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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째 제자리걸음 증권주, 이번엔 다를까

동학개미 덕 코스피 신고가...증권사 3분기 실적 역대 최대
낮은 수수료율, 경쟁 심화로 실적·주가 부진... 장투 ‘트라우마’
올 3월부터 본격 반등...넘치는 유동성에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동학개미운동’의 힘으로 고공행진 중인 증권주가 투자자들의 주목받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데다 코스피도 연일 신고가를 쓰면서 증권주들의 상승 랠리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각종 규제로 마땅한 대안 투자처도 없어 당분간 증권주들의 좋은 흐름이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주가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314.4% 오른 355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3537억원)도 201.3% 늘었다. 31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증권도 2018년 1분기(1800억원)에 작성했던 역대 최대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미래에셋대우의 영업이익은(2942억원)는 역대 최대였던 전분기보다 줄었으나 3분기 기준으론 최대치다.

주요 증권사들이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그간 장기 침체 국면이었던 증권주의 흐름도 심상치 않다. 코스피의 고공행진과 맞물려 증권주도 박스권을 깨고 반등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수십 년간 바닥에서 헤맨 증권주들은 투자자들의 아픈 ‘트라우마’였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주가는 상장 첫해인 1988년 최고 2만 1700원을 기록했고, 5년 뒤까지 2만원 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최고 호황기였던 2007년 12만원을 찍은 뒤론 꾸준히 내림세였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로 2만 450원까지 내렸다가 이달 초부터 급격한 상승곡선을 타더니 26일엔 4만원을 넘겼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1990년 미래에셋대우(구 대우증권)의 최고가는 3만 1700원이었으나 30년이 지난 현재는 1만원 내외로 오히려 뚝 떨어졌다. 하지만 동학개미운동이 본격화된 올해 3월(3505원)부터 상승세를 탄 뒤 지난 26일엔 1만 50원으로 장을 마쳤다.

NH투자증권도 현재의 주가가 30년 전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1990년엔 최고 3만 6200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26일 종가 기준 주가는 1만 2750원에 불과하다. NH투자증권의 역대 최고가는 1989년에 기록한 5만 7300원으로, 장기 투자자 입장에선 ‘재앙’과 같은 수준이다.

증권주들이 오랜기간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수수료율 인하다. 2007년부터 전반적으로 수수료율이 내려간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 평균 거래대금이 위축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간 증권사들은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며 “특히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위한 증자의 영향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졌는데, 수익성은 그대론데 자본만 커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형 펀드에 대한 자금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요 사업인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파이가 줄어들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분간은 증권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수급 호조로 연일 거래대금이 폭증하고 있고, 당분간은 주식시장에 유입된 유동성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일간 거래대금 10조원이면 높은 수치라고 표현하는데, 지금은 30조원 시대”라며 “IB쪽에선 아직 이야기가 많지만, 유동성이 충분한 만큼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15일 일간 거래대금 30조 5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유동성 좋고 부동산으로의 퇴로도 막혀 있어 증권주들의 파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거래대금 외에 트레이딩이나 IB가 부각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므로 증권주를 매수하되 좀 더 중기적이고 확실한 논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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