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 서울 15℃

  • 인천 16℃

  • 백령 13℃

  • 춘천 15℃

  • 강릉 22℃

  • 청주 17℃

  • 수원 17℃

  • 안동 13℃

  • 울릉도 16℃

  • 독도 16℃

  • 대전 15℃

  • 전주 16℃

  • 광주 16℃

  • 목포 15℃

  • 여수 16℃

  • 대구 17℃

  • 울산 16℃

  • 창원 16℃

  • 부산 16℃

  • 제주 14℃

국민銀 노조, 線을 지켜라

[기자수첩]국민銀 노조, 線을 지켜라

등록 2017.11.10 16:45

정백현

  기자

국민銀 노조, 線을 지켜라 기사의 사진

‘선(線)을 지키면 행복해져요’

서울시내 거리를 다니다보면 쉽게 볼 수 있는 문구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사회 질서 확립 차원에서 지난 2015년부터 내건 캠페인 구호다. 이 문구에는 도로 위의 차량 정지선, 시위 현장의 질서유지선을 지키면 모두가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맞는 말이다. 자동차가 정지선을 넘지 않으면 횡단보도에서 행인이 치일 일이 없고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와 경찰 모두 각자의 질서유지선을 지킨 채 의사 표현을 하면 폭력 사태가 일어날 일이 없다. 문제는 그 선을 넘어서 사고가 나는 상황이 종종 있다는 점에 있다.

선을 지키면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이야기는 비단 도로 위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적용할 수 있다. 각자가 지켜야할 선을 지킨다면 아무런 문제없이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금융권에도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나드는 조직이 있다. KB국민은행 노조다. 국민은행 노조는 시민단체 출신 변호사를 ‘노동이사’라는 이름의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지주 회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현안을 오는 20일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회사에 애착을 갖고 일하는 근로자들의 대표로서 회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나름대로 납득할 만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노조의 이익만 강조하기 위해 회사 경영에 깊이 간섭하는 것은 회사의 건전한 발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노조의 이익만을 좇기 위해 회사의 경영 방침이 달라진다면 과연 그 회사는 목표로 설정했던 이익을 올곧이 거둬들일 수 있을까. 기자의 생각에서는 상당한 의문이 든다. 근로자들에 대한 평등한 분배도 중요하지만 성장부터 해야 분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노조의 이익이 우선되는 경영 방침은 급변하는 시대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혁신해야 하는 금융회사의 성격과도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의 노조는 이미 직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도 회사 전체를 휘어잡을 수 있는 권력 아닌 권력을 쥐고 있다. 매년 진행하는 임금 협상과 여러 노사 간 소통을 통해 회사의 경영 환경 전반을 개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조가 더 큰 힘을 쥐려 하는 것은 분명 지나친 욕심이며 근로자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일의 선을 넘는 행위다.

노조와 사용자 모두에게는 지키게끔 마련된 선이 있다. 그 선을 지키면 노조와 사용자 모두에게 이익이 더 크게 돌아올 수 있다. 선을 지키자. 그것이 모두의 공존을 위한 길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