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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남불패···정부 칼날 비웃다

[강남불패···쩐의 전쟁]다시 강남불패···정부 칼날 비웃다

등록 2017.09.12 08:11

김성배

  기자

8.2대책 후 잠시 숨죽이는 척정부에 맞서지 않는 강남 부자들로또 청약, 50층 재건축이 불쏘지개다시 필승···섣부른 규제폭등 초래

8.2대책이후 숨죽이던 강남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활 타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 전경 사진=이수길 기자8.2대책이후 숨죽이던 강남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활 타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 전경 사진=이수길 기자

#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나는 뭘 좀 아는 놈, 오빤 강남 스타일"

나는 뭘 좀 아는 강남 부자다. 집값이 이렇게 오를 줄 말이다. 1000만원짜리 주공아파트가 10억원까지 갈줄 말이다. 정부가 세금 폭탄을 떠뜨려도, 목숨 줄 죄듯 은행 돈 줄을 조여도, 정부의 규제 칼날이 춤 출때마다 강남 불패가 더 견고해지고 내 자산(재건축)을 불려준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공급이 없는데 수요가 넘쳐나니 집값이 오를 수 밖에. 게다가 나는 기다림의 소중함을 안다. 비가 올 때는 비가 그칠 때를, 바람이 불 때는 멈출 때를 기다린다. 폭풍우에 맞서다간 물에 빠진 생쥐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내가 뭘 좀 아는 강남 부동산 부자란 거다.


8.2부동산 대책이후 잠시 숨죽이던 강남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활타기 시작했다. 서울 전역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물론 최근 분양가 상한제 부활 등 후속대책까지 정부가 융단 폭격을 가했지만 비바람을 잠시피하던 강남이 다시 들끓기 시작한 것이다. 강남 불패란 얘기다. 진앙지는 강남 재건축 청약 시장이다.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 후 새 정부 들어 연이어 나온 6.19 대책, 8.2 대책까지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청약과열을 낮추기 위한 장치들이 마련됐지만 쏠림현상이 해소되기는 커녕 되레 로또청약 열풍이 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8.2대책 이후 강남권에서 처음 분양한 신반포 센트럴 자이(신반포6차 재건축) 청약 대박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GS건설이 서초구 잠원동에 짓는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이날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6472명이 접수한 것이다. 올해 들어 분양한 단지 중 서울은 물론 수도권 최고 경쟁률이다. 종전까지 서울 분양단지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신길 센트럴자이'(평균 56.9대 1)였다. 앞서 특별공급은 10 대 1의 경쟁률로 모두 소진됐다.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처음이다. 특별공급은 세부 조건이 까다롭고 소득 등에 제한이 있어 실수요 바로미터로 활용되곤 한다. 통상 소진율이 60%만 넘어도 수요가 튼튼한 단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도 멈춰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첫째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0.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8.2 부동산 대책’ 후 4주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다 멈춰선 것이다. 매도-매수자간 치열한 눈치싸움에서도 잠실주공5단지의 호재 등의 요인이 작용하면서 가격이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송파구의 경우 잠실주공5단지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50층을 허가받는 등의 호재로 인해 0.45%나 올랐다. 서초구도 0.03%로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단 강동구는 0.21% 하락했고, 강남구도 0.12% 하락했다.

최근에도 정부가 강남 불패신화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사실상 강남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고 있는 데다, 정부도 8.2대책 후속대책으로 10월 분양가 상한제 부활을 예고하면서 분양가 규제로 강남 아파트에 결국 웃돈을 붙여주는 등 로또 청약 열풍을 몰고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신반포센트럴 자이 아파트는 8·2대책 이전까지만 해도 조합과 시공사 안팎에서는 분양가를 3.3㎡당 4600만원 안팎에서 매기는 쪽으로 논의해왔다. 그러나 최근 HUG 측에서 "고분양가로 인한 사업리스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자 3.3㎡당 평균 4160만원(HUG 기준)으로 낮춘 분양가를 확정했다.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시세보다 1000만원가량 낮게 책정돼 ‘로또 분양’ 논란이 일고 있다.

50층 초고층 재건축 고집도 뜨거운 감자다. 강남 일부 단지들의 경우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인 35층을 거부하고 50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재건축이 적지 않아서다. 이들은 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가 눈앞에 훤한데도 조급증을 부리기는 커녕 특권 의식을 과시라도 하듯 사업추진에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 있다. 이는 강남 부촌 주민들의 부자 특유의 자존감이 강하게 베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 재건축 불패 신화가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에 가까운 믿음으로 추가적인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대표적인 단지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다.

이 단지는 조합설립 등 아직 사업 추진이 더딘 지역이 많아 향후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에 걸려들 것이 확실시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형건설사들도 강남 재건축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하반기 서울 강남 재건축 수주액은 7조원 규모로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각자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수주혈전을 펼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부자들은 현금부자들도 있긴 하나 대부분 땅 부자, 건물 부자, 재건축 아파트 부자들이다. 특히 환금성이 뛰어난 재건축 아파트는 그들을 부자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앞으로도 강남권은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부족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규제를 하면 할수록 강남불패 신화를 단단히 만들어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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