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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힘으로 하면 빗나가는 티샷처럼 살아가는 거랑...”

[안성찬이 만난 골프人]“골프, 힘으로 하면 빗나가는 티샷처럼 살아가는 거랑...”

등록 2014.08.30 12:17

수정 2014.09.01 15:18

안성찬

  기자

만세정형외과 관절·척추 전문의 소동혁 원장

골프는 역시 척추가 좋아야

“골프, 힘으로 하면 빗나가는 티샷처럼 살아가는 거랑...” 기사의 사진


“인생처럼 골프도 힘으로 하면 빗나가기 일쑤예요. 몸과 마음에 힘주면 망가지고, 빼면 결과가 좋아지니까요. 골프, 아무리 봐도 살아가는 것과 참 많이도 닮지 않았나요.”

소동혁 만세정형외과 원장. 종합병원에 근무하다가 개원한지 6개월이 조금 지났다.
그래서 그는 요즘 골프가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구력이 6년이나 됐는데도. 25시간을 쪼개서 살기 때문이다. 환자와 씨름하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른다. 틈틈이 방송출연도 하고, 짬을 내서 언론에 기고할 글도 쓰고.

그럼에도 골프를 하면서 한 가지 확실하게 체득한 것은 ‘사는 것도, 골프도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살아가는데 몸의 어느 한 곳이 아파보라. 불편하기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골프도 마찬가지. 그가 그랬다. 그는 골프를 처음에 힘만으로 되는 것으로 알고 너무 힘을 주다가 큰 코 다쳤다.

자신이 뼈를 다루는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우습게 알았던 것. 그래서 고생을 심하게 했다.

이른바 ‘방아쇠 수지’ 증세가 보인 것. 연습장에서 골프클럽을 너무 세게 잡고 스윙연습을 하다가 생긴 통증이다. 흡사 방아쇠를 당기듯 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고 ‘딱-딱’ 하는 소리까지 날 정도였으니까. 대개 일반 골퍼는 왼손 세, 네 번째 손가락에 자주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아침에 자고 나면 잘 안 구부러지거나, 안 펴지는 증세를 동반한다. 아마도 골퍼들은 클럽을 처음 잡자마자 ‘죽기 살기로’ 연습한 덕에 손에 마비는 물론 이런 증상은 누구에게나 찾아 왔을 터.

소동혁 원장이 척추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소동혁 원장이 척추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경희대 의대에서 정형외과를 전공해 관절 전문의가 된 그가 골프를 접한 것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강동 경희대 병원에서 척추전임의 임상강사를 마치고 나서. 그는 자신을 가르쳤던 의대 지도교수 추천으로 2008년 전주 고려병원에 파견 근무할 때였다. 그곳 병원장이 골프마니아로 수준급이었다.

원장이 권한대로 골프를 배우기로 했다. 그는 골프연습장에 등록을 했고, 레슨을 받았다.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다. 특히 필드에 자주 나가게 되면서 골프의 즐거움에 푹 빠졌다. 필드에 나간지 세 번째 첫 버디를 잡아냈다. 이때 골프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재미도 잠시뿐. 자신을 지도했던 코치가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새로운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다. 그랬더니 스윙이 바뀌었다. 여기서부터 그의 골프가 꼬이기 시작했다.
폼이 엉망이 됐다. 이후 1년 동안은 스윙에 힘만 들어가고 슬라이스나 생크가 나 고생을 했다. 사실 정형외과 의사들은 무조건 강하게 치는 경향이 있다. 수술, 그 자체가 엄청난 힘을 요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소 원장의 골프클럽 헤드가 날아간 일화 한 토막.
지방 병원 근무 시절 친구처럼 지내던 내과의사와 라운드를 했다. 전주 샹그릴라컨트리클럽에서. 전반이 끝나갈 때 쯤 비가 슬슬 뿌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둘은 스코어는 뒷전이고 ‘장타전쟁’을 벌인 것. 둘 다 거리가 엇비슷했다. 대략 240야드 안팎을 날렸다.

