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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범 기자
등록 :
2018-12-0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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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1년차 CEO성적표]①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재무통’ 실력 제대로 발휘

리스크 관리 성공적 …실적 잡고 재무건전성까지 높여
해외수주 작년 대비 226%, 영업이익 44.07% 급등
분양물량 처리도 성공적…주가·수주잔고 회복은 숙제

이영호 대표이사가 삼성물산 건설부문 지휘봉을 잡은 이후 건설업계 신임 CEO 중 유독 눈에 띄는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바닥을 찍었던 해외수주를 회복시켰고 재무건전성도 제고했다.

이 사장이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올해 3월이다. 이는 삼성물산이 국내 주택사업이 비교적 저조한 상황에서 거의 유일한 먹거리인 건설업계 해외사업 부실이 화두에 오르자 관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 사장을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영호 사장은 뼛속부터 ‘삼성맨’으로 삼성물산을 비롯한 삼성그룹의 재무부서에서 주로 근무했다. 1985년 삼성전관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삼성SDI 상무,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상무, 삼성 전략기획실 상무, 삼성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 전무,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물산 사장 취임 전에는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인사는 적중했다. 이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보다는 수익성을 높이고 안전성에 집중해 수익과 재무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우선 이 사장은 앞서 해외운영팀, 말레시아법인 등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해외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인니 자와 1 가스복합발전 프로젝트, 싱가포르 남북 회랑 N107 공구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12월 5일 현재까지 삼성물산의 해외수주액은 총 34억6186억5000달러로 삼성ENG에 이어 2위에 자리잡고 있다. 올해 수주액은 전년(15억3473만2000달러)대비 226% 급증한 금액이다.

특히 이 사장은 입찰 경쟁력은 높이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보다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에 나섰다. 원청합작형태로 수주한 금액이 전체 절반이 넘는 19억8070만4000달러(57.21%)에 달했다.

국내사업에서도 ‘안전’을 택했다. 신규로 정비사업을 물량을 수주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기수주한 물량을 확실한 시기에 공급해 성공 분양으로 이끌었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래미안 리더스원’은 평균 41.69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래미안 목동아델리체’ 25.5대 1,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17.26대 1 등 올해 분양에 나선 아파트 모두 좋은 성적으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204억원으로 전년동기(3612억원)대비 44.07% 급증했다. 건설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64%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6.93%로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삼성물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연결기준)도 지난해 1조3124억원에서 2조1602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수주잔고 회복 숙제= 이영호 사장이 직면해 있는 과제는 ‘주가 회복’이다.

5일 종가 기준 삼성물산의 주가는 10만5000원으로 취임(3월 22일) 당시 주가(13만2000원)와 비교해 20.45% 가량 하락했다. 52주 신고가와 비교하면 28% 이상 차이가 난다.

이는 삼성물산 내부적인 문제보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 정지, 주식시장 급락,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 등 대외적인 요건이 크다.

다만,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고 그만큼 오너가의 지분이 많아 주가가 하락한 데 대한 이 사장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오너 일가가 지분 6310만6691주(33.27%)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만 해도 3267만4500주(17.23%)에 달한다.

이 사장 취임 이후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가치는 약 1조7038억8065만원이 증발한 상태다.

또 줄어들고 있는 수주잔고 회복도 신경써야 할 부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 건설계약 잔액은 26조868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6000억원 가량 줄었다. 2년전과 비교하면 2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는 타건설사들과 달리 최근 몇 년간 주택공사 수주를 하지 않은 데다 해외실적도 예년과 비교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이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해외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2014·2015년 등과 비교해서는 크게 줄어든 상태다. 특히 67억8582만달러를 수주했던 2014년과 비교하면 현재는 절반가량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은 취임 첫 년 양호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다만 기수주한 프로젝트가 수익으로 잡히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실을 다지면서도 알짜 해외프로젝트 공략에 박차를 가해야 경영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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