 챙긴 현금은 76억3705만원이었다. 최초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최초의 지분가치(45억7213만원)보다 30억6493만원의 차익을 본 셈이었다.

이밖에 이형주 최고비즈니스책임자는 상장 후 불과 5거래일 만에 보유했던 주식 8만2289주를 처분하며 48억2724만원의 현금을 챙겼다. 차익 규모는 16억1797만원이었다. 신희철 최고인사책임자도 상장 2주 만에 1만주를 처분하면서 9억1200만원을 챙겼다.

또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 김석 위험관리최고책임자도 각각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주가 변동 상황에 따라 여러 번에 걸쳐 나눠 팔면서 수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누렸다.

이들 계열사의 모회사인 카카오에서도 같은 모습이 나왔다. 지난 10월 임원으로 신규 선임된 정의정 CTO는 임원 선임과 동시에 매입했던 2만50주 중 50주만 남기고 2만주를 지난 7일 내다팔았다. 두 달 만에 주식을 팔아서 건진 차익은 1억원이 넘는다.

직원들이 회사 성장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이를 처분하는 것은 불법적 행위가 아니다. 다만 경영진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주식을 내던진 사이 회사 주가는 적잖은 폭의 하락을 기록했고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전해졌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는 임원들의 주식 처분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에만 6%의 하락세를 나타냈고 13일에도 3.06%의 낙폭을 기록하며 연속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도 경영진의 지분 매각 기간(8월 20~25일) 중 주가 하락폭 합계가 10%를 넘어선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임원들의 스톡옵션 처분 문제는 오래 전부터 언급됐던 도덕적 해이 논란 사안이었다”며 “임원들 개인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회사에 투자했던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하는 이타적 행보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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