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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30억서 시총 100조 결실···뉴욕에 태극기 꽂은 김범석

자본금 30억서 시총 100조 결실···뉴욕에 태극기 꽂은 김범석

등록 2021.03.12 13:04

정혜인

  기자

쿠팡 11일 NYSE 성공적 상장 종가 공모가比 41%↑5조원 이상 자금 조달로 韓 이커머스 장악 나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쿠팡이 1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했다. 자본금 30억원으로 시작한 쿠팡은 창립 11년만에 약 7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데 이어 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까지 넘기며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 받았다.

쿠팡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본으로 물류센터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쿠팡이 자본력으로 무장하면서 한국 유통 생태계의 지각 변동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반값 할인 소셜커머스서 유통·물류 기업으로 = 쿠팡은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2010년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창업한 회사다. 김 의장은 쿠팡 창업 전 하버드대 재학 시절인 1998년 시사잡지 ‘커런트’를 창간해 3년만에 뉴스위크에 매각하는 등 창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김 의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사회생활을 하다 2년만에 회사를 그만둔 후 명문대 출신 독자들을 위한 월간지를 만들어 4년간 경영하고 매각했다. 이후 미국의 그루폰과 같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한국으로 돌아와 쿠팡을 설립했다.

그는 자본금 30억원으로 쿠팡을 시작했다. 쿠팡은 설립 초기 티몬, 위메프처럼 지역할인티켓, 쿠폰 등을 기반으로 한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4년 업계 최초로 밤 12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익일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시작하면서부터 쿠팡의 사업 모델이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쿠팡은 이 같은 사업모델로 2014년 세쿼이아캐피탈과 블랙록으로부터 4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2015년과 2018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총 3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투자금으로 대규모 물류센터 건설과 채용, 기술 투자를 단행해 로켓배송을 더욱 고도화 했다. 그 결과 쿠팡은 소셜커머스 기업이 아닌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다.

쿠팡 매출액은 2017년 2조6846억원, 2018년 4조3546억원, 2019년 7조1531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매출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17년 40.1%, 2018년 62.2%, 2019년 64.3%로 해가 갈수록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9억7000만 달러(13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1%나 성장했다.

◇매출액 13조 돌파···적자에도 성장성 인정 = 그러나 대규모 적자로 쿠팡의 곳간은 점차 말라갔다. 쿠팡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누적 3조156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18년에는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이를 기점으로 적자는 지속 축소하는 추세지만 2019년 7736억원, 2020년 5257억원 등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다.

이에 김 의장은 사업 확대 자금 조달을 위해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택했다. 쿠팡은 그 동안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왔으나 높은 성장세와 빠른 적자 축소에 힘입어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NYSE를 택했다.

상장 과정에서 쿠팡의 기업가치는 날이 갈수록 치솟았다. 지난해 상장 추진설이 흘러나올 당시만 해도 쿠팡의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약 33조원)이었으나 올해 NYSE 상장 추진을 발표하면서 500억 달러(약 55조원)로 급등했다. 지난달 말 쿠팡이 제시한 공모 희망가 32~34달러를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는 60조원 수준으로 올랐고, 쿠팡의 공모 희망가를 35달러로 확정하면서 기업가치는 72조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날 NYSE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쿠팡의 시총은 100조원을 넘겼다. 쿠팡의 이날 종가는 공모가 대비 40.7% 높은 49.25달러로, 종가 기준 시총은 886억5000만 달러(한화 약 100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마트(5조원), 롯데쇼핑(3조5000억원), BGF리테일(3조원), GS리테일(2조8000억원)은 물론 네이버(62조5000억원), 카카오(42조7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공격적 사업 확대 예고···지속성 입증 관건 =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45억5000만 달러(약 5조1678억원)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이번에 조달한 자본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범석 의장은 상장을 마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은 국내 시장과 저희 고객을 위해 준비한 것,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거기에 전념하겠다”며 “앞으로도 공격적이고 지속적이고 계획적으로 투자할 생각”고 말했다.

우선 쿠팡은 물류센터 확충과 로켓배송 확대에 주력할 전망이다. 쿠팡의 상장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2025년까지 5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국에 7개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상품 수(SKU) 확대도 지속해 고객 경험 확장에도 나선다. 여기에 쿠팡은 자사 사업의 위험 요소를 설명하면서 ‘사업을 다른 나라로 확장할 수 있다’며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 뒀다.

이외에 음식 배달서비스 쿠팡이츠, OTT 서비스 쿠팡 플레이, 라이브커머스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또 쿠팡은 상장을 앞두고 미국에서 공개한 회사 소개 영상을 통해 광고, 여행 분야 확대 계획도 내놨다.

특히 쿠팡은 조달 자금의 사용처를 설명하면서 “자금의 일부를 보완적 사업, 제품, 서비스 또는 기술의 인수 또는 전략적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M&A 가능성 역시 열어둔 셈이다.

다만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은 쿠팡이 풀어야할 숙제다. 누적 적자를 고려하면 쿠팡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주장이 지속하고 있다. 때문에 성장 가능성과 사업 지속성을 시장에 입증해야 한다.

정부 규제도 쿠팡의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쿠팡은 최근 잇딴 근로자 사망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고 정부 규제 강화에 따라 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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