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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武林’ 진검승부···최후의 승자는?

[삼성 vs 애플 전쟁] ‘스마트 武林’ 진검승부···최후의 승자는?

등록 2016.09.27 08:40

수정 2016.09.27 08:43

정백현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양강 구도 뚜렷때로는 경쟁 제쳐두고 협업 나서특허 침해 두고 3년 넘게 대립도스마트폰 이후 시장 경쟁에 주목

 ‘스마트 武林’ 진검승부···최후의 승자는? 기사의 사진

세계 휴대전화 시장 순위 1~2위 관계이자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의 영원한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끝없는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실로 대단하다. 삼성은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가장 많은 고객들이 찾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세계에서 판매된 휴대전화 10대 중 2대는 삼성 제품일 정도로 삼성의 시장 영향력은 매우 막강하다.

애플은 시가총액이 자랑거리다. 삼성전자의 시총이 한국의 기업 중 가장 비싸다면 애플의 시총은 세계 모든 기업들 중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비싸다. 올해 8월 말 기준 애플의 시총은 5907억달러(한화 약 653조원)로 삼성전자의 시총보다 3배 가까이 높다.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연고 업체들이 자금력과 기술력 진화를 앞세워 ‘굴기’를 강화하고 있지만 삼성과 애플의 양강 체제는 매우 공고하다. 두 회사가 그동안의 경쟁을 통해 쌓아온 기술이나 마케팅의 노하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삼성과 애플이 양강 체제를 구축한 기반의 8할은 치열한 경쟁 덕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렇기에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 무림 왕좌 쟁탈전은 갈수록 흥미를 더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어떻게 경쟁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경쟁하게 될까.

◇앙숙이 된 사업 파트너 = 삼성과 애플은 아이폰 탄생 전까지 제품으로 경쟁할 일이 딱히 없었다. 사업군이 달랐기 때문이다. 되레 아이폰 탄생 후부터 특허 침해 분쟁 이전까지는 꽤 가까운 파트너 관계였다. 대표적 사례가 모바일 프로세서(AP) 칩 납품 관계다.

반도체 칩 생산 기술이 없던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AP 칩 제품을 납품받았다. 최근까지도 애플은 아이폰6S에 탑재한 A9 AP에 삼성 제품을 썼다. 삼성은 애플을 고객사로 상대하면서 상당한 이익을 보기도 했다.

양측이 싸우기 직전까지의 거래 규모도 상당했다. 특허 침해 분쟁 이전이던 지난 2010년 애플은 삼성으로부터 6조5000억원 안팎의 부품을 구매했고 분쟁이 계속 되던 기간에도 약 8조원 안팎의 부품을 애플이 구매한 바 있다.

애플은 지난 2007년 1세대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2010년 3월 첫 번째 ‘갤럭시S’를 세상에 공개하면서부터 애플의 대항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꽤나 돈독했던 그들이 피도 눈물도 없는 싸움을 펼친 것은 2011년부터다.

삼성은 2010년 가을 갤럭시탭과 2011년 갤럭시S2 등 갤럭시 시리즈 신제품을 연이어 발표했고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에 이어 태블릿 PC인 아이패드를 선보이며 시장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얼마 뒤 진흙탕 싸움이 시작됐다.

2011년 3월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아이패드2를 소개하면서 삼성을 향해 독설을 내뱉었다. 잡스는 “2010년은 아이패드의 해였다”면서 “2011년은 흉내쟁이(Copycat)의 해가 될까요”라고 질문했다. 그 순간 스크린에는 삼성 로고와 ‘Copycat’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삼성을 ‘흉내쟁이’로 규정한 후 한 달 뒤 애플은 삼성전자가 자사의 보유 특허 중 16가지를 침해당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삼성과 애플은 해외 곳곳에서 특허 침해 여부를 두고 서로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삼성이 자사의 디자인과 사용자 환경(UI)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공격했고 삼성은 애플이 스마트폰의 통신 네트워크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맞받아쳤다. 세계 곳곳에서 삼성과 애플은 치열한 공방을 펼쳤고 재판 결과에서도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했다.

◇감정 접고 제품 싸움으로 = 공방이 3년을 넘기다보니 한 쪽의 우세를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러워졌고 피로감도 높아졌다. 결국 삼성과 애플은 첫 소송 제기 이후 3년여가 지난 2014년 8월 미국을 뺀 모든 곳에서 소송을 취하키로 하고 화해 무드로 접어들었다.

의외의 소득도 있었다. 양측이 명확한 사실을 가지고 법정 공방을 벌이다보니 서로의 기술이나 판매량 등이 본의 아니게 공개됐고 이를 토대로 서로를 이기기 위한 기술 개발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 덕에 두 회사는 세계적인 스마트폰 투톱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일부 특허 소송을 빼면 삼성과 애플은 딱히 껄끄러울 일이 없는 관계가 됐다. 양측의 납품 관계도 여전히 돈독한 편이다.

삼성과 애플은 각각 갤럭시와 아이폰이라는 확고한 브랜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승패를 가리기 힘들었던 특허 전쟁만큼이나 제품 경쟁에서도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확실히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측의 경쟁이 치열하다.

다만 특허 분쟁 시절 서로가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이면서 진화를 거듭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이렇다 할 혁신의 사례가 나오지 않다보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우위 경쟁은 사실상 끝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제 대중의 관심은 스마트폰 이후의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이 어떤 경쟁에 나서겠냐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양쪽의 대표적 경쟁 시장은 웨어러블 기기와 핀테크 시장이다. 이 중에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의 경쟁이 앞으로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애플은 각각 갤럭시 기어 시리즈와 애플 워치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세계 시장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두 기기는 똑같은 스마트워치이면서도 지향점이 다르다. 삼성 갤럭시 기어의 경우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의 연동성과 단일성을 강조하는 반면 애플 워치는 스마트폰과의 연동성 외에도 모바일 앱이 스마트워치 단품에서도 따로 기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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