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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 기자
등록 :
2013-08-26 06:00

[CEO리포트]기술 리더십 철학 무장 “퍼스트 무버가 되라”

질주하는 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

- 30년 반도체기술 전문가 최태원 회장 든든한 지원
- 차세대 기술개발에 총력 3년만에 영업익 1조 돌파
- R&D 역량강화에 승부수 세계 최초 8Gb D램 결실
- 패스트 팔로워 역할 벗고 기술 선도자로 자리매김



SK하이닉스의 질주가 무섭다. 2010년 2분기 이후 3년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SK하이닉스. 올해 2분기 영업익률은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를 훨씬 상회할 정도로 놀라운 성과다.

지난 2011년 SK그룹에 인수된 후 지난 해에도 22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전에 없던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이젠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SK 계열사로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태원 SK(주)회장이란 든든한 우군이 자리했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 회장은 침체의 늪에 빠진 하이닉스를 과감히 인수, 세계 반도체 시장의 리더로 끌어올린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최 회장은 2011년 11월 SK텔레콤을 앞세워 3조3747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당시 하이닉스는 1000억원의 분기 손실과 6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던 터라 SK그룹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은 최 회장, ‘오너의 결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업계는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이 SK하이닉스를 제 궤도에 올려놓았다면 가장 중요한 앞으로의 안정적 수익 창출과 차세대 기술 개발은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에 달려있다.

지난 2월 SK가 기술 전문가 출신인 박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도 차세대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몇 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공급 과잉과 규모의 경제로 혼란을 겪었던 터라 SK하이닉스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차세대 기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으로 실질적 경영이 쉽지 않은 상황인 데다 SK의 ‘따로 또 같이 3.0’으로 책임경영이 강화되면서 박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지난 1984년 (구)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 입사로 반도체 업계와 첫 인연을 맺은 박 대표는 이후 미국 생산법인 담당임원, 연구소장, 연구개발제조총괄을 역임하는 등 연구개발과 제조를 망라하는 다양한 현장 경험을 보유한 최사 내 최고의 기술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기술 혁신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2009년 3월부터는 사내이사로서 다양한 경영활동에 직접 참여하며 회사의 성장에 필요한 ‘기술 리더십’을 갖춘 적임자로 평가된다. 정통 ‘하이닉스맨’으로 열린 소통을 추구하며 온화하면서도 과감한 추진력을 갖춰 임직원의 신망이 두텁다.

엔지니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SK하이닉스의 CEO자리에 올라선 그가 줄곧 강조해오고 있는 것도 ‘기술 혁신’이었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지금은 표준에 맞춘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을 경쟁사보다 한 발 빠르게 만들어 고객과 더불어 표준을 선도하는 시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술 중심의 성장을 통한 회사의 체질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다’는 게 그의 지향점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를 기술을 빨리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기술선도자)’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R&D 역량 강화’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그는 기존 연구개발총괄과 마케팅본부, 제조총괄에 각각 속해있던 연구소와 상품기획기능, M8사업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편제했다.

또 전문성도 끌어올렸다. 연구개발총괄과 마케팅본부에 각각 속했던 연구소와 상품기획 기능을 CEO 산하에 둬 상품 기획과 연구개발(R&D) 조직의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연구소 명칭을 ‘미래기술연구원’으로 변경해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강화시켰다.

박 대표는 R&D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이천 본사 연구개발센터에 ‘분석센터’를 지난 20일 설립했다. 각 건물별로 흩어져 있던 ‘분석실’을 ‘분석센터’로 통합 구축해 보다 효율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수 있게 됐고 분석전문가들의 협업을 활성화해 다양한 분석기술을 접목하는 등 시너지 극대화로 분석 품질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석센터는 단일 물성 분석실 중 세계 최고 수준인 총면적 3300㎡(1000평)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를 R&D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박 대표의 ‘기술혁신을 통한 성장’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다.

지난 6월 ‘퍼스트 무버’ 결과물이 나오기도 했다. 세계 최초로 8기가비트(Gb) 고용량 D램 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 지난 4월 삼성전자가 25나노 기술로 4Gb LPDDR3를 양산한 적은 있지만 8Gb 모바일D램을 개발한 건 처음이다.

8Gb는 1기가바이트(GB)로 두 개만 쌓아도 최신 스마트폰의 최대 저장 용량인 2GB(16Gb)를 구현할 수 있다. 현재보다 스마트폰을 더 얇게 만들 수 있게 된다. 당시 SK하이닉스 마케팅본부장 진정훈 전무는 “모바일 제품에 대한 최고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사령탑에 오른지 6개월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준비 작업은 박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로써의 자리매김 여부는 박 대표의 창의적 기술과 노하우를 경영에 얼마나 투영시키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그의 ‘기술혁신’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프로필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 석사(1984년)▲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 박사(1992년)▲현대전자 반도체 연구소 입사(1984년)▲하이닉스반도체 미국생산법인 담당임원(2001년)▲하이닉스반도체 연구소장(2003년)▲하이닉스반도체 연구개발제조총괄(2010년) ▲SK하이닉스 연구개발총괄(2012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2013년)


민철 기자 tama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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