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회의 데뷰2017 개최···기술·전략 공개사람·상황 이해하고 돕는 ‘생활환경지능’ 확대자녀 위치 확인 웨어러블 기기부터 로봇팔까지“도구 대신 삶에 몰입할 수 있는 세상 만들겠다”
네이버는 16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소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연례 개발자회의 데뷰 2017을 개최했다.
데뷰는 2006년 사내 개발자 대상 행사로 시작해 2008년부터 외부에 개방됐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ICT기업 개발자들도 참석하는 국내 최대 IT 컨퍼런스로 성장했다. 지난 10년간 누적 1만9900명이 데뷰에 참가했으며 국내외 기업·학계 398명의 연사가 364개 세션에서 실전 경험과 노하우를 나눴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데뷰는 15초 만에 신청이 마감되는 등 높은 열기가 감지됐다.
이번 데뷰는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이란 주제 아래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네이버의 개발 현황과 계획을 다뤘다. 지난해 데뷰에서 발표했던 생활환경지능 기조를 확장시켜 실제 상용화됐거나 진출을 고려하는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생활환경지능은 일상생활에서 기술이 사람과 상황, 환경을 인지·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나 행동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선 ▲사물·감정·상황·공간을 인식하는 ‘인식·이해기술’ ▲묻기 전에 답·정보 행위를 예상해서 추천하는 ‘예측 기술’ ▲사람이 기술을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용이 가능한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네이버는 강조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네이버의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PC와 모바일을 벗어나 다양한 기기가 생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기술이 생활 속으로 사려졌을 때 나온다”며 “배우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며 생활환경지능의 추구 방향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PC와 모바일, 최근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AI 스피커를 넘어 생활에 도움을 주는 웨어러블 기기로 손목시계 형태의 ‘아키(AKI)’를 첫 공개했다.
아키는 네이버랩스가 자체 구축한 와이파이 기반 위치 측위(WPS) 데이터와 개인화된 위치 학습기술을 기반으로 위성위치시스템(GPS)이 약한 실내공간에서도 자녀의 정확한 위치정보를 부모에게 제공한다. 머신러닝을 활용해 사용자가 반복 방문한 장소·시간·상황을 스스로 인지하고 아이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학원이나 학교 도착 여부와 특정 경로 이탈 여부 등을 보다 정확하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랩스는 삼성전자, 스타트업 로플랫과 협력해 아키를 제작했다.
송 CTO는 “위치 정보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겐 필요 이상의 소중한 정보”라며 “아키는 나부모와 떨어져있는 아이가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정보를 제공한다”며 “2018년 1월 출시될 예정이며 근처 친구 정보 등나 LTE 전화, 음성 녹음·인식, 캐시비 결제 등 기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시제품이 공개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어웨이(AWAY)’동 정식 출시가 예고됐다. 네이버는 어웨이 시범 운영 간 이용자 과반수 이상이 만족도를 보였으며 내비게이션·뮤직 등 네이버 서비스 연동이 가능해 ‘어떤 차를 타더라도 나를 알아주는 서비스’라고 호평한 점을 강조했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어웨이를 오픈 플랫폼으로 공개하고 제휴사엔 전용서비스 맞춤 메뉴도 지원할 계획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비포·애프터 마켓 단말 제조용 툴킷과 서비스·콘텐츠 제공사를 위한 툴킷을 함께 공개해 어웨이를 강력한 커넥티트카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송 CTO는 “애프터마켓 제품은 올해 말 출시될 것”이라고 알렸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는 데뷰 2017에서 가장 가시적 결과물을 많이 보여준 기술 분야였다. 네이버는 올해 말까지 자율주행 레벨 4단계 기술 실현을 목표로 제시했다. 네이버는 지난 2월 자동차 관련이 아닌 기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국토부 도로주행 임시허가를 취득해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실험 중이다.
현재 네이버 자율주행차는 도심 내 GPS 음영지역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차선 기반 자기 위치 인식 연구를 강화 중이며 카이스트(KAIST)와 산학협력으로 대단위 도심 지역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도로와 표지판 정보 등을 자동으로 추출하는 연구도 착수했다.
네이버는 세계 최초의 4륜 밸런싱 전동 스케이트보드(Personal last-mile mobility)도 발표했다. 근거리 이동수단 연구 중 개발된 해당 보드는 올라탄 사람이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시속 40킬로미터(km)까지 고속 주행이 가능하며 기울기 센서 2개를 장착해 무게중심 제어가 안정적이다.
이외 공개된 8개의 로봇들은 네이버가 사람들이 겪는 노동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했다. 이중 전동카트 ‘에어카트(AIRCART)’는 현재 부산의 복합 공간 F1963에 위치한 YES24 오프라인 서점에 도입돼 운영 중이며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어라운드(AROUND)’ 3개월 간 시범 운영 중이다.
에어카트는 가벼운 힘으로 누구나 무거운 물체를 손쉽고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근력증강 로봇 기술을 응용한 전동카트다. 내리막길에서도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어라운드는 맵클라우드(map cloud)에 올라가있는 지도 정보를 이용해 위치 파악과 경로 생성 기능을 수행하며 산업 현장에 맞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YES24 지점에선 책 반납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가의 센서를 통한 지도 생성은 네이버가 지난해 데뷰에서 발표하고 올해 더 개선된 M1이 수행한다. 로봇별로 핵심 기능이 분산되 로봇의 가격을 떨어뜨리고 대중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외 ▲개선된 M1 ▲코리아텍과의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로봇팔 ‘앰비덱스(AMBIDEX)’ ▲MIT와의 산학협력 중인 ‘치타로봇’ ▲UIUC와 산학협력 주인 ‘점핑 로봇’ ▲계단을 올라가는 바퀴 달린 로봇 ‘터스크봇’ ▲물체 인식 및 자율주행하는 ‘TT-bot’ 등이 소개됐다.
송 CTO는 “로보틱스를 연구할 때 첫 질문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노동의 어려움을 덜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장기 산학과제인 산업용 로봇팔인 앰비덱스는 유연성과 안전성을 중심으로 개발했다. 로봇팔이 사람의 일상으로 들어오려면 동작이 자유롭고 정밀해야 하며 매우 안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는 사용자를 둘러싼 환경을 깊이 이해하고 기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에 주목하며 삶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사람과 사회가 도구에 얽매이지 않고 더 중요한 삶에 몰입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네이버는 라인과 공동 개발 중인 AI플랫폼 ‘클로바(Clova)’에 적용된 기술들과 플랫폼 구축 노하우 등을 공유했다. 번역 서비스 ‘파파고’에 적용된 인공신경망 기계번역 엔진, 추천 기술 ‘AiRS’를 비롯한 다양한 AI 기술의 서비스 적용과 네이버가 인수한 ‘네이버랩스 유럽’에서 연구 중인 딥러닝, 컴퓨터 비전 등의 인공지능 연구에 대해서도 국내 개발자들과 공유했다.
송 CTO는 “AI 기반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과 협업과 연구소 및 대학교와 산학 연계를 통한 공동 연구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공격적인 기술 투자와 국내외 우수인재도 적극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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