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7일 토요일

  • 서울

  • 인천 10℃

  • 백령 10℃

  • 춘천 11℃

  • 강릉 19℃

  • 청주 14℃

  • 수원 11℃

  • 안동 12℃

  • 울릉도 16℃

  • 독도 16℃

  • 대전 12℃

  • 전주 12℃

  • 광주 11℃

  • 목포 13℃

  • 여수 14℃

  • 대구 15℃

  • 울산 13℃

  • 창원 14℃

  • 부산 14℃

  • 제주 17℃

밴드 로열파이럿츠 “더 즐기는 밴드 되고싶다”

[줌인★인터뷰] 밴드 로열파이럿츠 “더 즐기는 밴드 되고싶다”

등록 2014.09.17 12:06

김아름

  기자

 밴드 로열파이럿츠 “더 즐기는 밴드 되고싶다” 기사의 사진


유난히 더웠던 2014년 여름의 끝자락. 밴드 로열파이럿츠를 6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처음 로열파이럿츠와 만났던 지난 2월에는 방송활동도 시작하지 않았던 앳된 신인의 모습 그대로였다면 이제는 성숙함과 베테랑의 느낌이 물씬 풍길 정도로 성장했다. 그동안 이들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정신도 없고 모든 게 떨리고 그랬는데 이제 익숙해지고 자신감도 붙어 즐기면서 활동하고 있어 좋아요. 음악은 물론 예능도 열심히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음악을 통해서 위로 받고 우리를 보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문)

“가끔씩 길거리에서 저를 알아보시긴 했어요. 제가 ‘정글의 법칙’ 첫 회에 출연했을 때 그 다음날 15분 동안 5명이 제게 와서 저를 알아보시는 게 정말 충격(?)적이었죠.(웃음)”(제임스)

길거리를 걸을 때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던 무명의 한 밴드가 이제는 많은 대중들이 알아볼 만큼 훌쩍 자랐다. 비단 예능 출연으로 이름을 알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들의 음악 역시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조금은 가벼워졌으며 또 발랄해졌다.

 밴드 로열파이럿츠 “더 즐기는 밴드 되고싶다” 기사의 사진


로열파이럿츠의 두 번째 EP앨범 ‘러브 톡식(Love Toxic)’의 타이틀곡 ‘사랑에 빠져’는 기타 리프와 세련된 신스 편곡이 어우러져 이들만의 매력을 담은 러브송으로 드러머 수윤이 직접 썼다. 기존 밴드음악과는 조금 다르게 기계음도 많이 섞였다.

“한국에는 밴드들이 설 무대가 없고 아직까지는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고 비주류 장르이다 보니 우리들의 인지도를 높여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조금 가볍게 곡을 썼어요. 록 적인 요소도 있지만 방송에도 적합하고 대중들에게도 접근하기 쉬운 요소를 많이 넣었습니다. 노래 녹음할 시간이 적었는데도 생각보다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웃음)”(수윤)

“예전부터 좋아하는 밴드 음악은 리얼 드럼이나 록 사운드가 많았는데 점점 더 가상악기를 많이 쓰더라고요. 대중들에게 익숙하도록 다가가겠지만 점점 더 우리의 색깔을 보여드릴 예정이예요”(문)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번졌던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로열파이럿츠도 참여하게 됐다. 그때 로열파이럿츠는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 일본의 아베 총리를 지목해 큰 화제를 낳았다.

“좋은 취지라서 하게 됐어요. 아시아의 단결과 화합을 생각했죠. 하하하”(문) “이탈리아 총리도 했던데요?”(수윤) “공연이 끝나고 나서 ‘아이스버킷챌린지’를 했는데 시원하더라고요. 이 행사 때문에 루게릭 병이라는 게 널리 알려진다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제임스)

'로열파이럿츠' 멤버 문.'로열파이럿츠' 멤버 문.


사실 멤버 문은 ‘아이스버킷챌린지’ 행사가 조금은 다른 의미다. 자신도 난치병을 앓고 있기 때문. 그래서 ‘아이스버킷챌린지’를 통해 루게릭 병이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저도 난치병을 앓고 있어요. 시신경이 마르는 병인데 왼쪽 눈의 시력이 거의 없죠. 제가 앓고 있는 병이 생소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아이스버킷챌린지’로 인해 루게릭 병이 많은 사람들에게 퍼졌으면 해요”(문)

로열파이럿츠는 지난 앨범 활동이 끝난 후 개인 활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먼저 멤버 제임스는 SBS ‘정글의 법칙’ 인도양 편에서 잘생긴 외모와 따뜻한 마음씨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또 멤버 문은 또 다른 법칙 시리즈인 SBS ‘도시의 법칙’에 출연, 3주에 걸친 뉴욕 생활기를 리얼하게 안방으로 전하며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특히 제임스는 ‘정글의 법칙’에 함께 출연했던 유이와 러브모드를 형성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소 짓궂은 질문에 제임스는 “유이와 저는 친구예요. 진짜.(웃음) 그때 머리를 다쳐서 정말 놀랬죠. 아마 엄청 아팠을 거예요. 그런데도 함께하고 있는 오빠들한테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며 참고 웃더라고요. 그 모습을 봤을 때 정말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했죠”라며 유이를 칭찬하기도.

