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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식 사들인 반도그룹…‘조원태 vs KCGI’ 누구 편?

건설사 반도, 한진칼 주식 5% 확보
KCGI 연대설…지분 합치면 개인최대주주
오너家 우군 가능성…조양호-권홍사 인연
정석기업 부동산 개발업 진출 연관성 제기

반도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한진칼 4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사모펀드 KCGI 중 어느 쪽과 의기투합했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KCGI와의 연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과의 관계나 정석기업의 부동산 개발업 진출 등을 고려할 때, KCGI 우군으로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시각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그룹 자회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은 지난 8일 한진칼 지분 총 5.06%를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대호개발은 145만7000주를 매수하며 지분 2.46%를 확보했다. 한영개발과 반도개발은 각각 1.75%(103만8000주), 0.85%(50만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한진칼 지분구조는 조 전 회장 및 특수관계자 28.70%, KCGI 15.98%, 델타항공 10.00%, 반도그룹 5.06%, 국민연금 4.11% 순이다.

반도그룹은 부산을 기반으로 한 중견 건설회사다. 주식 취득과 관련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경영참가목적 없음’ 확인서를 제출하며 단순 투자 목적임을 밝혔다.

하지만 시장 안팎의 해석은 다르다. 델타항공 역시 경영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제출했지만, 조 회장 일가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주주총회 등에서 표대결이 벌어질 경우, 오너일가 편을 들어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도그룹의 주식 매입도 오너일가나 KCGI 중 어느 한 편과 이미 합의를 마친 데 따른 행보라는 관측이다.

반도그룹이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것과 관련해 KCGI와 손을 잡았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KCGI 백기사일 경우 강성부 대표 측 지분은 21.04%로 늘어난다. 개인 최대주주인 조 전 회장을 앞서기 때문에 한진그룹 일가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 회장 측 우군일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 반도건설은 2001년 한진그룹이 낙찰받은 부산신항 북컨테이너 터미널 배후단지 3공구 조성공사에 참여한 바 있다. 특히 종합물류기업 한진의 크고 작은 건설사업을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은 국제장애인협의회 회장, 서울시 승마협회 회장,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한국 체육 발전에 많은 공로를 쌓았다. 조 전 회장도 대한탁구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며 체육계 거물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두 사람간 접점을 찾을 수 있다.

한진그룹 비상장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최근 매각한 부산빌딩을 구매한 은산해운항공과 조 전 회장과의 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과 권 회장이 동아대학교 동문으로, 부산 경제를 이끄는 대표 기업인들이다. 양 회장은 조 전 회장이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을 당시 부산시탁구협회장으로 활동하며 인연을 맺었다.

정석기업이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점도 반도그룹의 지분 확보와 연관지을 수 있다. 정석기업은 그동안 부동산 임대업과 관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해 왔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임시 주총을 열고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했다. 건설사에 도급을 줘 건물을 짓도록 하고, 정석기업은 분양이나 판매만 맡겠다는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사업인 만큼, 반도그룹이 정석기업의 부동산 도급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업만 영위하던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면서 그 목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내년 정기 주총에서나 어느 편 우호세력인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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