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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한전 부지 입찰 D-1···‘정중동’ 삼성의 선택은?

삼성동 한전 부지 입찰 D-1···‘정중동’ 삼성의 선택은?

등록 2014.09.16 17:29

정백현

  기자

강남·태평로 등 사무공간 이미 풍부···신규 부지 취득 절실함 적어교통 편의성·地名에 큰 의미···안팎 변수 탓 미응찰 가능성도 대두

오는 17일 공개 입찰을 통해 새 주인을 찾게 될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 사진=뉴스웨이DB오는 17일 공개 입찰을 통해 새 주인을 찾게 될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 사진=뉴스웨이DB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의 새 주인이 오는 17일 공개 입찰을 통해 가려진다.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이 부지를 놓고 재계 1·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전이 지난 7월 17일 삼성동 부지 매각 방침을 공개한 뒤 두 기업의 반응은 극명하게 달랐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삼성동에 짓겠다는 계획을 매각 방침 공개 당일에 공개한 반면 삼성그룹은 이 부지와 관련해 현재까지 어떠한 반응도 나타내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부지 입찰 마감을 하루 앞둔 16일까지도 삼성동 부지 취득 여부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아직 아무 것도 없다”며 “설령 입찰에 대해 정해진 내용이 있다고 해도 쉽게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고수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입찰 참여가 가능한 계열사들이 응찰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삼성은 현재 서울시내에 보유하고 있는 사무용 공간이 많이 남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번 삼성동 부지 경쟁에 있어 조금 여유롭다.

실제로 현재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가 입주한 서초동 삼성타운과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가 입주 중인 태평로 옛 본관의 여유 공간이 꽤 있다. 이 때문에 사무공간을 별도로 만들 이유는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재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삼성의 한전 본사 부지 입찰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바로 삼성동이 갖고 있는 어마어마한 가치와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

삼성은 과거부터 이 땅에 간접적으로나마 큰 관심을 보여 왔다. 2009년 삼성물산이 포스코와 손을 잡고 한전 본사 일대를 대규모 복합 상업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2011년에는 삼성생명이 한전 본사 뒤편의 한국감정원 부지를 사들인 바 있다.

삼성이 한전 본사 부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는 배경에는 교통의 편의성과 ‘삼성동’이라는 지명에 있다. 한전 본사 부지는 지하철 2호선은 물론 내년 초 개통되는 9호선과 맞닿는다. 또 강남권 핵심 도로인 영동대로도 곁에 두고 있어 서울 어디에서든 접근이 편리하다.

게다가 서울 최대 규모의 종합 전시 컨벤션 시설인 코엑스는 바로 길 건너에 마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신라면세점 사업이나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패션 유통 사업 등 집객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삼성동’이라는 지명은 자연스럽게 삼성의 소유지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물론 삼성동의 한자와 영문 지명은 기업명과 다르다. 삼성동의 ‘성’은 별 성(星)이 아닌 이룰 성(成)이며 영문의 ‘성’도 ‘Sung’이 아닌 ‘Seong’으로 표기돼왔다.

그러나 지명과 기업명의 한글 독음(讀音)이 같은 만큼 어느 정도의 연계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삼성이 이번 입찰에 미온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 배경에는 최근 들어 녹록치 않아진 삼성 안팎의 사업 환경이 있다.

그룹의 핵심 사업인 전자 사업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다. 게다가 그룹 최고의 의결권자인 이건희 회장이 투병 중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를 강행할 경우 오히려 그룹의 장기 성장 기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삼성그룹이 한전 부지 입찰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지만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삼성그룹 주변에 워낙 돌발적인 변수가 많기 때문에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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