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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금호석화 정기인사···박찬구 회장 의중은

12월 실시 임원인사, 이유 없이 해 넘겨
아들 준경 조카 철완, 올해 승진 대상자에
업계 3세 보필할 적임자 찾기 심사숙고 해석

사진 왼쪽부터 금호석화 박준경 상무, 박찬구 회장, 박철완 상무. 그래픽=강기영 기자

매년 12월 중 실시되던 금호석유화학의 정기 임원 인사가 해를 넘긴 배경에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앞둔 박찬구 회장의 신중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회장 아들인 박준경 상무와 박 회장 조카이자 고(故)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장남인 박철완 상무가 승진 대상자에 이름을 올린 만큼, 이들을 보필할 적임자를 찾는데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매년 12월 중 단행되던 금호석화 정기 임원 인사가 지난해에 별다른 이유 없이 연기됐다. 통상 기업 인사가 미뤄지는 경우에는 검찰 수사나 오너리스크 등 외부 요인이 작용한다. 하지만 금호석화는 지난해 경영 불확실성이 대부분 해소된 상황이다. 횡령·배임 혐의를 받던 박 회장이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실형을 면하면서 경영차질 우려도 사라졌다. 금호석화 내부에서는 1월 중 인사가 실시될 것이라는 추측만 할 뿐,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연기된 이유가 3세 경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박준경 상무와 박철완 상무는 상무경력을 쌓은지 4년이 넘었다. 일반적으로 오너가 임원의 승진 기준이 3~4년인 점을 고려하면, 박준경·철완 상무는 이번 승진 대상자에 이름을 올린다.

박준경 상무는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한 뒤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의 계열분리 작업 진행에 따라 금호석화로 소속을 옮겼다. 경영일선에 참여한 것은 2011년 상무보로 승진하면서부터다. 이후 3년만인 2014년 상무로 승진했다. 현재 수지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박철완 상무는 2006년 아시아나항공 과장으로 입사한 뒤 2009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금호석화로 자리를 옮겨 박준경 상무와 같은 시기에 상무보,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박준경 상무와 같은 해외영업 담당이지만, 고무사업 부문을 맡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이들의 승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석유화학협회장 자리에 추천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고사했다. 1948년생인 박 회장은 올해 만 71세다. 비교적 고령에 속하는 만큼, 3세 경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너가 지분율은 박 회장이 6.69%로 가장 많고 박준경 상무가 7.17%, 박철완 상무가 10.00%다. 박 회장 딸인 박주형 상무는 0.82%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만 놓고보면 박철완 상무가 박준경 상무를 앞서지만, 후계자 선정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형인 박삼구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10년간 갈등을 겪은 박 회장이 사촌간 경쟁구도를 부추기기보단, 당분간 공동경영 구도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다.

박준경·철완 상무가 승진하면, 3세 경영 체제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들을 도울 ‘조력자’가 중요하다. 올해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노련한 전문가와 호흡을 맞춰 경영 승계를 안착시켜야 한다. 금호석화는 주력제품인 페놀유도체 시황 호조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000억원, 당기순이익 5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올해 글로벌 공급과잉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임원 인선작업에 신중을 기하고 있고, 예년보다 인사발표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정기 임원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공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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