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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공백 우려, 엄살이 아니다

[기자수첩]삼성 경영공백 우려, 엄살이 아니다

등록 2017.08.28 15:21

강길홍

  기자

삼성 경영공백 우려, 엄살이 아니다 기사의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되면서 삼성의 총수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은 이미 계열사별 자율경영체제로 전환했지만 경영공백 우려는 끊이지 않는다.

국내는 물론 주요 외신들도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오너의 경영공백을 우려하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규모 투자계획이나 인수합병(M&A)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총수가 있는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총수경영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장점으로 평가된다.

임기가 정해져 있는 전문경영인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실적에 따라 임기가 결정되다보니 단기적인 성과에 우선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높다. 결국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먹거리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총수의 몫이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옥중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오랫동안 글로벌 주요 경영자와 인맥을 쌓아오면서 삼성의 자산으로 만들었다.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글로벌 파트너와의 연결고리가 약화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

또한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별 자율경영에 나서게 되면서 계열사간 충동이 일어났을 때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사라졌다.

그룹 2·3인자로 불리던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구속되면서 그룹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경영자도 마땅치 않다.

삼성그룹은 과거에도 총수가 없는 경영 체제를 경험한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이 2008년 ‘삼성특검’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2010년 복귀할 때까지의 기간이 대표적이다.

당시 휴대전화 시장은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시대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었다. 이 회장이 경영복귀를 결심한 것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결단이었다.

이를 통해 휴대전화 시장의 선두 업체였던 노키아, 모토로라가 뒤처지는 동안 삼성은 갤럭시를 통해 오히려 글로벌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제 삼성이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새로운 위기에 부딪혔을 때 당시처럼 신속한 대응에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삼성의 경영공백이 우려되는 어쩔 수 없는 이유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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