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백현 기자
등록 :
2019-02-12 18:34

수정 :
2019-02-13 07:39

금융지주 순위 경쟁 본격 점화…선두도 3위도 예측불가

신한금융, KB금융 제치고 선두 재탈환
KB금융, 롯데캐피탈 인수 시 역전 가능
하나-우리, M&A 성과 따라 순위 갈릴 듯

그래픽=강기영 기자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 경쟁이 올해 들어 더욱 뜨거워질 기세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선두 경쟁은 물론 우리금융지주의 등장으로 3위 싸움까지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서울에 연고를 둔 국내 5대 금융지주(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농협금융지주) 중 12일까지 지난해 경영실적 발표를 아직 안 한 곳은 농협금융지주 뿐이다. 농협금융지주도 이번주 중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을 뺀 4대 금융지주의 경영실적을 최근 3년간 분석한 결과 선두 자리를 두고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16년 2조7748억원의 순이익으로 1위를 지켰으나 2017년에는 M&A 효과 덕에 3조3319억원의 이익을 낸 KB금융지주에 선두를 내줬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각 자회사의 고른 실적 시현 덕에 3조1567억원의 이익을 내며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올해는 선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연중 줄곧 유지하던 선두를 연말에 내준 것은 희망퇴직 확대와 특별보로금 지급 등 일회성 이슈 탓이었기에 일회성 이슈를 제외한다면 격차가 사실상 없다는 해석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순이익 차이는 878억원에 불과하다. 1000억원 미만의 근소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이익과 실책 하나만으로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당분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지난 2017년에 맛봤던 M&A 효과를 이번에 신한금융지주가 볼 것이라는 것이 우세 관측의 배경이다.

올해 1분기부터 신한금융지주의 이익에는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의 이익이 더해진다. 때문에 적게는 300억원에서 500억원 수준의 이익이 추가된다. 이렇게 되면 KB금융지주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일회성 이슈를 걷어낸 KB금융지주가 이익 수준이 변수다. KB금융지주가 기존의 영업력을 앞세워 이익을 배가시킨다면 두 회사의 격차는 섣불리 예상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중 알짜 매물로 알려진 롯데캐피탈 인수전에 국내 금융지주 중 KB금융지주가 홀로 참전한 것이 가장 눈여겨 볼 점이다. KB금융지주가 안정적 영업력을 지닌 롯데캐피탈을 품게 된다면 두 회사의 선두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선두 경쟁만큼이나 치열한 곳도 있다. 3위 자리를 놓고 펼칠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대결이다.

사실 하나금융지주는 오랫동안 부동의 3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선두권의 두 금융지주와는 최대 1조원 상당의 이익 차이가 있었고 4위 농협금융지주와의 격차도 꽤 컸다. 그렇기에 이렇다 할 변수가 없는 한 3위 자리는 늘 하나금융지주의 차지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사정이 좀 다르다. 우리은행이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4년 3개월 만에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 만으로도 연간 2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저력을 지녔기에 꽤나 만만찮은 상대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는 2조2402억원, 우리은행은 2조192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두 회사의 이익 격차는 2210억원으로 결코 크지 않다.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분야 이익을 늘린다면 격차가 줄어들거나 오히려 3위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분야 포트폴리오가 아직 덜 채워진 상태이기에 장기적으로 봐서는 그룹 전체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금융지주가 공격적인 M&A 활동으로 사세를 넓힌다면 3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는 시장의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하나금융지주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중 롯데카드 예비 입찰에 뛰어든 바 있다. 실제 인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게 평가되고 있지만 인수전 참전 자체만으로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낼 만한 이슈라는 점이 돋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결국 올해도 금융지주 순이익 경쟁의 최대 무기는 M&A와 내부 비용 합리화”라며 “쓸만한 매물을 적당한 가격과 시점에서 매입해 활용하느냐에 따라 순이익 순위가 갈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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