'로열파이럿츠' 제임스'로열파이럿츠' 제임스


“개인적으로 ‘정글의 법칙’을 하면서 진짜 행복했어요. 이곳에 있던 걱정은 벗어던지고 휴대폰도 없고 몇 시인지도 모르고 오로지 그곳에만 집중을 해야 했죠. 살이 6kg까지 빠지기도 했어요. 원래 제가 3.7%의 체지방이었는데 갔다 오니 1.9%까지 체지방이 빠졌더라고요. 그래서 추위를 더 타기도 했는데 한국에 와서 일주일 만에 8kg이 쪘어요. 하하하” (제임스)

6개월 전에는 한국말에 서툴렀던 제임스가 이제는 제법 많이 늘었다. 그동안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다던 제임스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말이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사실 한국 욕을 좀 배웠어요”라며 인터뷰 도중 귀여운 욕(?)을 살짝 첨가하기도 했다. 욕이 아닌 애교였다.

멤버 문과 제임스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릴 때 멤버 수윤은 상대적으로 조용히 활동했다. 이름을 알리고 있는 두 멤버들의 활약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들지는 않았을까.

 밴드 로열파이럿츠 “더 즐기는 밴드 되고싶다” 기사의 사진


“그런 질문 많이 받았어요. 진짜 솔직히 부러운 마음은 안 들었어요. 좋은 경험이니까 하면 좋지만 얼마나 힘든지 알잖아요. 고생을 하는 거라서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진짜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거라면 부러웠을 텐데 직접 했다면 부담스러웠을 거예요. 저는 저 나름대로 곡도 쓰고 음악에 전념하면서 잘 지냈어요”(수윤)

로열파일럿츠는 약 6개월간의 공백 기간 중 두 개의 싱글앨범 발매했다. 먼저 제임스의 자작곡 ‘Betting Everything’과 문의 ‘서울 촌놈’이 각각 디지털 싱글로 발매하며 팬들과의 간극을 좁혔다. 싱글 앨범 발매와 함께 서울 정복 버스킹 공연을 펼치며 팬 층을 넓혀 나가기도 했다.

버스킹 공연은 갖춰진 것 없이 게릴라성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팬들과 가장 거리낌 없이 호흡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러다보니 생각하지도 못했던 변수들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한번은 가로수길 옆 세로수길 옷가게 앞에서 버스킹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주민 신고가 들어왔었어요. 구청에서 나와서 경고를 줬는데 일부러 더 소리 지르고 그랬던 것 같아요.(웃음)”(문)

 밴드 로열파이럿츠 “더 즐기는 밴드 되고싶다” 기사의 사진


“버스킹 공연은 장소와 시간, 날씨, 사운드 등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버스킹 공연 때는 다른 밴드가 버스킹을 하고 있어서 공지했던 장소에서 하지 못해 30분 정도 공연을 지체한 적도 있었어요. 아, 한강에서 공연했을 경우에는 그 당시 태풍 주의보가 있었죠. 그래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버스킹을 취소해야하나 생각했는데 공연 시작하니까 비도 그치고 마침 석양도 지니까 너무 예쁘더라고요.(웃음)”(수윤)

이렇게 작은 버스킹 공연에서 갈고 닦은 무대매너와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제 로열파이럿츠는 국내 굵직한 행사에 참석해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공연을 선보여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8월 초, 무더위가 한창이던 한 여름에는 ‘시티브레이크’ 공연 오프닝 무대에 서면서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밴드 로열파이럿츠 “더 즐기는 밴드 되고싶다” 기사의 사진


오는 10월에는 일본에서 일본버전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여러 공연을 통해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알리겠다는 야무진 꿈도 이야기한다.

“앞으로 더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요즘에는 자주 팬 여러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돼 너무 좋고 기대가 돼요. 저희 라이브 공연 많이 보러 와서 즐겨주시고 저희 로열파이럿츠 음악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문, 수윤, 제임스)

국내 가요계에서 밴드로 살아간다는 것, 밴드 음악을 한다는 게 아직은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첫 술에 배부르랴. 자신들이 원했던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로열파이럿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들의 음악에 소신을 갖고 묵묵히 걸어 갈 그들의 앞날에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사진= 김동민 기자 life@]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