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는 “조종사의 과실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 항공사가 면죄부를 받는다면 어느 누가 항공 안전을 위해 막대한 투자와 훈련을 하고 안전대책을 강구하겠느냐”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빠른 행정 처분을 촉구했다.
이 성명을 고운 시각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상식의 선에서 생각해볼 때 대한항공 노조의 이번 움직임은 동업자 정신을 저버린 비정한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NTSB의 판단처럼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의 원인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에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 결과를 받아든 우리 국토부가 아시아나항공에 패널티를 적용해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치자.
그러나 그건 국토부에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이지 경쟁사의 노조가 빨리 처벌해라라고 하는 건 월권이다. 더욱이 탄원의 주체가 노조라는 것은 안타까움을 더한다. 대한항공 노조의 구성원은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월급쟁이에 불과하다.
회사만 다를 뿐 모두 마찬가지 처지다. 국토부의 결정이 무엇이건 간에 아시아나항공이 입을 손실은 고스란히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떠 안을 수밖에 없다. 거꾸로 대한항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한항공 노조는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나만 살고 보자”는 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벼랑으로 내 몰았다. 상식을 갖춘 노조라면 동종업계의 발전과 그 기업의 직원들이 최대한 피해를 입길 바라지 않을까. 선처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용히 있다고 해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입을 피해가 뭐가 있길래 탄원서라는 선택을 했을까.
회사간의 경쟁은 어쩔 수 없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기업들이야 서로 할키고 물어 뜯는 일이 다반사라지만 동병상련인 직원들까지 합세해서 진흙탕 싸움을 만드는 건 문제가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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