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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정치

석유공사의 무모한 ‘하베스트’ 물타기···누가 밀어부치나

  • 등록  :
  • 2017-12-15 10:34
  • 수정  :
  • 2018-05-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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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이사회 서면의결 결과, 알리오 제공

김정래 전 사장 임기 한달 앞두고 지원 결정
사업 재개에 1억 4000만 달러 추가 투자
이찬열의원 “하베스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내년 5월 만기 6억 달러 차입금도 차환 앞둬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석유·천연가스 자회사 하베스트(Harvest)의 광구 사업 재개에 관련 무모한 결정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이번 결정이 당시 퇴임을 한 달 앞둔 김정래 전 석유공사 사장의 주도하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이 판단의 적절성 여부 향후 책임 소재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무리하게 ‘물타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14일 석유공사 관계자는 뉴스웨이와 전화통화에서 “석유공사가 중단됐던 캐나다 알버타주 콘클린지역 블랙 골드 광구의 원유 생산시설 건설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며 “201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석유공사는 하베스트가 지난달 초 발행한 2억 달러 규모의 신규 채권에 대해 지급보증을 했다. 하베스트의 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무디스 Caa1-, S&P CCC+)이라 보증 없이 돈을 빌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잔여시설을 짓는 데 필요한 투자비를 약 5000만 달러로 추산한다”며 “여기에 상업생산까지 필요한 투자비를 더하면 총 1억4000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즉 석유공사가 지급보증한 금액 대부분이 하베스트 블랙 골드 광구 사업 재개에 쓰이게 된다는 것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7월 27일 제475차 이사회에서 “유동성 위기 방지와 계속기업 이슈 해소를 위해 무보증 채권의 차환은 필요하며, 하베스트사는 자체적인 채권발행이 불가능해 공사 보증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당시 이사회 의사록을 보면 이사회 내부에서 하베스트 지급보증 건을 두고 반대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베스트가 차입금을 스스로 갚을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A 이사는 “보증이라는 게 결과적으로 나중에 우리가 회수할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업 자체로 볼 때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베스트는 올해 1~3분기 누적 9550만 캐나다달러(약 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유가의 변동성이 심한 데다 하베스트의 상환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석유공사의 추가 지원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래 전 사장은 “현재의 석유 가격이 앞으로도 한 5년간 지속한다면 어떻게 보면 희망이 없다”면서도 “청산, 매각을 포함한 정리보다는 끌고 가면서 기회를 보는 게 전체적인 석유공사의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가능성 있는 방안”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래 전 사장은 무리한 청산보다는 잠재력이 있는 자산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손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45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하베스트 블랙 골드 광구의 원유 생산이 채산성을 갖출 수 있고, 이를 통해 2021년쯤 하베스트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후 김정래 전 사장은 이사회규정 제12조 제1항 제4호 가목 ‘예산의 확정, 변경 및 이월’ 및 제12조 제1항 제6호 다목 ‘사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이사회에 심의·의결이 요구되는 사항’에 따라, 하베스트사 무보증 채권의 차환을 위해 공사의 긴급 자금지원 및 ‘17년 예산변경을 시행했다.

지난 9월 14일 열린 477차 이사회 논의 끝에 원안 의결로 하베스트 보증 지급이 확정됐다. 당시 이사회 구성은 김정래, 변윤성, 이재웅, 김시우, 이승국, 문병찬, 안병옥, 성학용, 유한주, 박운화, 전보현, 김용석, 김태영 등 13인 전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결정 이후 책임의 주체인 김정래 전 사장은 10월 초 불명예 퇴임을 했고, 변윤성 감사와 김시우 본부장은 김정래 전 사장보다 이른 9월에 계약만료로 이사회에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하베스트 관련 의결에 참여했던 이사회 13명 중 3명이 빠진 상태다.

당장 석유공사는 내년 5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6억3000만 달러의 차입금도 석유공사 보증으로 차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하베스트의 중장기 자금전망도 유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미래 예측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부실 재발 방지를 위해 다각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석유공사의 계획에 대해서 견해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석유공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한 사안이겠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안된다. 아직도 미련이 남은 것인지 책임을 연장하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지금 시점에서 정리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책임 주체는 명확하다. 단지 현직에 있고 없고의 차이”라며 “미래에 가정을 세워두고 일한 만큼 잘못된 판단을 했을 경우 그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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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JHCHU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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