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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주혜린 기자
등록 :
2019-01-03 09:20

수정 :
2019-01-03 14:40

신재민 폭로에 재정전문가 “경험 부족한 사무관의 오해”

조영철 “국채발행·상환은 여러 요인 감안해 결정하는 것”
전문가 “적자국채, 청와대·기재부가 논의 하는 것 당연”
시민단체·권익위 “법적 공익신고자 해당 안 될 가능성”

<그래픽=강기영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로 시작된 정부 적자국채 발행 진실 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재정 전문가들은 이번 적자국채 외압 의혹에 대해 “청와대의 요구가 부당한 국가 손실로 볼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영철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험 부족한 사무관의 오해”라며 자신의 SNS 페이지에 게시글을 올렸다. 조 교수 “초과세수가 발생한다고 반드시 국채를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국채 상환에 쓸 수 있는 것이지 반드시 써야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지난 29일 유튜브와 고파스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적자성 국채 발행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2017년엔 예상보다 세금이 훨씬 많이 걷혀 나라 빚을 갚을 실탄은 마련됐지만, 오히려 정부가 적자 부채 추가 발행에 나선 것은 국가부채비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국가재정법 90조에 따라 세수증가분이 발생할 경우 국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거나 세출예산 집행에 활용, 채무상환에 사용할 수 있지만 문재인정부는 이 같은 카드를 처음부터 외면했다는 것이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김동연 당시 부총리가 39.4%라는 국가채무비율을 주면서 적어도 39.4%보다 채무비율이 높아질 수 있게 적자국채 액수를 결정해달라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국채발행과 상환은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해서 결정하는 것이지 단순히 단순히 중앙정부 재원 조달 차원에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자비용 절감, 국가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 초과세수를 국채상환에 쓰는 게 맞다는 논리는 정부가 고려해야 할 여러가지 고려사항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주장도 이와 같다. 그해 경제활성화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2018년에 재정 확대정책을 펴나가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구상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추경’(11조원ㆍ2017년 11월)과 ‘청년 일자리 추경’(3조8,300억원ㆍ2018년 5월) 모두 세계잉여금을 활용해 편성했다. 향후 경기하강 국면에 대응할 추경 재원을 미리 확보해두기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해 세계잉여금 규모를 키웠을 수 있으며, 이는 정책적으로 가능한 판단이다.

기재부는 2일 해명자료를 통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언급했다는 국가채무비율 39.4%는 적자국채 추가 발행 규모 시나리오에 따라 국가채무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논의됐던 여러가지 대안에 포함되었던 수치 중에 하나”라고 해명했다.

재정 전문가들은 신 전 사무관의 채무비율 마사지 의혹에 대해 “과장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권 고위층의 적자국채 발행 압력에 대해 “이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일 고려대 교수는 “적자국채를 발행할 때 청와대와 기재부가 논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적자국채 논의 과정에서 국가채무비율을 고려할 수는 있으나, 결론적으로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또한“신 전 사무관은 수습기간을 제외하면 기재부 실제 근무기간이 만 3년 정도의 신참 사무관으로서 접근할 수 있는 업무 내용에 많은 제한이 있었을 뿐 아니라 실무담당자로서 정책결정 과정에서 극히 일부만 참여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주요정책의 전체 의사결정 과정을 아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크게 왜곡시키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기재부는 덧붙였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신 전 사무관이 공익 제보자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은미 참여연대 시민감시2팀장은 “최소한 신고내용에 대해 합리적으로 그럴만한 정황이 있어야 공익 제보자로 지원하는데 현재 그가 발표한 내용은 기재부와의 공방이 치열하며 그의 주장이 합리적이거나 그럴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반적으로 공익 제보자로 볼만한지 조금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공익신고자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국민권익위원회 측은 신 전 사무관이 내용이나 형식에서 아직 공익신고자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공익신고자는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식품위생법, 자연환경보전법, 의료법 등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규정된 284개 침해행위 중 어느 것을 신고한 경우에 보호되는데, 보도된 내용에 비춰보면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사안이 여기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반응했다.

한편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의 행위가 “공무상 취득한 자료를 외부에 무단으로 유출하거나 기재부와 청와대의 내부 의사결정과정에 관해 스스로 판단해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을 여과 없이 유출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신 전 기재부 사무관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일 오후 5시께 검찰에 고발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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