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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등록 :
2020-01-14 15:23

재계 대표 ‘스피커’ 박용만 상의회장…올해도 ‘쓴소리’ 예고

힘 잃은 전경련과 대조되는 박용만식 직설 화법
CES 현장서 “규제혁신 못하는 분 참석 자격 없어”
20대 국회 16번 방문…재계 “올해도 쓴소리 예상”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기업 경제 활성화에 올인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보폭이 새해에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정부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등 최근의 모습을 두고 재계에선 대표 선수라는 말까지 나온다. 상대적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무게감이 떨어지면서 박 회장을 중심으로 한 대한상의에 주목하는 시선도 늘어난 상황이다.

박 회장의 재계 ‘스피커’ 역할이 재차 주목받은 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 IT·전시회 ‘CES 2020’ 현장에서다. 박 회장은 개막 둘째 날인 8일 현장을 찾아 두산 전시장을 방문한 뒤 곧바로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았다.

이날 박 회장은 “디스플레이와 모바일에서 삼성이 세계 톱이라 정말 자랑스럽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존재감이 못한 게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이는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들의 실력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 환경을 둘러싼 규제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박 회장의 인식을 재차 강조한 발언이다.

박 회장은 “규제의 틀 때문에 발전을 못 한 것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규제 혁신을 못 하겠단 논리를 가진 분들은 여기 오면 설 땅이 없을 것 같다”고 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정치 사회 경제 모든 지도자가 우리가 익숙한 자랑스러운 그늘에서 미래를 여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도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이날 ‘드론’을 예를 들어 이런 주장을 펼쳤다. 드론만 보더라도 국내 기업들이 훨씬 더 잘할 수 있는데 각종 규제 때문에 발전하지 못해 현재 중국의 드론 업체 DJI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박 회장의 이런 비판을 접한 한 기업 관계자는 “정치인들이나 고위 관료들이 CES 현장에 작년 이상으로 많이 찾아줬는데 그분들이 당장 전용차를 타고 올 것이 아니라 한 번쯤은 우버를 직접 타 보셨으면 좋겠다”고 거들기도 했다.

이는 최근 ‘타다 논란’ 등으로 공유 경제에 속도를 좀처럼 내지 못하는 국내 상황을 지적한 의견이다.

다만 박 회장은 비판의 자세만 취하진 않았다. 다음 날인 9일에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데이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세”를 외치며 환영하기도 했다.

데이버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으로 불리는데 빅데이터 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침해 논란 등 악용 소지가 있어 국회에서 오랫동안 계류됐다.

박 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만세! 드디어 데이터 3법 통과! 애써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며 “법안 발의해주신 의원님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마지막까지 애써주신 여상규 위원장님, 같이 설득하고 애써주신 은성수 위원장님, 늦은 시간까지 밥도 거르고 애쓴 실무팀들 모두 감사드린다”고 썼다.

박 회장은 20대 국회를 공식적으로만 16번 방문하는 등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민간 경제 활성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박 회장의 움직임에는 늘 ‘규제 완화’라는 키워드가 따라붙는 분위기다.

특히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인 ‘샌드박스’ 접수창구 확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란 구심점이 사실상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용만 회장이 속 시원한 발언을 해줄 때가 많다”며 “워낙 기업인 본연의 위치를 강조하시는 분인 만큼 올해도 많은 쓴소리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13년 8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한 이후 2016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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