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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얘기만 나오면 후퇴하는 홍남기

기재부, 조세제도 입장 빈번히 뒤집어
“카드 소득공제 축소” 비판 일자 “연장”
엇박자 논란에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을 발표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요 조세제도 관련해 기존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서 비난이 일고 있다. 여당, 여론 등의 압박에 밀리면서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중심을 잡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방침을 제기했던 홍남기 부총리가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일주일 만에 없던 일로 입장을 선회했다. 11일 기재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근로자 보편적 공제제도로 운용된 만큼 일몰 종료가 아니라 연장돼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4일 납세자의날 기념행사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달성된 제도는 그 축소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 제도 전반에 대한 종합적 검토를 거쳐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홍 부총리의 발언은 직장인 유리지갑 증세에 대한 반발 여론으로 이어졌다. 공제 혜택을 줄이는 것이 사실상 증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납세자연맹은 성명을 통해 “연봉 5000만원인 근로자의 경우 적게는 16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의 증세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간편결제인 ‘제로페이’를 밀어주기 위해 신용카드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왔다.

여론의 반발이 일파만파 커지가 기재부는 급히 진화에 나섰다. 기재부는 11일 브리핑에서 “작년 정기국회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2019년 말까지) 1년 연장하면서 이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올해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국회 부대 의견이 채택된 바 있다”며 “증세 목적이나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이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한다는 일각의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세수 감소를 이유로 증권거래세 인하가 어렵다던 홍 부총리는 최근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을 바꾸며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두 달 전만해도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를 심각하게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이었다. 1월 16일 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홍 부총리는 “증권거래세 인하를 기재부 내부에서 밀도있게 검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도 단기매매 확산 및 세수 감소를 이유로 증권거래세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지난달 19일 한 언론사 강연회에서 “자본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단계적으로 증권거래세 세율을 인하할 것”이라며“지난달부터 구체적인 검토를 시작해 현재 (검토가) 중간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지속된 여당의 압박과 홍 부총리가 “인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그간 인하 및 폐지를 반대해온 기재부도 결국 방향을 선회했다. 그동안 기재부는 증권거래세 폐지 또는 인하 요구에 거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안정적인 세수 확보가 중요한 기획재정부 실무진은 세수감소에 난색을 표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 발언대로 검토단계가 중간 정도 와 있다”며 “세수가 워낙 커서 조금만 인하해도 감소폭이 크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유세 인상에 소극적이었던 기재부는 최근 겅유세 인상 검토 방침을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각 부처에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지시하자 경유세 인상에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일각에서는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중심을 잡아야할 홍 부총리가 오히려 세금제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청와대, 여당, 여론 등의 압박에 밀려 기재부가 오락가락 하는 모습”이라며 “세제 당국으로서 국민 여론에 민감한 세금 제도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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