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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들, 야구장行 발길 뜸해진 이유

재벌 총수들, 야구장行 발길 뜸해진 이유

등록 2016.09.22 07:01

수정 2016.09.22 09:06

정백현

  기자

구본준·김승연·김택진 외 ‘직관’ 全無바쁜 경영 현안 탓에 시간 낼 틈 없어10월 가을야구에는 응원군 자처 유력

단일 시즌 누적 관중 8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둔 2016년 프로야구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유독 올해 야구장 관중석에서 보이지 않는 VIP급 유명 인사가 몇 명 있다. 각 구단에서 구단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의 총수들이다.

올해 9월 현재 KBO 리그 10개 구단 중 기업 총수 본인이 구단주를 맡은 팀은 두산 베어스(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와 NC 다이노스(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한화 이글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와 롯데 자이언츠(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KT 위즈(황창규 회장) 등 5개다.

나머지 팀은 모두 오너의 친척이나 전문경영인이 구단주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SK 와이번스는 최창원 SK가스·SK케미칼 부회장, 기아 타이거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구단주를 맡았다.

LG 트윈스는 구본준 ㈜LG 부회장이 한동안 구단주를 맡았다가 구 부회장의 형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KBO 총재에 선임된 후 신용삼 전 LG유플러스 사장에게 구단주 역할을 넘겨줬다. 그러나 현재는 구본준 부회장이 다시 구단주 업무를 맡고 있다.

이 중에서 올 시즌 야구장을 직접 찾아 각자의 팀을 응원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김승연 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의 원정 개막전을 직접 관람했고 김택진 대표는 지난 3일 창원 마산야구장을 방문해 경기를 지켜보고 갔다.

이들 구단에는 앞서 언급된 진짜 구단주 외에도 실질적 구단주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질적 구단주’로 자주 언급되고 있고 LG 트윈스는 구단주인 구본준 부회장은 물론 초대 구단주였던 구본무 회장의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틈만 나면 야구장을 찾아 스트레스를 풀고 선수단을 직접 격려하고 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올해는 유독 이들의 얼굴을 야구장에서 보기가 매우 어렵다.

‘재용불패’라는 별명을 가진 이 부회장은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를 직접 관람할 정도로 열혈 팬이다. 그러나 올해는 단 한 번도 야구장에 가지 않았다. 구본준 부회장 역시 올해 잠실 개막전 관람 이후 야구장을 찾지 않았다.

이들 인사는 경영 현안을 비교 설명하는 과정에서 야구를 자주 언급하면서도 야구장을 직접 찾지는 않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안 가는 것이 아니라 못 가는 것이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경영 일정 중간에 야구장을 들르지 못할 정도로 매우 바쁘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 전체의 현안을 챙겨봐야 하는 위치에 다다랐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사내이사까지 오른 만큼 그룹 안팎에서의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특히 추석연휴도 반납하고 해외 출장을 갈 정도로 현장 업무량이 많아졌다. 게다가 그룹 계열사 실적이 딱히 좋은 것도 아니기에 한가롭게 여가를 즐기기가 어렵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부진한 라이온즈의 성적에 화가 나서 발길을 끊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구본준 부회장도 LG그룹의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국내외를 꾸준히 돌며 불철주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트윈스의 열혈 팬이지만 현실적인 여건 탓에 경기 결과나 선수단 상황을 간접 보고를 받는 정도가 전부다.

안팎으로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신동빈 회장은 지금 야구에 관심을 둘 겨를이 없고 김승연 회장 역시 현장에서 광폭 행보를 펼치느라 바쁘다.

베어스의 잠실 홈 경기 관람을 거르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던 박정원 회장은 올해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할 즈음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백척간두에 섰던 그룹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는 자리에 있었기에 야구장을 직접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관심은 여전하다. 지난 6월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노히트 노런(상대팀 타자에게 단 1개의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는 상황) 기록을 세우자 꽃바구니를 보내는가 하면 자신의 차에 베어스 의류를 항상 싣고 다니는 것 또한 똑같다.

물론 이들이 올 가을 야구장에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포스트시즌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는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었고 NC 다이노스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다. 뒤늦게 신바람을 탄 LG 트윈스도 가을야구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그룹 임직원 전체의 시선이 쏠리는 큰 경기인 만큼 포스트시즌에는 박정원 회장이나 김택진 대표, 구본준 부회장 등이 야구장에 등장할 가능성은 크다. 구단주가 직접 보내주는 성원만큼 큰 원군이 없기 때문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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