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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항소심, 연기된 선고 놓고 분주한 셈법

최태원 항소심, 연기된 선고 놓고 분주한 셈법

등록 2013.08.09 16:43

강길홍

  기자

김원홍 송환 빨라지면 변론재개 가능성 높아최 회장 ‘마지막 희망’···검찰, ‘기획입국’ 반발

횡령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 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미궁에 빠졌다. 당초 9일로 예정됐던 선고기일이 한달 뒤로 연기되면서 법원, 검찰, 최 회장 측의 셈법은 제각각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SK그룹 횡령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원홍씨(SK해운 전 고문)가 지난주 대만에서 체포되면서부터다. 김씨가 체포된 직후 최 회장 측은 법원에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최 회장 측은 김씨가 이번 횡령 사건을 주도했고 최 회장은 김씨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최 회장 측의 변론재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선고기일은 다음달 13일로 연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백수십권에 이르는 기록을 검토하고 판결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시간이 필요했다”며 “변론재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연기한 것이 김씨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최 회장 측에 김씨를 설득해보라고 당부하는 등 증인 출석을 내심 바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김씨가 체포된 상황에서 예정대로 선고를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선고기일을 연기하고 김씨가 빠르게 송환되면 변론을 재개하고 그의 증언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씨의 송환 일정에 변수가 생겼다. 대만 경찰이 이민법에 따라 김씨를 강제추방할 계획이었지만 김씨가 현지 변호사 4명을 선임하며 강제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만약 송환 여부를 두고 정식으로 소송이 진행될 경우 예상보다 시일이 길어질 수 있다.

김씨의 송환이 늦어질 경우 재판부가 또다시 선고기일을 연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특히 재판부는 최 회장의 구속만기일인 9월30일 이전에 선고를 내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재판부의 변론재개 결정은 김씨의 송환 일정에 달려 있는 셈이다.

김씨의 증인 출석이 최 회장 측에 무조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는 최 회장과 김씨,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4명이다.

공판 과정에서 최 회장 형제와 김 전 대표의 진술을 대체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또다른 사건당사자인 김씨의 증언이 가세할 경우 진실공방이 치열해질 수 있다. 결국 재판부가 누구의 진술을 가장 신뢰하는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김씨의 성격 등을 파악하기 위한 모습을 보였다. 결과는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였다. 김씨가 최 회장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더라도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은 이유다.

또한 김씨가 최 회장에게 불리하게 증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회장은 김씨와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지난해 6월 이후 연락을 끊었고 지난달 김씨를 사기죄로 고발하기도 했다. 다만 최 부회장은 김씨와의 연락을 유지하면서 한달에 2~3차례 만남을 이어왔다.

검찰은 변론재개 없이 서둘러 재판을 마무리하길 원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 분위기는 시종일관 최 회장 측에 불리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검찰이 1심보다 높은 형량을 구형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에 따른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검찰 입장에서는 김씨의 등장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려지고 재판 흐름에 변화가 생기게 반가울리 없다. 검찰은 김씨의 송환이 ‘기획입국설’이라고 주장하며 변론재개 없이 선고해 달라는 의견서도 재판부에 제출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 측은 김씨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김씨가 이미 녹취록을 통해 최 회장 형제가 송금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언급한 만큼 이를 법정에서 직접 증언한다면 재판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최 회장은 재판이 불리하게 전개될 때마다 새로운 카드를 꺼내며 반전을 노려왔다. 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실패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고만을 남겨두고 터진 막판 변수가 과연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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