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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밀린 항공유 대금 못 깎았다

정유사 2곳, 이미 한차례 대금 납부 유예
2분기 조단위 적자…유류관련세금도 납부해야
제주항공, 미지급금 명분 삼아 M&A 파기할듯

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이스타항공의 항공유 대금을 탕감해주지 않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악의 실적부진을 겪는 만큼, 남을 도와줄 처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15일 이스타항공과 거래하는 한 정유사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항공유 대금 탕감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미 이스타항공의 항공유 대금 납부를 한 차례 유예해 줬고, 항공유 마진도 크지 않아 대금까지 탕감해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국내 정유사 2곳에서 항공유를 공급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항공유 4711만 갤런을 약 1068억원에 매입했다. 올해 1분기에는 846만 갤런을 약 192억원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까지 포함하면 연간 1700억원 가량을 항공유 대금으로 지불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정유사들에 연체된 항공유 대금을 일부 깎아달라고 요청한 것은 제주항공과 진행 중인 인수합병(M&A)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이날까지 각종 연체료와 체불임금 등 미지급금을 해소하지 않으면 인수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이스타항공의 M&A를 고려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내 정유 4사는 지난 1분기에 4조원이 훌쩍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 적자폭은 다소 줄지만, 여전히 조단위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연장해준 유류관련 세금을 이달 중 모두 납부해야 하는 점도 상당한 부담이다. 정유 4사가 납부해야할 세금은 2조원대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이날까지 약 1700억원의 미지급금을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 파기 권리를 가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를 명분 삼아 M&A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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