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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모펀드 은행권 제재 ‘정조준’···‘DLF 악몽’ 재연

감독당국,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중징계 처분 사전 통보
기업·신한·KB·하나·우리 등 8개 은행 대상 제재 여부 심의
사모펀드 관련해 은행권 중징계 방침 정한 것이란 시각도
일각에선 미흡한 내부통제 책임 중징계 과도하다는 지적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라임·디스커버리 등 사모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본격 예고되면서 은행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 만큼이나 높은 수위의 제재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28일 사모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이달 초 기업은행에 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금감원이 통보한 징계안에는 펀드 판매 당시 기업은행 수장이었던 김도진 전(前) 행장에 대한 중징계가 포함됐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부터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문책 경고가 확정되면 연임과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다만 외부 위원들이 참여하는 제재심 단계에서 징계 수위가 조정될 수 있다.

기업은행은 2017~2019년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각각 3612억 원, 3180억 원어치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금도 묶이게 됐다. 현재 기준 환매 지연된 규모는 각각 695억 원, 164억 원이다. 기업은행은 대규모 환매 중단이 발생한 라임 펀드도 294억원어치 판매했다.

업계에선 금감원이 김 전 행장에 대한 중징계 방침을 확정한 것이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된 일종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초 제재심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일찌감치 중징계 방침을 확정한 것 자체가 금감원의 의중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은행권에도 중징계 사례가 나오면서 향후 개최될 라임펀드 판매 은행 제재심에서도 CEO들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가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은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된 우리·신한·하나·산업·부산은행에 대한 제재심을 2∼3월 안에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 은행의 라임펀드 판매 금액은 우리은행이 3577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 하나은행 871억원, 부산은행 527억원, 산업은행 37억원 등이다.

금감원은 지난 제재심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24조와 이 법의 시행령 19조의 ‘내부통제기준 마련 미비’를 판매사 CEO에 대한 제재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사모펀드 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 기준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완전판매가 발생했고, 그 책임은 금융사 CEO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DLF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대규모 원금손실을 일으킨 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인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 대해 ‘문책경고’ 중징계를 확정했다.

이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이 모두 제재 선상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이 영업점 점포에서 판매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까지 은행장과 금융지주회장의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 광범위하게 징계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감독 당국이 모든 판매행위를 최고경영진이 살펴볼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 대한 징계 수위도 중징계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최고경영진이 모든 상품판매에 관여하기는 어려운데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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