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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미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음악은 안 할래요”

[인터뷰] 타이미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음악은 안 할래요”

등록 2015.04.17 09:00

김아름

  기자

 타이미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음악은 안 할래요” 기사의 사진


“살 것 같아요. 후련하기도 하고요. 떨어지기 바로 전에 보여드렸던 게 있어서 뿌듯해요. 속 시원합니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래퍼 졸리브이를 향해 날선 디스 랩으로 이슈가 됐던 타이미의 종영 소감이다. 지난 10일 타이미는 그동안 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다소 홀가분한 모습으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타이미는 오는 25일에 있을 ‘언프리티 랩스타’ 콘서트 연습에 한창이었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타이미의 인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타이미의 음악 인생에서 ‘신의 한수’가 됐다.

“음악을 그만두려고 할 찰나에 ‘언프리티 랩스타’를 시작했어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죠. 음악을 계속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그런 고민들이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하면서 없어졌고요. 혼자 앓던 걸 극복해냈어요. 못 보여드렸던 제 모습을 보여드린 것도 좋았고, 여자 래퍼 동료들을 많이 만난 것도 좋아요. 제 인지도가 올라간 것도 있지만 음악적인 부분에서 얻은 게 더 커요.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은 신의 한수였어요.”

얼마전부터 국내 가요계에는 힙합 음악이 주류로 떠올랐다. 각종 음원차트에서 힙합 장르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매니아층 장르에서 대중적인 장르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아직 여성 래퍼들에 대한 인식은 부족했다. 여성 래퍼들에 대한 여러 편견들이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깨질 수 있었다.

“프로그램 첫 촬영이 끝나고도 잘 될 거라는 느낌은 안 오더라고요. 출연진 모두 그랬죠. 30시간 열심히 했어요. 밤을 꼴딱 새우기도 했고요. 하지만 모두 이 프로그램 하길 잘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었죠. 정말 ‘말도 안된다’고 했어요. 제작진들도 잘 될거다 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첫 방송 후 크게 이슈가 나면서 대박을 터트렸죠. 멤버들과 제작진들이 서로 연락하며 ‘대박이다’라고 기뻐했어요.”

 타이미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음악은 안 할래요” 기사의 사진


◆ 힙합, 소신있게 자신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장르

타이미는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 후 육지담과 제이스, 제시 등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타이미와 함께 떠오르는 멤버가 있다면 바로 졸리브이다.

방송에서 타이미는 졸리브이에게 날선 디스곡을 선사했고 모든 사람들을 놀랍게 만들었다. 그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졸리브이와 정말 사이가 안 좋냐”였다.

“제가 원래 화를 잘 안내요. 근데 그날 녹화 날 결국 터진거죠. 저 스스로도 주체를 못한 것도 있었고 쌓여있던 감정이 격해졌던 것도 있었어요. 쌓인 것 털어내고 일을 크게 벌려 놓고 나니 많이 풀려 있더라고요. 이제는 졸리브이의 전화번호도 알고 잘 지내고 있어요. 하하하.”

타이미가 힙합을 접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그 우연한 계기에 접한 힙합은 타이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축제에서 선배 언니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됐어요. 그 모습이 진자 멋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저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힙합 동아리에 들어가서 가사를 쓰고 랩을 연습하면서 힙합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하지만 동아리에 들어간 후 성적이 떨어지다보니 부모님께서는 제가 힙합 하는 것을 싫어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힙합이 점점 좋아졌어요. 그럴수록 가족들과 자주 갈등이 일어났고, 결국은 부모님과 합의점을 찾아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님께서 제가 대학에 음악이 아닌 다른 과를 들어가게 되면 그 뒤부터는 터치 하지 않겠다고 약속 하셨고 저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죠. 그래서 음악 다음으로 하고 싶었던 미술 공부를 1년 정도 한 후에 당당히 합격해 디자인과로 들어갔습니다. 영상과 웹디자인을 다루는 전공이었는데 나중에 음악을 할 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선택했어요. 지금은 누구보다도 응원해주세요. 아마 부모님이 안 계셨다면 더욱 힘들었을 거예요.”

타이미를 그토록 빠져들게 한 힙합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소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장르”라며 입을 열었다.

