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주도 첫 사례, 객관성 위해 연구엔 관여無구체적 수치로 국내 시장 여파+제도 효과 따져공론화 위해 지스타2017 피해 토론회 열고 공개학계·당국·업계, 개선 논의 시작점될지 ‘주목’

국내 게임업계 성장을 위축시키는 대표 규제 ‘강제적 셧다운제’ 개선의 단초를 제공하는 연구 보고서가 이르면 이달 말 공개된다. 게임정책 당국이 처음으로 주도해 진행된 연구로 1년여간 1억원 이상 예산이 투입됐으며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제도 효용성과 국내 게임시장 여파를 담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진흥과 규제가 균형 잡힌 현실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셧다운제 등장 후 큰 타격을 입은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을 다시 부흥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길 바라는 분위기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행정학회는 이르면 이달 말 ‘청소년 게임 이용시간 제한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론회 방식으로 공개한다.
강제적 셧다운제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 접속을 강제적으로 차단시키는 제도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의 게임과몰입 방지와 수면권 보장을 위해 발의했으며 2011년 11월부터 시행됐다. 이후 게임사들은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셧다운제를 시행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당 연구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면서 셧다운제의 효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이뤄졌다. 게임 정책 당국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연구 예산으로 1억2000만원을 투입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이 지난해 말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한국행정학회가 수행했다.
연구는 셧다운제를 주제로 다루며 실제 연구에 참여한 한국행정학회 위원들이 맡은 분야별로 발표할 예정이다. 토론회 방식이므로 게임업계를 비롯해 셧다운제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토론자로 참여할 전망이다. 토론회 개최 시기는 빠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로 넘어갈 수 있다. 다음주엔 지스타 2017이 부산시에서 개최돼 토론회가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잡는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엔 셧다운제가 국내 게임 개발, 유통 등 게임시장 각 분야에 어떤 영향을 얼마나 끼쳤는지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셧다운제의 입법 취지였던 청소년의 게임과몰입 방지가 실제 얼마나 효과를 보였는지도 수치로 살펴본다. 셧다운제의 위법성 여부도 짚었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와 학계에선 이번 연구에 기대가 높다. 정책 당국이 주도해 셧다운제 효용성을 따져보는 연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인 까닭이다.
그간 셧다운제에 대한 연구는 한국경제연구원, 한국무역협회, 산업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이 진행해왔지만 존폐나 수위 조절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여성가족부, 시민단체 등을 설득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었다. 단 정책 당국은 최대한 객관적인 수치와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연구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학계와 정책 당국은 이번 토론회가 셧다운제를 공론화시켜 개선을 이끌어내고 게임업계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에 변화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셧다운제가 끼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장기간 국내 게임시장 각 부문을 깊숙이 들여다보며 구체적 수치를 확보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와 토론회가 업계 내 파장을 일으킨다면 셧다운제를 폐지시키기 위해 헌법 소원을 고려 중인 일부 학계와 시민단체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단체 문화연대는 2011년 10월 셧다운제가 행복추구권, 교육권,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2014년 4월 합헌 7인, 반대 2인으로 셧다운제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는 “셧다운제 이슈를 끌어갈 수 있도록 연내 헌법 소원을 재추친할지 논의 중”이라며 “이번 연구 토론회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 관계자도 “정책 당국은 이번 연구를 핸들링하지 않았다”면서도 “그간 셧다운제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졌지만 진전이 없었고 수사적인 표현이 아닌 구체적 수치와 근거로 개선을 논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따랐다. 이번 연구 결과가 효율적인 게임 정책을 마련하는 데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에선 셧다운제 시행 후 PC 온라인게임이 큰 타격을 받은 만큼 이번 연구 결과 공개 후 진흥과 규제가 적절하게 균형 잡힌 정책 논의가 시작되길 바라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 축이 모바일게임으로 급속도로 이동한 배경에는 셧다운제 영향도 있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시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2014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현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셧다운제 시행 후 300인 이상 게임업체 중 7.9%, 50인 미만 게임업체 중 24.5%가 기존 계획한 게임제작을 철회했다. 특히 중소게임업체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게임산업 규제정책의 전환 필요성 및 개선방향’에 따르면 한국 PC 온라인게임의 낮은 성장 요인에 대해 응답자 43.1%가 정부의 규제일변도 정책으로 인한 게임 산업 이미지 하락을 이유로 들었다.
PC 온라인게임 명가로 거론돼온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시장 흐름에 맞춰 모바일게임 사업에 강력하게 힘을 싣고 있다. 넥슨은 지난 9월 모바일게임 ‘액스’를 출시하고 오는 28일 ‘오버히트’도 내놓을 예정이다. 지스타 2017 프리뷰 행사에선 자체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 5종을 소개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7일 신작 발표회 ‘디렉터스 컷’에서 공개한 신작 4개 중 3개를 모바일게임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게임은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뿐이라는 우려도 따른다. 한콘진의 대한민국 게임백서 2016에 따르면 세계 온라인게임시장(2015년 기준)에서 한국 비중은 6.1%로 미국(20.6%), 중국(14.1%), 일본(12.4%), 영국(8.3%) 다음으로 6위에 머물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는 효용성이 없다는 조사 결과는 이미 다수 나왔다”며 “국내 게임업계의 성장성을 강하게 억압하면서 규제하는 정책이 아닌 게임사들이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발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을 외산게임들이 점령한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어서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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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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