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휴일제 보완입법 놓고 시각차 뚜렷與 “소관부처 문제”, 野 “눈치 보지말라”재계 반대 속 논의 자체 쉽지 않을 듯지난 추석때 中企 60% 대체휴일 없어
추석 명절을 거치면서 노동계 현안으로 떠오른 대체휴일제 등 휴무 확대가 당분간 연착륙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체휴일제 시행을 놓고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여야의 입장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어서다.
대체휴일제는 설날·추석 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치거나 어린이날이 토요일 혹은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그 날 이후 첫 번째 비공휴일을 공휴일로 하는 제도다. 지난해 9월 초 정부와 새누리당의 합의에 따라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다만, 의무시행 대상범위가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으로 한정돼 있고 일반 회사는 자유재량에 맡겨져 있다. 법이 아닌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대통령령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대체휴일제 첫 시행의 결과는 상당히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이번 추석연휴에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6곳 이상이 대체휴일제를 실시하지 않았고 대체휴일 포함 총 5일을 모두 쉰 경우는 14%에 불과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휴 기간에 손길이 더욱 필요한 대형마트나 준대규모점포(SSM), 일부 중소 제조업체 등에서 대체휴일제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여야는 대체휴일제를 확대 시행하는 방안에 한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 제4정조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 12일 모든 근로자가 대체휴일제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공휴일과 대체휴일에 모든 근로자가 유급휴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한국노총 출신의 두 의원은 그동안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노사협의에 따라 휴일로 쉬었던 공휴일을 법정 유급휴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은 대체휴일제 보완 입법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재계 눈치를 너무 보는 것 같다”며 “안 그래도 ‘휴일 양극화’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면 민심이 어떻겠나”라고 되물었다.
나아가 야권에서는 대체휴일제를 넘어 명절 연휴에 의무휴업일을 정하는 방안까지 나왔다. 전순옥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23일 대규모 유통업 종사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석과 설 등 명절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정부와 새누리당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전환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22일 정부와 함께 당정협의를 갖고 논의한 결과 대체휴일제 입법화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부터다.
고용노동부는 대체휴일제가 고용관련 법안 논의사항이 아니라 공휴일 관련 지침을 관장하는 안전행정부 소관이라는 입장이고, 새누리당은 고용노동부 혼자 결정할 사항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대체휴일제 보완 입법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여권의 한 당직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 참석했던 권성동 의원은 대체휴일제를 확대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강하게 나타냈다. 환노위 간사인 권 의원이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서 대체휴일제 보완 입법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권 의원은 지난 전반기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일 때도 대체휴일제 확대에 반대한 바 있다.
여기에 무엇보다 재계의 반발이 적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해 대체휴일제 도입 시 생산성 하락과 인건비 부담 등 32조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대체휴일제가 일부 근로자의 휴일 확대를 명분으로 기업 경영환경을 악화시키고 취약계층의 소득감소를 통해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동계와 야권 등을 중심으로 대체휴일제 보완 입법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여당과 재계가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이 같은 휴무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다음 명절인 내년 설이 목요일로 대체휴일제 적용이 되지 않으면서 당분간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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