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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정치

하베스트 원유 없다는데···석유공사는 왜 재개하려 했을까?

  • 등록  :
  • 2018-03-26 15:53
  • 수정  :
  • 2018-05-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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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컷’ 발견된 하베스트···원유 중 물 비율이 99%
‘노후 광구’ 사실 알고도 유가 오를 것이라고 주장
“허울뿐인 하베스트···회생 명목으로 장난 친 것”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석유공사가 인수한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사 유전이 기름 한 방울도 안 나오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석유공사는 모든 것을 알고도 두 달 전 하베스트 광구 사업을 재개하려던 이유는 무엇일까.

25일 한 언론매체는 석유공사가 의뢰해 2009년 작성된 하베스트의 유전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유전 곳곳에 원유 중 물의 비중이 99%에 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유전이 노후 돼 한계에 다다라 원유 비중이 1~2%에 불과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해외 유전 전문가는 “90% 이상의 유전이 이미 한계점을 지났거나, 아무리 신기술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적으로 생산되는 석유의 양 또는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나 그걸 이미 지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2009년 인수 당시 이미 워터컷이 80~90% 수준으로 추산돼 한계에 다다른 유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워터컷이 98%에 이른 현재는 유전이 아니라 ‘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즉 석유공사는 이미 한계점에 다다른 노후 광구에 2조원을 더 들여 4조5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그런데도 석유공사는 이후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하베스트사에 약 5000억원의 지급보증을 추가 제공한 것이 확인됐다. 하베스트는 지난해 11월 2억달러 규모의 신규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은 하베스트가 약속한 원금이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석유공사가 대신 부담하기로 지급보증했다.

석유공사는 채권발행 사유에 대해 하베스트가 시추 등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당시 석유공사 관계자는 “잔여시설을 짓는 데 필요한 투자비를 약 5000만 달러로 추산한다”며 “여기에 상업생산까지 필요한 투자비를 더하면 총 1억4000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석유공사가 지급보증한 금액 대부분이 하베스트 광구 사업 재개에 쓰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뉴스웨이가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석유공사 하베스트 사업 관련 자가 시뮬레이션을 살펴본 결과, 배럴당 45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하베스트 블랙 골드 광구의 원유 생산이 채산성을 갖출 수 있고, 이를 통해 2021년쯤 하베스트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공사는 왜 경제성이 전무한 유전은 다시 재개하려 한 것일까. 김기봉 석유공사 초대 노조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석유공사는 정권에 의해 탄생한 회사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통령들이 자신의 측근을 세울 수밖에 없던 구조였다”면서 “김정래 전 석유공사 사장은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기 위해 취임한 사람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에 석유공사를 세우고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장난질을 친 것”이라며 “허울뿐인 하베스트 사업을 지탱한다는 명목으로 수천억원의 본사 건물을 팔고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하는 등 극악 무도한 행동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석유공사 이사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7월 27일 제475차 이사회에서 “유동성 위기 방지와 계속기업 이슈 해소를 위해 무보증 채권의 차환은 필요하며, 하베스트사는 자체적인 채권발행이 불가능해 공사 보증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당시 이사회 의사록을 보면 이사회 내부에서 하베스트 지급보증 건을 두고 반대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베스트가 차입금을 스스로 갚을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A 이사는 “보증이라는 게 결과적으로 나중에 우리가 회수할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업 자체로 볼 때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정래 전 사장은 “현재의 석유 가격이 앞으로도 한 5년간 지속한다면 어떻게 보면 희망이 없다”면서도 “청산, 매각을 포함한 정리보다는 끌고 가면서 기회를 보는 게 전체적인 석유공사의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가능성 있는 방안”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노후 유전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회생할 수 있다는 명목으로 하베스트 사업을 재개하려던 것이다. 이후 김 전 사장은 이사회규정 제12조 제1항 제4호 가목 ‘예산의 확정, 변경 및 이월’ 및 제12조 제1항 제6호 다목 ‘사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이사회에 심의·의결이 요구되는 사항’에 따라, 하베스트사 무보증 채권의 차환을 위해 공사의 긴급 자금지원 및 ‘17년 예산변경을 시행했다.

이찬열 의원은 “책임 주체는 명확하다. 단지 현직에 있고 없고의 차이”라며 “미래에 가정을 세워두고 일한 만큼 잘못된 판단을 했을 경우 그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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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JHCHU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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