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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그리고 아산

[데스크칼럼]호암, 그리고 아산

등록 2015.11.23 10:25

황의신

  기자

호암, 그리고 아산 기사의 사진

한국경제의 오늘을 있게 했던 두 명의 경제 영웅, 고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고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삶을 재조명하는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호암의 28번째 기일인 11월 19일과 아산의 100번째 생일인 11월 25일이 근소하게 겹쳤기 때문이다.

호암과 아산을 빼놓고 우리 경제의 성장 역사를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들이 직접 세우고 피땀 어린 희생으로 길러낸 삼성과 현대는 국내외 산업 현장 곳곳에서 주역의 위치를 다했고 결국 대한민국을 아시아 굴지의 경제 강국으로 도약시킨 원동력이 됐다.

호암과 아산의 삶이 오늘의 우리에게 또 다른 의미로 기억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그들이 사익보다 국익을 먼저 중시하고 경제 성장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려고 했다. ‘기업가 정신’을 제대로 실천한 경영자였다는 점이다.

호암과 아산이 일으킨 사업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이다. 지금은 이들 산업의 세계 시장 내 영향력이 지대하고 대한민국 제조업 전체를 움직이게 하는 쌍두마차로 거듭나고 있지만 시작은 그야말로 미약했다.

삼성과 현대가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코웃음을 쳤다. 우리보다 기술이 앞서던 일본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는 조소(嘲笑)가 빗발쳤다.

호암과 아산은 도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호암은 “반도체 산업이야말로 나라 경제를 일으키는 일”이라며 반도체 생산 의지를 고수했다. 아산 역시 “우리 손 우리 기술로 만든 자동차를 세계에 내놓으면 그것이야말로 국위선양”이라고 외치며 자동차 고유 모델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기술과 자본, 경험이 일천한 악조건 속에서도 호암과 아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에 도전했고 결국 큰 성공을 거뒀다. 호암과 아산의 도전 의지가 없었다면 오늘날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와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톱5의 영광도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두 사람 모두 회사의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나라 경제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다는 점에서 오늘의 우리가 반성하고 되새겨볼 만한 점이 많다.

오늘 이 시점 우리 경제는 분명한 위기의 길을 걷고 있다. 자칫 잘못 하면 제2, 제3의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위기가 고조될수록 몸과 마음이 웅크려지게 마련이다. 기업도 강력한 투자보다는 안정적 ‘보신주의’에 멈추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호암과 아산은 위기 때마다 오히려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도전은 훗날 위대한 성공으로 연결됐다.

우리 손에 아무 것도 없던 시절 사업 성공으로 나라에 보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미지의 산업에 뛰어든 호암과 아산의 투지와 도전을 다시 한 번 되새기자. 그리고 그 정신을 우리의 몸에 익혀 또 다른 성공을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딛자. 호암과 아산도 그것을 원할 것이다.

황의신 산업부장 ph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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