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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실적’ 롯데 유통BU 사장단 물갈이…살얼음판 오른 신임대표들

강희태 신임 BU장 선임 후 롯데쇼핑 대표 맡겨
롯데쇼핑, 부문별 대표이사→사업부장 체제로
BU장 권한 대폭 확대해 유통사업 회복 의지

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그룹의 주력 사업인 유통BU의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거 물갈이 됐다. 양호한 실적을 거둔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와 지난해 새로 선임된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표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19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유통·식품·화학·서비스 부문 50여 개 계열사의 2020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폭의 인사가 이뤄진 사업부문은 유통BU다. 유통BU는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면서 대폭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졌다.

우선 이원준 유통BU장 부회장이 이번 정기임원인사에서 물러나면서 롯데백화점 대표인 강희태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유통BU장을 맡는다. 강희태 신임 유통BU장은 롯데백화점 체질 개선 공로를 인정 받았으며,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겸임해 그룹 유통사업 회복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강 부회장이 이끌게 될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등 각 사업부문별 대표이사 체제에서 롯데쇼핑 단일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된다. 롯데쇼핑 통합법인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 및 전략, 인사를 아우르게 된다.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되며, 각 사업부장들은 사업부의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고 의사결정단계 축소를 통한 빠른 실행력을 확보해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 유통 분야의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은 문영표 부사장이 롯데마트 사업부장으로 유임된 것을 제외하고는 4개 사업부 수장을 모두 교체했다. 백화점 사업부장에 롯데홈쇼핑의 황범석 전무, 슈퍼 사업부장에 롯데마트 남창희 전무, 이커머스 사업부장에 롯데지주 조영제 전무, 롭스 사업부장에 롯데백화점 홍성호 전무가 선임됐다. 강희태 유통BU장의 권한이 대폭 확대되면서 사업부장의 역할은 다소 축소된 셈이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코리아세븐 대표이사는 최경호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내정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는 롯데지주 기원규 전무가 맡고, 롯데멤버스 대표이사는 롯데백화점 전형식 상무가 전무로 승진, 보임한다. 유통BU의 계열사 14곳 중 절반에 해당하는 7곳의 대표가 교체된 것.

이번 인사는 그룹 유통사업의 부진한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묻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BU는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이지만 최근 시장 둔화와 경쟁 심화 등에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13조3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해 예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3844억원으로 24.1%나 급감했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슈퍼의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매출액은 4조8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늘었으나 영업손실이 20억원에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오프라인 업태가 부진해 기존점 매출이 역신장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고공행진 하던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역시 온라인 공세에 밀려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910억원, 영업이익은 10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9%, 40.2% 줄었다. 롯데슈퍼도 3분기 누적 매출액이 6.0% 감소한 1조4230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더 확대된 6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롯데그룹 최초 여성CEO를 배출하며 관심을 모았던 롭스 역시 출점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부진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역시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조251억원, 40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2.0%,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새롭게 선임된 대표이사들은 롯데그룹 유통사업 회복의 중책을 맡게 됐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에 내정된 황범석 전무는 롯데홈쇼핑 PB ‘LBL’ 등 패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인물로, 앞으로 차별화 한 오프라인 콘텐츠 확보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대표로 선임된 조영제 전무는 인수합병(M&A) 등 대대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이커머스 사업 본격화에 나선다.

롯데슈퍼 대표에 선임된 남창희 전무는 롯데마트에서 PB 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롯데슈퍼의 흑자 전환을 위한 전략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의 신임 대표에 내정된 최경호 전무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영업통으로 꼽힌다. 만년 3등에 머물러 있는 점포수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게 된다.

롭스는 홍성호 전무 체제 하에서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이어가야 한다. 홍 전무는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FRL코리아의 전 대표다. 롯데하이마트는 온라인 채널 공세에 맞서 자체 브랜드 ‘하이메이드’를 육성하고 온·오프라인 결합 매장 ‘옴니스토어’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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