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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세월호, 다시 추락하는 언론

[기자수첩]떠오르는 세월호, 다시 추락하는 언론

등록 2017.03.23 17:58

수정 2017.03.23 18:01

이창희

  기자

떠오르는 세월호, 다시 추락하는 언론 기사의 사진

1072일전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드디어 수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물 밖으로 나온 세월호는 침몰 당시만큼이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이다.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가라앉아 있던 진실을 마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과연 한국 언론이 이를 감당할 준비가, 그리고 자세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침몰 당일 ‘전원구조’라는 희대의 초대형 오보로 스스로의 권위와 신뢰를 추락시킨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보상금 운운하는 보도로 유가족들의 상처를 헤집은 언론에게 ‘보상’과 ‘배상’의 구별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는지 모른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문구가 신문 헤드라인을 차지했다. 페이지뷰에 목매는 언론들은 망설임 없이 스스로 하이에나가 돼 유가족들의 마음을 물어뜯었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보장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마이크를 잡고 목소리를 키운 유가족들을 정치집단으로 몰아간 것도 언론이었다. 정당한 요구를 갈등으로 변질시켰고, 갈등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방관했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는 인양 비용을 언급하며 계산기를 두드린다. 조기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의 인양이 대선레이스에 미칠 영향부터 따지고 있다. 역시나, 세월호라는 엄청난 트라우마의 후폭풍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롯이 국민들 몫으로 남았다.

가장 먼저 그리고 깊이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어야 할 집단이다. 최소한의 변화 조짐도 찾아볼 수 없는 현실 속에 우리는 그렇게 ‘기레기’라는 조롱 섞인 질타에 항변할 수 있을까.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했던 토마스 제퍼슨의 명언이 이렇게까지 부끄러울 수 없는 요즘이다.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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