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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한 앞둔 자동차업계, ‘포프모빌 효과’에 설렌다

교황 방한 앞둔 자동차업계, ‘포프모빌 효과’에 설렌다

등록 2014.07.31 09:00

정백현

  기자

정부, 교황청에 기아차 ‘쏘울’ 제안···경호 비밀 누설 막기 위해 차종 결정 미뤄막대한 마케팅 효과 창출 전망···유럽·남미 등 천주교 국가서 판매량 증가 기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를 개조한 무개차를 타고 카 퍼레이드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를 개조한 무개차를 타고 카 퍼레이드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임박한 가운데 자동차업계가 이른바 ‘포프모빌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포프모빌’은 교황을 뜻하는 영어 ‘Pope’와 자동차를 뜻하는 영어 ‘Mobile’이 합쳐진 단어로 교황이 타고 다니는 차를 의미한다. 보통 교황이 카퍼레이드를 할 때 타는 특수 개조 무개차와 일반적으로 이동할 때 쓰는 일반 승용차가 모두 ‘포프모빌’에 해당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포프모빌’은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를 개조한 흰색 무개차와 2008년식 포드 포커스다. 1600㏄급인 포커스는 우리나라에서 준중형차로 구분되지만 유럽에서는 소형차로 분류된다. 교황의 청빈한 평소 생활 습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개조된 G클래스 무개차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등지에서 카퍼레이드를 할 때 타고 포커스는 일상적 이동 과정에서 탄다. 특히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부터 운전기사를 따로 두지 않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도 포커스를 직접 운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은 이번 3박 4일의 방한 일정 중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헬리콥터를 이용하고 인근 행정구역으로 가깝게 이동할 때만 자동차를 이용할 예정이다.

현재 대외적으로 공개된 교황의 국내 일정에 따르면 교황은 서울과 대전, 당진, 서산, 음성 등의 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게 된다. 이중 실질적으로 교황이 자동차를 타게 될 육로 이동 거리는 서울시내와 충청권 일대 등 약 170여㎞에 이른다.

카퍼레이드를 할 때는 관례에 따라 바티칸에서 사용하는 개조형 G클래스 무개차가 그대로 공수돼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상적 이동 구간에서 쓰일 포프모빌의 선택만 남은 셈이다.

정부는 교황의 방한 중 포프모빌로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박스카 ‘쏘울’을 추천했다. “한국에서 생산된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는 교황의 뜻과 방한 중 의전·경호 상황을 절충해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포프모빌의 최종 결정은 어떤 차에 교황이 탄다는 것이 누출되면 테러 등의 위협에 노출된다는 점을 감안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포프모빌의 선택권은 청와대 경호실과 교황청 경호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교황의 방한 중 포프모빌로 공식 추천된 쏘울 외에도 현대차 아반떼나 엑센트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모두 준중형급 이하의 차들로 유럽에서는 소형차로 분류되는 모델들이다.

자동차업계가 ‘포프모빌 효과’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교황이 탔던 차’라는 명성과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국빈급 인사들이 탔던 의전용 자동차에 대한 인기가 상당했다.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와 2011년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때 사용됐던 각 자동차 메이커의 플래그십 세단이 인기리에 판매됐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교황도 국빈에 준하는 세계적인 종교 지도자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 ‘국빈급 지도자가 탔던 차’라는 프리미엄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이번 방한 기간 중 교황이 행하는 모든 활동은 국내 매체는 물론 해외 20여개국의 매체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특히 천주교를 국교로 삼고 있거나 천주교 신자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남서부 유럽과 남미 지역은 교황의 동정을 수시로 살펴보는 경우가 많다.

이들 매체를 통해 한국 자동차가 교황의 ‘포프모빌’로 소개될 경우 현지에서는 해당 모델에 대한 인기가 급성장할 수 있다. 특히 ‘교황이 무사히 탄 차를 만든 회사’라는 평가까지 더해져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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