“꼭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 뿐만 아니라 제가 갖고 있는 가치관도 담을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 사람 자체를 담아내기에 좋은 음악이라고 할까요. 생각했던 것을 말로 잘 풀어낼 수 있는 게 힙합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되게 자유분방한 음악이죠. 어디에 갖다 붙여도 퓨전이 되는 것 같아요.”

자신의 이야기를 진중하고 소신있게 담아 낼수 있는게 ‘힙합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 매력 때문에 타이미는 힙합에 자신의 인생을 던졌다.

 타이미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음악은 안 할래요” 기사의 사진


◆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 잘한 선택이었다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걸어오다 보면 힘든 순간은 항상 찾아온다. 하지만 그럴때는 신기하게도 꼭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준다. 타이미에게는 래퍼 아웃사이더가 그런 존재였다.

“제가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제가 어려워하고 있는 걸 알고 제게 찾아와주셨어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저랑 통하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걱정 하지말고 좋은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해주셨죠. 그 이후로 오빠를 믿고 지금의 회사(아싸커뮤니케이션)와 계약했어요. 벌써 2년이 됐네요.”

타이미는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을 발판 삼아 새로운 미니 앨범도 준비 중이다. 이미 “절반 정도 작업이 진행됐다”며 “자켓 콘셉트 디자인부터 직접 하면서 지금도 계속 가사를 쓰며 작업하고 있다”며 앨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드러내기도 했다.

타이미는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 무명으로 지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들었을 터.

“저는 안되더라도 제가 하는 것만 지켜내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쇼미더머니’ 때 충격이 좀 컸어요. 각오를 많이 하고 나갔는데 가사를 전체로 잊어버리고 떨어졌으니까요. 제 자신이 인정할 수 없었어요. 그 충격을 ‘언프리티 랩스타’로 극복 했어요. 사실 나가기 전에는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프로그램이었으니까요. 주변에서도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 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타이미는 ‘언프리티 랩스타’에 함께 출연했던 멤버들 중에 제시의 실력을 추켜 세웠다.

“보자 마자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라이브로 들으면 더욱 느껴지는 실력이죠. 마이크를 한번 거쳐서 그런지 몰라도 무대에서 나오는 퍼포먼스와 성량, 발음은 정말 달라요. 그래서 보자마자 ‘저 친구가 정말 잘 하는구나’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정말 놀랐죠. 육지담도 마찬가지예요. 그 정도로 잠재력 있는 친구인지 몰랐어요. 정말 열심히 하면 잘 될 친구에요.”

 타이미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음악은 안 할래요” 기사의 사진


◆ 랩하는 남자와는 만나지 않을래요

타이미의 롤모델은 다이나믹듀오의 전신인 CB매쓰다. CB매쓰의 1집 앨범을 듣고는 힙합을 동경해왔다. 그리고 가요계의 ‘악동’이라 불리는 DJ DOC도 타이미에게는 롤모델이다. 그렇게 힙합을 좋아하면서도 “랩 하는 남자와는 사귀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제가 힙합이 직업인 사람인데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지는 않아요. 어릴 때 랩 하는 친구와 사귄 적이 있는데 서로 음악을 만들 때 이렇게 만들면 안된다고 싸운 적이 많았거든요. (웃음)”

‘그 녀석’ 노홍철 같은 센스와 감각을 지닌 사람을 좋아한다며 웃는 타이미는 힙합이 아닌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는 사람은 좋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쎈 이미지 때문에 남자들이 다가오지 않는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대중들이 바라보던 타이미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누구든 타이미와 30분만 이야기 해보면 그녀가 가진 매력을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인터뷰 내내 들었다.

이제 ‘타이미’라는 이름 세 글자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것까지는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그 이름을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제대로 음악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미니앨범을 준비하는 것도 뚜렷하게 제 색깔을 담아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평범한 건 안 하려고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많이 들어본 음악은 재미없다는 생각이거든요. 저만 할 수 있는 음악을 보여드릴 예정이예요.”

타이미는 여성래퍼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타이미가 힙합을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이번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여자 래퍼들이 부각 돼 너무 반갑고 좋은 것 같아요. 많은 여자 래퍼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으니 지금의 이 관심 계속 이어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보여드릴게 많이 남아있어요. 저의 미래도 더욱 기대해주세요.”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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