척추를 수술중인 소동혁 원장척추를 수술중인 소동혁 원장


그러다 보니 문제가 터지게 마련. 그가 힘껏 휘두른 드라이버가 뒤땅을 치면서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헤드가 날아갔다. 민망하게도 볼보다 더 많이.
남은 홀들은 우드로 티샷을 했는데 참 묘하게도 10여개 홀에서 한 번도 못했던 버디를 2개나 잡아냈다.

“골프에서 부상은 대개 욕심에서 나오죠. 힘으로 치는 골프는 득이 될게 없습니다. 부상당하기 십상이죠. 특히 겨울에는 더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골프선수들이 허리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타이거 우즈(39·미국)는 지난 3월 허리수술이후 재활치료에 들어가 완쾌된 듯 보였다. 하지만 대회에 출전해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했다. 즐거워야할 골프가 무리하게 사용하는 힘 때문에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거리보다는 정확성이 필요한 쇼트게임에서는 부상 입을 일이 없지요. 자신이 칠 수 있는 힘의 70~80%까지만 사용하면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힘의 120%를 치려고 하기 때문에 샷이 엉망이 되고, 부상까지 당하는 것이지요.”

그는 척추전문의답게 골프에서 허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한다. 중심축을 이루는 허리가 부실하면 거리는 물론 방향성까지 모두 놓친다고 했다.
그런데 골퍼들은 의외로 척추에 무관심하다고 그는 말한다.

“절대로 아프기 전에는 병원을 찾지 않아요. 그보다는 아프기 전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자신의 척추상태를 점검해보고 예방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래야만 볼도 잘 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환자 중에 더 안타까운 것은 막연하게 ‘조금 있으면 낫겠지’하고 방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픈데 그냥두면 병을 키우는 것일 뿐 절대로 좋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관절, 척추가 너무 세분화 되어 무릎이 아프면 A의사, 어깨는 B의사, 허리는 C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환자들은 관절, 척추가 따로따로 아픈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는 전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일례로 어깨가 아픈 환자가 있는데 목 디스크 때문인지, 어깨 관절 때문인지 확실히 알아야한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관절과 척추 두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골프, 힘으로 하면 빗나가는 티샷처럼 살아가는 거랑...” 기사의 사진


소동혁 전문의는 조금 독특하다. 마치 환자와 가족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적지 않다.

그는 ‘내가 힘들어야 환자가 편하다’고 생각한다. 의사든, 간호사든 의료인은 환자를 위해 최선의 노력과 함께 힘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환자가 힘들고 의사가 편하면 그 병원은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곳이 아니고 환자의 병을 키우는 곳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만세정형외과를 개업할 때도 가장 신경 쓴 것이 교통편이다. 척추 질환 환자에게는 많이 걷는 것 자체가 무리다. 환자들이 병원을 힘들게 찾아오게 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

이 때문에 만세정형외과는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8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연결되고
주차도 100대나 할 수 있게끔 환자들을 위해 최대한 신경을 썼다.

소동혁 원장이 생각하는 골프와 의술의 공통점은 바로 초심. 아무리 실력 있고 열정 있는 의사라고 해도 처음과 달라진다면 훌륭한 의사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골프나 의료에 있어서 같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 때문에 힘든 정형외과 의사가 됐을까.

“사실 쉽지가 않죠. 힘든 분야지만 수 년 동안 고생하던 환자분들이 간단한 주사치료로 혹은 수술치료를 받은 후 몰라보게 좋아지는 것을 보고 큰 매력을 느끼게 됐죠. 실제로 허리 디스크 환자들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누워서 병원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치료를 받은 후 병원에서 나올 때는 건강하게 웃으면서 걸어서 나옵니다. 이 같은 드라마틱한 의술이 또 있을까요.”

소동혁 원장이 정형외과 전문의를 선택한 이유다.

※만세정형외과(www.만세.kr)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자리 잡은 만세정형외과는 진료실, VIP 면역치료실, 주사치료실, 재활클리닉, 도수치료실, 수술실 및 26병상의 입원병동을 운영하는 정형외과 전문치료 병원이다. 02-959-8875

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n@

뉴스웨이 안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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