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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로 우뚝 선 ‘뚝심’의 그녀들

[재벌家 여성들⑤]오너로 우뚝 선 ‘뚝심’의 그녀들

등록 2014.10.29 08:47

수정 2014.11.05 12:07

강길홍

  기자

장영신·현정은·최은영 남편 사망 후 총수 변신 공통점이명희·이화경등은 그룹서 계열분리후 대기업으로 키워경험·여성한계 딛고 능력 인정받는 전문경영인으로 성장과도한 욕심 禍 부르기도 하지만 따뜻한 리더십으로 극복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국내 재벌가 가운데 여성이 경영권을 물려받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딸만 있는 집안에서는 오히려 사위에게 대권을 물려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당당히 대기업 총수에 올라 있는 여성 회장님들이 더욱 주목을 받는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국내 여성 총수의 대표주자다. 1970년 남편 채몽인씨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사업체를 경영 최전선에 뛰어들었다. 장 회장은 스스로 경리학원에 다니며 복식과 부기를 배운 뒤 1972년에 애경유지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당시 장 회장의 경영 참여에 대해 시댁과 친정은 물론 회사 임원들까지 반대가 심했지만 장 회장은 이를 극복하고 30년 넘게 애경그룹을 이끌며 재계 50위권 기업으로 키워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으며 장수기업의 명성을 쌓고 있는 애경의 사세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5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도 5조9000억원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장 회장은 창립 60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 애경은 지난 60년간 한 단계 한 단계 쉼 없는 성장과 도약을 해왔다”며 “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애경인의 저력과 프런티어 정신으로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1일자로 그룹 총수에 오른 지 만 11년을 채웠다. 현 회장은 지난 2003년 남편인 정몽헌 전 회장이 타계한 후 남편의 뒤를 이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왔던 현 회장이 당시 10대그룹에 속했던 현대그룹의 수장에 오르면서 재계의 시선이 주목됐다.

하지만 현 회장이 현대그룹을 11년간 이끄는 동안 현대그룹은 ‘수난시대’를 겪었다. 북한과의 관계 악화로 금강산·개성 관광이 중단됐고, 범현대가 경영권 위협도 끊이지 않았다. 2대 주주인 쉰들러와의 갈등도 이어졌고 유동성 위기로 현재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그룹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현 회장의 거취가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현 회장은 묵묵히 앞만 바라보면 현대그룹을 이끌었고 오히려 경영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았다.

장 회장과 현 회장이 남편의 뒤를 이어 경영전선에 뛰어들었다면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은 일부 계열사를 물려받아 성공적으로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경우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삼성으로부터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을 가지고 독립해 신세계 그룹을 재계 20위권 내의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이 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 관장을 밀어내고 국내 여성 갑부 1위에 올라 있기도 하다. 향후 아들인 정용인 신세계 부회장에게 성공적으로 기업의 경영권을 물려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는 아들이 없고 딸만 둘이었는데 이에 따라 그룹의 경영권은 사위들에게 넘어갔다. 장녀 이혜경씨의 남편인 현재현 회장이 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았고 차녀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남편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동양제과를 중심으로 일부 계열사를 들고 나와 독립했다.

2001년 계열분리 당시만 하더라도 동양그룹의 매출이 4조원대 이상인 반면 오리온 쪽은 1조원에도 못 미쳤지만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동양그룹은 금융사업에 집착하다 몰락의 길을 걸었지만 오리온은 식품을 바탕으로 미디어 사업에도 진출해 몸집을 불려나갔다.

이화경 부회장은 남편인 담 회장을 도우며 엔터테인먼트 및 외식 사업을 이끌며 오리온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리온은 이후 미디어 및 외식 계열사인 메가박스·온미디어·롸이즈온 등을 차례로 매각하며 그룹 모태인 제과업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최은영 유수홀딩스(전 한진해운홀딩스) 회장도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뒤를 이어 경영 일선에 뛰어든 경우다. 최 회장은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지난 2006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가정주부에서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 회장에 올랐다.

회사를 맡은 최 회장은 한진그룹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해운업이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한진해운의 해운사업부문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기고 3자물류사업부문만 남은 HJLK의 사명을 유수홀딩스로 변경하고 재도약을 노리게 됐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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