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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가전 時代···품격·지능이 삶을 바꾸다

프리미엄 가전 時代···품격·지능이 삶을 바꾸다

등록 2016.09.06 11:09

수정 2016.09.06 11:15

정백현

  기자

삼성·LG, 올 초부터 고품격 家電 공격적 출시혁신적 디자인·기능 앞세운 제품 시장서 호평고가 제품군 신규 구매시기 맞물려 흥행 성공‘기업이 소비 양극화 조장’ 비판도 만만찮아

사진=삼성전자 제공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LG전자 제공사진=LG전자 제공

국내 가전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가전제품이 등장하면서 국내 가전제품 시장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대중적인 가전제품에 최고급 프리미엄 가전 제품군이 더해지면서 가전 시장 전체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창조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양대 가전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제품들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가전제품 생산 기술을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올려놓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군웅할거 형태로 짜였던 국내 가전 시장이 프리미엄 가전 제품군의 등장으로 하이엔드 제품과 보급형 대중 제품이 자동적으로 구분돼 취향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제품 선택이 가능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비싸게 가격을 책정해 시장 내 양극화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국내 가전 시장의 새로운 핵으로 떠오른 프리미엄 가전 시장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국내외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일까.

◇기막힌 타이밍이 프리미엄을 불렀다 =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붙인 가전제품이 공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LG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6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16)에서 초(超)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를 공개했고 두 달 뒤 국내 시장에서 LG 시그니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처럼 별도의 프리미엄 가전 통합 브랜드를 론칭하지 않았다. 다만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냉장고 브랜드인 ‘패밀리 허브’를 비롯해 애드워시 세탁기나 SUHD TV 등이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분류돼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6)에서 각자의 특성을 담은 프리미엄 가전 제품군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유럽 시장이 글로벌 가전 시장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회에 나서는 양대 브랜드의 각오는 남다르다.

국내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이라는 이름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이름이 갑작스럽게 부상한 것은 이유가 있다. 여기에는 초고가 고급형 가전제품의 교체 수요와 큰 연관이 있다. 시간을 10여년 전으로 돌아가면 얼추 답이 나온다.

2000년대 초·중반 서울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돋보였는 집들은 단연 초고층·초대형 프리미엄 아파트였다. 서울만 해도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목동 하이페리온, 삼성동 아이파크 등 프리미엄 초고층 아파트들이 연이어 들어섰다.

이들 아파트에 사는 거주자들은 소위 말해 ‘부유층’으로 분류되는 이들이었고 이들이 각자 집에 들여놨던 가전제품 역시 기존의 보급형 가전이 아닌 고급형 가전이 주류를 이뤘다.

최초 입주 이후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 그 당시에 구입했던 가전제품의 대부분은 내구연한이 다 됐거나 최초 구입 당시보다 성능이 조금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워낙 고가의 제품이었기에 잔고장은 없겠지만 신제품 구매에 대한 의욕이 생길 수 있는 시점이다.

가전 브랜드들도 구매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통상적인 가전제품 교체 주기는 8~10년 안팎이다. 프리미엄 아파트에 들여놓은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본격적인 교체 시기는 바로 올해부터다. 이 점에서 착안해 프리미엄 가전제품이 연달아 등장한 것이다.

◇브랜드 파워 제고 vs 대중적 수요 무시 = 프리미엄 가전제품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곱기만 한 것은 아니다. 소비 시장의 양극화를 조장하고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는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확장 초기부터 불거졌던 문제다.

실제로 LG전자가 지난 3월 국내 시장에서 LG 시그니처 브랜드 제품을 공개했을 때 어마어마한 가격이 화제가 됐다. 제품 공개 당시 세탁기의 가격은 800만원이 넘었고 올해 7월에는 무려 4100만원짜리 초대형 올레드(OLED) TV까지 등장했다.

회사의 입장에서 가격을 이렇게 높게 올려놓은 것은 이유가 있다. 프리미엄 가전 시장은 웬만하면 불황을 잘 안 타는 시장인데다 일반 제품보다 수익성이 훨씬 높다. 성능이나 디자인이 받쳐준다면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 겸 사장은 지난 3월 “LG 시그니처는 많이 팔기 위해 만든 브랜드가 아니며 LG가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론칭시킨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유 있는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그러나 대중의 시선은 가전 브랜드 관계자들의 시선과 다르다. 다수의 수요를 무시하고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 제고만을 올리기 위해 고가의 제품을 내놓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다수 소비자들의 생활환경 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기업이 일부 소비자들만을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에만 치중하는 것은 전체 경제 발전에 오히려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회사의 위신도 중요하지만 모든 소비자들이 편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대중적 가격대의 제품을 많이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은 국내 기업이 해야 할 의무”라며 “그 의무를 저버리고 소비의 양극화를 조장하려 한다면 기업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 마케팅은 어디까지나 대중형 제품과 동시에 꾸려가는 투 트랙 전략의 일환”이라며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순기능이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존 가전 시장을 육성하는 것이 업계 전체의 목표”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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