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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2조’ 꿈 무너진 서경배···5년 새 무슨 일이?

‘매출 12조’ 꿈 무너진 서경배···5년 새 무슨 일이?

등록 2020.10.29 16:09

변상이

  기자

5년 전 매출 사상 최고치 찍으며 고속 성장 이뤘으나中 사드사태 기점 실적 급격하게 꺾여 추락세 지속중국 고객 ‘설화수’ 에 등돌려 캐쉬카우 브랜드 부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아시아를 중심으로 ‘K뷰티’를 이끌었던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또 다시 실적 방어에 실패했다. 한때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에 지켰지만 그 명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사드 사태로 휘청거린 이후 국내 화장품 브랜드과의 경쟁력에 밀린 탓이다. 5년 전 만해도 올해 매출 ‘12조 원’을 꿈꿨던 서경배 회장의 ‘글로벌 도약‘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서경배, 5년 전 매출 ‘12조’ 목표 청사진 실패=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당시 매출 5조 원 돌파, 영업이익은 9000억 원을 훌쩍 넘기며 전년(2014년) 대비 30% 이상 웃돈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주요 계열사들과 로드샵 브랜드들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계속된 성장세에 서경배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기도 했다. 같은 해 창립 70주년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을 5년 내 ‘매출 12조 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었다. 중국을 넘어 중동과 중남미에 새로 진출해 글로벌 사업 비중을 50%로 끌어 올리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그러나 서 회장의 당찬 포부는 이듬해 제동이 걸렸다. 2016년 사드 사태로 중국 시장이 올스톱되며 매출이 급격히 추락한 것.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2016년 1조828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 7315억 원, 2018년 5495억 원까지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4932억 원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이후 단 한번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며 이니스프리·에뛰드 등 로드숍 매출도 급감했다. 현재 기준 이니스프리 매장은 750개에서 546개로 감소했고 에뛰드 매장은 321개에서 170여 개만 남은 상태다. 또한 아이오페·마몽드·라네즈 등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를 모아둔 편집숍 아리따움 역시 한때 1186개(2018년 말 기준)에 달했지만 올해 공격적인 구조조정으로 880개로 줄었다.

◇한발 늦은 ‘온라인 전략’ 수익성 확보 지연= 3년 연속 위기에 맛본 서 회장은 전사적인 온라인 전략을 주문하며 재도약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또다시 코로나19 악재를 만나면서 업황 둔화가 시작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단순한 대내외적인 악재가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악화를 가져다준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나온다. 사드로 인한 중국 ‘유커(단체관광객)’가 줄어들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 매출 규모가 작아진 건 다 같은 상황이었기 때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 매출 기여도가 높았던 상황에 이를 대처해 줄 새로운 브랜드가 부족했다는 평이다.

결국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은 각종 대내외적 여파가 있겠지만 자사 브랜드 경쟁력을 극대화하지 못한 게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설화수 이외에도 헤라·아이오페·라네즈 등 로드숍들보다 한 단계 높은 고가 브랜드 전략을 펼쳐왔지만 포화 상태에 이르는 화장품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한 셈이다.

현재 전사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온라인 전략 역시 수익 확보에 영향을 줄지도 미지수다. 이미 스타트업을 비롯해 화장품 업체들은 온라인 전용 제품으로 연령별 맞춤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패션·식품업계까지 화장품 브랜드를 속속히 론칭하고 있어 토종 화장품 업체들의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다는 평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로 인해 채널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경영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며 “디지털 채널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오프라인 위주 브랜드들의 구조조정도 필요한 상태다. 투자 출혈도 불가피한 상황에 큰 폭으로 수익 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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