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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담대한 도전 ‘사회적기업’

[포커스]최태원 회장의 담대한 도전 ‘사회적기업’

등록 2014.10.21 08:40

수정 2014.10.21 08:41

강길홍

  기자

선친이 닦아놓은 사회공헌 ‘사회적 기업’으로 구체화<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 출간···현실적 대안도 제시

지난해 1월 열린 다포스포럼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임팩트 투자’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사회적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임팩트 투자’가 활성화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반 대중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진=SK그룹 제공지난해 1월 열린 다포스포럼에서 최태원 SK 회장이 ‘임팩트 투자’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사회적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임팩트 투자’가 활성화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반 대중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진=SK그룹 제공


사회적기업을 키우기 위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담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으로 사회적기업 키우기에 앞장섰던 최 회장은 최근 수감된 상태에서도 사회적기업 전문 서적인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이 대기업 회장으로서는 흔치 않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관련 책을 출간한 것은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소명의식 때문이다. 사회적기업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책 집필을 결심했고 지난해 1월 구속되기 전까지 원고의 70% 이상을 완성했다. 이후 17개월간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에 나머지 원고량을 채우고 퇴고 등의 작업을 거쳐 마침내 책을 펴냈다.

최 회장은 책을 통해서 대기업 회장으로서 사회적기업의 육성·지원에 나서며 그동안 느꼈던 고민과 해결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본문 곳곳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애정 어린 그의 진심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옥중에서도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 회장이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을 기울인 것은 효율적인 사회 공헌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지난 2009년이다. 그리고 한 대학교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국제 포럼’에 참석했다가 사회적기업이라는 해결책을 찾게 됐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특화된 조직인 사회적 기업이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을 가졌고 사회적기업 육성을 자신의 소명으로 삼게 됐다.

이듬해 SK그룹은 방과후학교를 위탁 운영하는 서울행복한학교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회적기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섰다. 이후 결식아동급식 지원사업이 주목적인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과 소모성자재구매대행을 하는 행복나래, 중고폰을 재활용하는 행복한에코폰 등 지금까지 총 16개의 사회적기업을 직접 설립하며 총 300억원을 출연했다.

최태원 회장의 담대한 도전 ‘사회적기업’ 기사의 사진


SK그룹의 사회적기업 설립을 통해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으며 취업자 대부분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이다. 사회적기업이 아니었다면 이들이 자립하는 길을 열어주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효과적인 이유는 사회적기업이 정부의 공공성과 영리기업의 효율성이란 장점을 두루 갖춘 조직이면서 정부 기능과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영역의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회장은 책을 통해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SPC(Social Progress Credit, 사회문제 해결 정도에 비례해 사회적 기업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 개념을 최초로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SPC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와 연계해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사회적기업의 SPC는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일종의 보상인 셈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기업이라는 맞춤형 해결사를 활용한다고 해서 전세계의 모든 사회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해결사를 얼마나 큰 규모로, 얼마나 빨리 마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사회적기업이 처한 생태계는 사회문제를 신속하고 규모 있게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취약하다며 현재 상황은 사회적기업 숫자도 부족할 뿐 더러 문제 해결 역량과 성장에 필요한 투자금도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사회적 기업의 숫자를 늘리고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저마다 한계가 있다. 무언가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데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 투자 자본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사회적 기업 붐에 버금가는 성장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SPC가 사회적 기업이 처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존속의 딜레마를 상당 부분 해소해주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SPC를 도입하려면 가장 먼저 사회적 가치 측정의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데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부터 이미 발생한 문제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고 예방하는 것까지 포함한다”며 “즉 사회적 가치가 크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했다거나, 특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없앴거나, 혹은 많은 양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 회장은 SPC도 한계가 있다며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아 사회의 공공선이 전이되는 긍정적 영향인 ‘백색효과’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당신의 친구들이 친환경 제품을 쓰면서 환경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면, 당신도 그 영향을 받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바로 백색효과”라며 “이처럼 주변에 이타적인 사람들이 많아지면 백색효과는 더 커질 뿐 아니라 더 이타적인 사람의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의 숫자가 많아지면 백색효과도 커질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의 등장은 사람들의 이타적인 행동의 선택지를 넓혀주게 되며, 사회적 기업의 숫자가 많아지면 사회적 기업 활동이 사회규범처럼 당연시 돼 백색효과가 더 확산될 수 있다.

최 회장은 “이런 양적·질적 변화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 역시 사회적 가치를 더 크게 만드는 사회적 기업 활동에 참여하거나 이를 지지할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율적인 자원의 배분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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