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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신한금융, 리딩뱅크 맞대결 달굴 4대 변수

오렌지라이프 품은 신한금융, 역전 기대
KB금융, 롯데손보 인수하면 격차 그대로
노사 문제-CEO 리스크, 돌발 변수 될 듯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금융지주 순이익 선두 경쟁이 올해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에 2000억원 수준의 격차를 나타내며 2년 연속 선두를 지켰지만 신한금융지주가 3년 만에 선두를 탈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7일 금융권과 증권가 안팎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이달 말 지난해 4분기 실적을 합한 2018년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영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4분기 5000억원대 초중반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약 3조4800억원대, 신한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약 3조26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그래픽=강기영 기자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2조868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는 2조64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두 회사 간의 이익 차이는 2254억원. 연말까지 각 회사에 이렇다 할 이슈가 없었기에 이 격차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현재 눈에 보이는 상황으로는 올해도 KB금융지주의 선두 수성은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두 회사 안에 잠재된 이슈를 감안하면 현재의 구도가 뒤집힐 수 있다.

올해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 선두 탈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슈로는 취약 부문으로 꼽혀왔던 생명보험 부문의 보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의 지분 59.15%를 2조2989억원에 인수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지분 인수에 대한 승인을 받으면서 오렌지라이프를 신한금융지주의 14번째 자회사로 품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기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얼마나 빠른 시점에 살림을 합치고 신한금융지주가 합병될 생보사의 지분을 완전 인수하느냐에 있다.

생보사 인수와 자회사 편입이 순이익 증가에 미치는 효과는 이미 KB금융지주가 지난 2017년에 드러낸 바 있다.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KB손해보험으로 간판을 바꾸고 KB손해보험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결과 그룹 전체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낸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신한생명에 안정적 영업력과 건전성을 가진 오렌지라이프의 역량이 더해진다면 그룹 전체의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오렌지라이프의 나머지 지분을 조속히 인수해야 한다.

신한금융지주가 인수하지 못한 오렌지라이프의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은 자사주와 맞바꾸는 방식으로 인수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제일 쉬운 방법으로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만들 수 있다.

오렌지라이프 자산이 신한금융지주의 품으로 들어오게 되면 신한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중 자산 규모 1위 자리를 꿰차게 된다. 여기에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순이익을 배가시킨다면 금융지주 선두 탈환도 충분히 그려볼 만한 시나리오다.

물론 이와 같은 시나리오는 KB금융지주가 아무런 M&A도 추진하지 않고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잇달아 인수하며 뒤쫓고 있기에 KB금융지주 입장에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우선 당장의 M&A는 언급될 만한 매물이 없다. 다만 1~2년 안에 중소 생보사를 인수해 취약 사업 부문으로 분류되는 생명보험 사업을 키워보겠다는 것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의지다.

단기적으로는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에 선두 탈환의 틈을 줄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 열릴 준척급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낸다면 신한금융지주의 무서운 추격을 조금이나마 뿌리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별 매각으로 방향을 잡은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3사(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중 한 곳을 KB금융지주가 품는다면 현재의 격차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KB금융지주가 롯데손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두 회사가 갖고 있는 약점도 순이익 규모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돌발 변수로 꼽힌다. KB금융지주는 자회사의 노사 관계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고 신한금융지주는 조용병 회장의 유고 여부다.

KB금융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국민은행은 노사분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지난 8일 1차 총파업 이후 노사분규는 소강 국면이지만 노조가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감정싸움은 여전하다. 교섭의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 오는 31일 2차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파업이 발생하면 생산 자체를 멈추는 다른 업종과 달리 은행업은 노조 파업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파업이 잦아진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유무형적 이익에는 손실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 채용비리 문제로 재판 중인 조용병 회장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채용 업무 방해 혐의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심에서 법정구속된 만큼 불구속 상태인 조 회장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처지다.

조 회장의 돌발적 유고가 일어난다면 신한금융그룹 내부의 상황이 꽤나 어지러워지게 된다. 이익 창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을 수 있지만 불안한 체제의 장기화는 결코 호재라 할 수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M&A 시장에서 품은 신한금융지주의 새 자회사들이 기대한 만큼의 실적을 낸다면 3년 만의 순이익 선두 탈환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큰 편”이라며 “M&A 시장의 동향과 회사 안팎의 돌발 이슈가 올해 순이익 경쟁을 가를 최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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