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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경쟁에 몸값 상승···러브콜 즐기는 ING생명

‘리딩뱅크’ 경쟁에 몸값 상승···러브콜 즐기는 ING생명

등록 2018.03.09 17:48

수정 2018.03.09 21:44

장기영

  기자

KB·신한, 비은행 강화 기싸움KB금융 인수시 격차 더 벌어져ING생명, 자산 31조원 업계 6위RBC비율 455.3%로 업계 최고어디든 인수시 ‘리딩뱅크’ 차지

2015~2017년 ING생명 재무현황. 그래픽=박현정 기자2015~2017년 ING생명 재무현황. 그래픽=박현정 기자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리딩뱅크’ 수성 경쟁 속에 국내 생명보험사 인수·합병(M&A)시장 최대어인 ING생명의 몸값이 뛰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몸집을 더욱 키운 ING생명은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내세워 거대 지주사의 ‘러브콜’을 즐기고 있다.

인수타진설이 불거진 신한금융은 일단 부인했다. 신한금융은 9일 ING생명 인수 추진설에 대해 “국내외 M&A를 모두 고려하고 있지만 ING생명과 접촉하거나 예비실사 등을 진행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금융이 ING생명 인수를 추진했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껴 계획을 철회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수차례 시도에도 가격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매각이 불발된 ING생명의 몸값은 최대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KB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뒤쳐진 신한금융에게 생보업계 6위사 ING생명은 매력적인 매물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경쟁에서 KB금융에 밀려 2008년 이후 9년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9481억원으로 KB금융 3조3440억원에 비해 3959억원 적었다.

지난해 리딩뱅크 경쟁의 승부를 가른 결정적 요인 중 하나는 비은행 계열사였다. KB금융은 앞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

ING생명 유력 인수 후보인 KB금융이 ING생명까지 집어삼킬 경우 신한금융은 리딩뱅크를 탈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이미 ING생명 인수를 시도한 바 있는 KB금융은 소형사인 KB생명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당초 생명보험사보다는 손해보험사 쪽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입장을 바꿔 ING생명 인수전에 가세할 가능성도 있다.

리딩뱅크를 차지하기 위한 핵심 열쇠가 된 ING생명은 양대 금융지주사의 기싸움을 느긋하게 즐기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 ING생명의 한국 자회사였던 ING생명은 2013년 12월 MBK파트너스의 손에 넘어갔다.

2016년 총자산 30조원을 돌파한 ING생명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남겼다.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ING생명의 총자산은 31조4554억원으로 삼성생명(282조7138억원), 한화생명(125조9944억원), 교보생명(104조6000억원), NH농협생명(63조7000억원), 미래에셋생명(34조7000억원) 다음으로 많다.

ING생명이 신한생명(29조7000억원)과 살림을 합치면 합산 총자산이 61조원대로 늘어 4위 농협생명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KB생명(9조1188억원)과 통합해도 총자산 40조5742억원 규모의 업계 5위사가 된다.

실제로 KB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해 KB생명과 합병할 경우 신한생명과의 총자산 격차는 10조원 이상으로 벌어지게 된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ING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3402억원으로 전년 2407억원에 비해 995억원(41.3%) 증가했다. 이는 2015년 순이익 3048억원과 비교해도 354억원(11.6%) 늘어난 금액이다.

ING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자산 규모가 비슷한 경쟁사 동양생명(1900억원), 신한생명(1206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ING생명의 최대 무기는 덩치가 아니라 체력, 즉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이다.

ING생명의 지난해 말 RBC비율은 455.3%로 전년 말 319.2%에 비해 136.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RBC비율은 501.7%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500%를 웃돌기도 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생보사 M&A시장에서 후순위로 밀려난 KDB생명과의 가장 큰 차이도 바로 RBC비율이다. 하위사 KDB생명의 지난해 9월 말 RBC비율은 116.2%로 권고치를 크게 밑돌았다.

ING생명은 올해도 보험설계사(FC) 중심의 보장성보험 영업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매각가를 최대한 높여야 하는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해야 몸값을 유지할 수 있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지난 1월 ‘2018년 영업전략회의’에 참석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설계사 생산성과 설계사 합격률 등 우리가 보유한 뛰어난 경쟁력을 활용해 영업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21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신(新)지급여력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어 재무건전성이 높은 ING생명은 매력적”이라면서도 “MBK파트너스가 3조원 이상의 가격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 다시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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