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 7건 MOU도 체결순방 취재기자 폭행 사건··· 외교문제로 비화 조짐긍정적 평가 두 차례 한중 정상회담도 빛바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확대 정상회담, 소규모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일정을 소화했다. 중국 측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현장에 도착하자 환영 예포 21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공식환영식 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인민대회당 내 동대청으로 자리를 옮겨 정상회담 일정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덕담을 주고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중 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또) 서로 문호를 개방하고 협력을 적극 추진할 때 공동의 번영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고 말했고, 시진핑 주석은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 협력자로서 지역의 평화 수호와 공동 발전을 촉진하는 면에서 넓은 협력의 비전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중 양국 정상회담 때 정부간 7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양해각서를 살펴보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확대 후속협상, ▲상호 교류 및 협력, ▲2018~2022 환경협력계획, ▲보건의료협력 MOU 갱신, ▲친환경-생태산업개발 분야 전략적 협력 ▲에너지 협력, ▲동물위생 및 검역협력 등이다. 특히 한중 FTA 확대 후속협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한중 비즈니스 포럼 때 직접 언급한 것처럼 매우 중요한 양해각서로 꼽힌다. 아울러 양국 기업 및 기관들은 전자상거래와 바이오, 신에너지 자동차, 로봇, 산업기술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의 민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양해각서 체결 때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정상회담을 진행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다만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대통령의 국빈방문 사상 처음으로 추정되는 ‘순방 취재기자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경호 총괄을 중국 측이 담당하고 있는 점에서 책임이 불가피하다. 문재인 대통령 마음 한구석이 찝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방중 취재단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전 11시쯤 한중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장에서 발생했다. 연설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행사장 밖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중국 경호원들은 취재진을 막아섰다. 이때 한 사진기자가 항의했고, 경호원은 멱살을 잡고 넘어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시비가 붙었다. 경호원 약 15명이 항의하는 또 다른 기자들을 복도로 끌고 가서 폭행을 한 것이다.
청와대는 사건이 발생하자 정책실장과 안보실장, 경호처장 등이 모여 회의를 진행, 외교라인을 통해 강력히 항의했다. 현재 피해기자들은 베이징 인근 대통령 전용으로 지정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사진기자협회와 여야는 반발했다. 특히 이동희 한국사진기자협회장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의 알권리를 대표해 순방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집단 폭행한 것은 대한민국을 폭행한 것과 다름없다”며 “손님을 불러놓고 자기 집 안방에서 폭행하는 것이 중국식 예법이냐”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공항 도착 당시 중국 측에서는 차관보급 인사가 영접함에 따라 ‘홀대론’이 제기됐던 상황이다. 여론의 감정선이 부정적이란 얘기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마지막 한중 정상회담은 의도치 않게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찬밥 대통령’, ‘샌드백 언론’이라는 비판이 즐비하다. 그래서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두 차례 진행한 한중 정상회담의 성적표도 빛이 바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지난 11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두 차례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배치 문제로 멀어졌던 한중관계를 봉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긍정적으로 매듭지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한중 정상회담의 성적표는 이전 두 차례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 성적표와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dn111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