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적자’ 車보험료 29일부터 최대 3.5% 인상

손해보험사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사상 최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손해보험업계가 이달 말부터 최대 3.5% 보험료를 인상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오는 29일(책임개시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3.5% 인상한다.

다음 달 초에는 나머지 4대 대형 손보사도 보험료를 올린다. 현대해상은 3.5%, DB손해보험은 3.4%, 삼성화재는 3.3%를 인상할 예정이다.

대형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착수하면서 중소형사들도 비슷한 시기 보험료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손보사들은 최소 5% 이상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최대 3.5% 수준으로 인상률이 낮아졌다. 조정 시기도 이달 초부터 인상이 유력했으나 금융당국이 사실상 가격 통제에 나서면서 늦어졌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11월 말 KB손보를 시작으로 잇따라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했는데 통상 2주가 걸리는 결과 회신에 한 달 이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손보사들에게 보험료 인상폭을 줄일 것을 요구하면서 보험개발원이 요율 검증을 결과 회신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었다. 금융당국은 올해 자동차보험 관련 제도 개선에 따른 1.2%가량의 보험료 인하 효과를 반영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KB손보가 요율 검증 회신 여부와 관계없이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다 금융당국의 제지로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손보사들이 요구를 제대로 따르지 않자 요율을 검증하는 보험개발원을 이용해 보험료 인상을 막았다”며 “지난해 초 자동차보험료 인상 당시와 마찬가지로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에 개입해 인상폭과 시기를 통제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보업계는 뒤늦게나마 보험료를 올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역대 최대 영업적자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11월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은 1조2938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손실은 역대 최대였던 2010년 1조5369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9개 주요 손보사의 12월 가마감 기준 지난해 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8.1%였다.

12월의 경우 이 중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8개 회사의 손해율이 100%를 웃돌았다. 대형사는 현대해상·DB손보(101%), KB손보(100.5%), 삼성화재(100.1%) 순으로 손해율이 높았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 같이 상승한 것은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으로 보험금 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국토교통부의 적정 정비요금 공표에 따른 개별 정비업체와의 재계약으로 차량 정비요금이 인상됐다.

같은 해 4월부터는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에 많이 활용되는 한방 추나요법이 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5월부터는 자동차사고 피해자의 취업가능연한을 65세로 상향 조정하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지난해 1월과 6월 두 차례 보험료를 인상했으나, 인상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 상승으로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보험료를 올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보험료 인상률이 당초 제시했던 것보다 낮아져 손실을 메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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