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판매’ 현대차 벨로스터 컨버터블이 야구장에 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판매되지 않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컨버터블(지붕이 아예 없거나 열고 닫을 수 있는 차) ‘벨로스터 컨버터블’이 프로야구 경기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을 연고로 하고 있는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는 지난 3월 30일부터 오는 10월까지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홈경기에서 롯데 구원투수들의 이동을 위한 ‘불펜 카’로 벨로스터 컨버터블을 활용하고 있다.

이 팀은 지난 2010년부터 4년 연속 BMW 그룹의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의 차를 불펜 카로 활용했다. 지난해에는 MINI 페이스맨 컨버터블 모델이 롯데 구원투수들을 불펜에서 마운드로 인도했다.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자이언츠의 불펜 카로 운행 중인 현대자동차 벨로스터 컨버터블. 벨로스터가 포함된 마케팅 브랜드 'PYL' 로고가 차문에 새겨져 있다. 사진=KBS N 스포츠 프로야구 중계 화면 캡처

‘PYL’ 브랜드를 달고 운행 중인 벨로스터 컨버터블은 전형적인 벨로스터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지붕과 B·C필러(차 옆면 가운데 기둥과 뒤쪽 기둥)가 없다. 벨로스터 특유의 뭉뚝한 뒤태가 돋보이는 이 차에는 롯데자이언츠의 줄무늬 유니폼 디자인을 덧입었다.

양산형 벨로스터를 생산하는 울산공장에서는 컨버터블 차를 만들지 못한다. 라인에 따라서 차가 조립되기 때문에 컨버터블 모델을 따로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차는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일반 벨로스터를 국내 모처에서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벨로스터 컨버터블이 공식적으로 국내에 선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벨로스터 컨버터블은 지난 2012년 4월 미국 등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를 통해 가상의 렌더링 이미지가 공개된 적은 있지만 실제 차가 양산된 적은 없다.

북미 자동차 전문매체인 '오토블로그'를 통해 지난 2012년 공개된 현대자동차 벨로스터 컨버터블의 가상 렌더링 이미지. 사진=오토블로그닷컴

현대차는 2012년 로스앤젤레스 모터쇼에서 벨로스터 터보의 캔버스탑 모델 ‘벨로스터 C3 롤탑 콘셉트 카’를 공개한 적이 있지만 이 역시도 콘셉트 카 수준에서 머물고 말았다.

이번에 공개된 불펜 카 역시도 양산 가능성이 적은 탓에 콘셉트 카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벨로스터의 오리지널 컨버터블 버전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부산과 울산 등 동남권 지역을 지방 마케팅의 요충지로 삼고 있는 현대차가 현지에서의 인기몰이와 이목 집중을 위해 벨로스터를 컨버터블로 특별히 개조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 프로야구 경기장에서는 벨로스터 컨버터블이 운행되는 부산 외에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와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불펜 카가 운행되고 있다.

광주에서는 기아차 ‘K3 컨버터블 개조차’가 운행되고 있고 대전에서는 한화이글스와 공동 마케팅 협약을 맺은 폭스바겐이 ‘뉴 비틀’을 불펜 카로 지원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