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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혁신 DNA, 이번엔 호텔에 꽂히다

[뉴스분석]정용진 혁신 DNA, 이번엔 호텔에 꽂히다

등록 2017.12.05 07:45

이지영

  기자

쇼핑 테마파크와 ‘호텔’의 결합··· ‘라이프 셰어’ 전략 결정판웨스틴과 결별···역동적이고 세련된 최고급 호텔 독자브랜드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신세계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고객의 일상, 그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것’.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리는 유통의 ‘신세계’다. 정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직원들에게 “물건을 많이 팔려고 생각하지 말고 고객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라”는 말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했다.

과거 유통은 고객이 얼마를 쓰고 가느냐에 중점을 뒀다. 때문에 좋은 위치, 넓은 매장, 편한 주차, 브랜드와 상품 등이 중요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들보다 고객의 기억, 경험, 시간이 21세기 유통의 3요소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스타필드‘다. 그는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 국내 처음으로 초대형 테마형 복합 쇼핑몰을 선보이며 기존 유통 포맷을 바꿨다. 제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것이 아닌, 문화를 통해 제품을 소비한다는 역발상이다.

정 부회장의 이같은 혁신적인 사고는 스타필드에 호텔을 접목하는 전략으로 승화하고 있다. ‘웨스틴’이란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빌려 호텔 사업을 영위했지만, 그동안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했다고 판단한 그는 신세계만의 강점을 살린 독자 브랜드로 호텔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새롭게 거듭나는 신세계의 호텔 사업은 ‘라이프 셰어’ 전략의 결정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필드와 최고급 호텔의 결합···청라점에 첫 선 = 그동안 정 부회장이 꿈꿔왔던 초대형 쇼핑 테마파크와 최고급 호텔의 결합은 스타필드 청라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승인을 받고 착공에 들어간 스타필드 청라점 설계를 전면 수정하면서 계획에 없던 ‘호텔’을 조성키로 했다. 인천국제공항 부근이라는 지리적 강점을 가진 청라점에 세련되고 럭셔리한 최고급 호텔을 접목 시킨다면 해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호텔은 스타필드 청라점에서 핵심 콘텐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청라에 초대형 쇼핑몰과 신세계 만의 색깔이 뚜렷한 호텔을 결합시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설립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면서 “인천공항과 근접해 있다는 지리적 특성에 맞게 해외 관광객을 주요 타깃층으로 잡고 청라를 국내 주요 관광지로 자리매김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주문한 호텔은 해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최고급 럭셔리 호텔이다. 정 부회장 특유의 역동적이고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담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웨스틴조선호텔’이 아닌 신세계만의 독자 브랜드로 선보인다.

호텔은 안성, 창원 등에 신설하는 스타필드에도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스타필드 하남에 남아있는 공터에도 컨벤션 시설 등을 갖춘 호텔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만드는 독자브랜드 호텔은 그가 갖고 있는 뚜렷한 색깔을 잘 담아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쇼핑 테마파크와 호텔의 만남은 ‘라이프 셰어’를 강조해왔던 그의 전략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공들인 호텔사업···판 키우는 정용진 =정 부회장은 서울 소공동과 부산에서 운영하고 있는 웨스틴조선호텔에 새로운 독자 브랜드를 적용하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현재 조선호텔은 세계적인 호텔 체인기업인 스타우드의 ‘웨스틴’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파워는 해외 관광객에게 익숙한 브랜드로 다가가 고객 유치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로열티 제공과 경영에 제약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제까지 호텔 사업을 운영하면서 충분히 노하우를 쌓았다고 판단한 그는 내년 계약을 끝으로 웨스틴과 결별할 예정이다.

웨스틴조선호텔은 국내 로컬 호텔 중 롯데와 신라와 함께 업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소공동과 부산 해운대에 5성급 호텔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 등 4성급 비즈니스 호텔도 운영 중이다.

그가 호텔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신세계그룹의 정기인사와도 맥을 같이한다. 올해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조직 변화를 최소화 한 그는 신세계건설 레저부문과 신세계조선호텔 등 두 개 계열사 CEO만 교체했다.

기존 두 계열사 모두 60대 연령대 대표가 CEO자리를 지켰지만 이번엔 50대 초반젊은 CEO를 수장으로 앉혔다. 새롭게 선보일 호텔에 다소 ‘올드’했던 이미지를 벗고 역동적이고 세련미 넘치는 호텔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중이 엿보인다.

정 부회장이 ‘조선호텔’의 고유명을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조선호텔은 정 부회장 지시로 현재 새로운 브랜드와 로고에 대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조선호텔은 지난 1967년 조선호텔 상호를 사용하기 시작해 2013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 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조선’이라는 고유명사가 갖는 의미가 크지만, 정 부회장이 그리는 세련된 이미지와는 괴리가 크다.

그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리모델링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모델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서다. 부산웨스틴조선호텔은 2005년 리모델링을 단행했던 바 있다.

또한 조선호텔은 롯데호텔과 신라호텔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조선호텔은 비즈니스 호텔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시장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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