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사업지원TF에 미전실 기능 부여물산도 미전실 출신 TF장 체제 구축생명, 인사·조직개편 후 TF 신설될 듯전략팀·금융일류화팀 등 옛 조직 복원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올해 들어서는 삼성물산이 인사와 조직개편도 이어졌다. 전자와 물산의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옛 미래전략실 임원이 복귀해 계열사 업무조정을 하는 TF를 신설했다는 점이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 아직까지 인사와 조직개편이 진행되지 않은 곳은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들이다. 이들 계열사는 올해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3월 이전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금융계열사를 총괄하는 TF도 삼성생명에 꾸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생명에 TF가 꾸려지면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3각 편대를 중심으로 예전 미래전략실 기능이 작동하게 된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뿌리가 깊다. 1959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비서실로 출발해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이어져왔다. 여론이 악화되거나 총수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잠시 공백기를 갖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만들어졌다.
미래전략실의 부활을 예측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과 함께 미래전략실이 해체됐던 만큼 경영복귀가 이뤄질 경우 결국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이 신설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삼성은 예상보다 빨리 미래전략실 기능을 부활시키고 있다. 계열사별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지만 거대 그룹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사간 업무조율을 통한 장기적인 경영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전실과 같은 조직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삼성에 비판적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컨트롤타워는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을 정도다.
다만 미전실 해체를 발표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았고, 이 부회장의 재판도 진행 중인 만큼 드러내놓고 부활을 선언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신 미전실 기능을 하는 소규모 TF를 꾸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에서 운영하는 방식을 취했다. 미전실의 각 팀이 해당 계열사에 배치된 셈이다.
지난해 해체되기 직전 미전실은 최지성 실장(부사장)과 장충기 실차장(사장)을 중심으로 6개 팀으로 운영됐다. 미전실 조직은 전략팀(팀장 김종중 사장), 인사지원팀(정현호 사장), 법무팀(성열우 사장), 커뮤니케이션팀(이준 부사장), 경영진단팀(박학규 부사장), 기획팀(이수형 부사장), 금융일류화추진팀(임영빈 부사장)으로 구성돼 있었다.
전략팀은 계열사의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을 결정하고 계열사간 업무 조정을 하는 역할을 했다. 당초 전략1팀과 전략2팀으로 구분돼 전자계열사와 비전자계열사를 나눠서 맡았다. 하지만 화학계열사를 매각한 후 2팀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1,2팀을 통합했다.
인사지원팀과 경영진단팀은 각각 인사와 감사를 담당했다. 기획팀은 과거 재무팀 역할을 하던 조직으로 대관 업무도 담당했다. 금융일류화추진팀은 금융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 추진 등 금융계열사간 전반을 관리했다.
삼성전자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사업지원TF’는 전자계열사간 업무조율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TF장은 미전실 인사팀장인 정현호 사장이 맡았다. 이에 따라 사업지원TF는 과거 전략1팀에 인사지원팀과 경영진단팀의 일부 기능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이 신설한 ‘EPC 경쟁력강화 TF’는 사실상 전략2팀의 부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삼성전자 사업지원TF와 마찬가지로 비전자계열사의 인사와 감사 등의 업무도 일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TF장에는 미전실 출신인 김명수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임명됐다. 또한 이영호 건설부문장(사장)과 정금용 리조트부문장(부사장) 등 미전실 출신들이 대표이사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미전실 부활의 마지막 남은 퍼즐은 삼성생명에 신설될 TF다. 삼성생명에 신설될 TF는 금융일류화추진팀 기능을 하게 될 것이 유력하다. 미전실 금융일류화추진팀장이었던 임영빈 부사장이 이미 삼성생명에서 TF 신설을 준비중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미전실을 해체하면서 대관 조직은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한 만큼 기획팀이나 커뮤니케이션팀은 부활하지 않을 듯 보인다. 삼성 컨트롤타워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팀을 폐지하거나 새로 만들어왔다. 금융일류화추진팀 역시 TF 조직으로 출발해 정식 팀으로 승격된 경우다.
따라서 삼성생명TF까지 신설되면 삼성 미래전략실은 지난해 2월 해체될 당시의 수준과 비슷한 기능과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삼성으로서는 총수 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조직 재정비를 맞추고 그룹 계열사를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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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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