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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첫 시험 합격점···“원칙 지켰다”

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첫 시험 합격점···“원칙 지켰다”

등록 2017.09.28 16:05

차재서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 자율협약 결정 초읽기 박삼구·이광구 설득한 이동걸 회장에 호평 ‘독자생존·일자리유지’ 경영철학도 지켜내 노조 반발과 새 경영진 물색은 당면 과제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 취임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 취임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원칙주의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20여일 만에 금호타이어의 자율협약을 이끌어내며 첫 시험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해외매각 논란 속에 장기간 줄다리기가 계속된 사안인 만큼 외부에서도 이번 성과에 높은 평가를 보내고 있다. 다만 정상화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 진통이 예상돼 이동걸 회장이 또 다시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9일 의사 결정과정을 거쳐 자율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뜻을 모아 채무 상환 유예 등을 지원함으로써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돕는 작업이다. 모든 채권기관이 동의해야 성사되지만 지금으로서는 의사를 타진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논의를 거쳐 자구계획안을 수용하지 않는 대신 채권단 주도의 정상화 작업을 펼치기로 합의했다. 자구계획의 실효성과 이행가능성을 따져봤을 때 당면 위기를 해결하기엔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박삼구 회장도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경영에서 물러나고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금호아시아나그룹 차원에서도 상표권의 영구사용권 허여 방안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산업은행과 박삼구 회장 측의 극적인 타협에 힘입어 금호타이어는 자율협약 돌입을 위한 최종 결정 만을 남겨두게 됐다. 한때 법정관리 위기에 놓이기도 했던 이 회사는 채권단의 지원 속에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금호타이어가 갑자기 자율협약으로 가닥을 잡은 데는 이동걸 회장의 중재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그는 박삼구 회장과 면담을 갖고 이 같은 입장을 관철시키는 한편 이광구 우리은행 회장과도 직접 만나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이동걸 회장은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 그리고 ‘일자리 유지’라는 두 가지 철학을 모두 지킬 수 있게 됐다. 구조조정의 최우선 원칙에 입각해 회사의 생존 여부를 검토하면서도 일자리를 유지하는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게 그의 일관된 목소리였다.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해관계자가 고통을 분담하면 금호타이어가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이 회사에 대한 지원은 박삼구 회장 개인의 회생을 위한 게 아니다”라며 투명한 판단을 내리겠다고 암시한 바 있다.

향후에는 이동걸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가 관건이다. 우여곡절 끝에 자율협약에 대한 동의는 얻어냈지만 아직 넘어야할 산이 남았다.

특히 금호타이어 노조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5년간 경영진과 채권단이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느라 회사 정상화에 실패했다”면서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진 교체도 고민거리다.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모두 물러나면서 산업은행은 조속히 후임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출신도 박삼구 회장 측도 아닌 중립적인 인사를 기용해야만 금호타이어의 정상화가 잡음없이 이행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 이동걸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에 있어 독자생존이 우선이며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일자리를 얼마나 유지하는지도 중요하다”면서 “주주와 근로자, 채권단, 지역사회가 모두 동참한다면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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