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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도 결코 잊지말아야할 것

[기자수첩]‘세월’이 지나도 결코 잊지말아야할 것

등록 2014.07.21 13:43

수정 2014.07.21 14:52

성동규

  기자

‘세월’이 지나도 결코 잊지말아야할 것 기사의 사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한 책에 나온 구절을 인용하면 망각은 이성능력의 부족이나 타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삶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이는 욕구나 충동들의 모순과 대립의 과정에 대한 정보를 차단할 뿐만 아니라 프로이트가 억압이라는 단어로 말했던 것처럼 고통스러운 기억을 밀어내 정신적 질서와 안정을 찾게 하는 기능을 하는 덕분이다.

망각이라는 이 완벽한 장치는 ‘의지의 기억’에 의해 지배된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기억을 본디 ‘의지’의 기억으로 이해했다. 인간은 자신의 행위를 기억함으로써 우연에서 필연적인 것을 구분하는 법을 배운다는 해석이다.

서두에 망각과 의지의 기억에 관해 언급한 것은 우리가 아픔을 딛고 일어나 살아가기 위해 잊어야 할 것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결코 잊어선 안 될 것들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가족들은 지난 14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 보수단체 회원들은 세월호 가족 단식농성장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도가 지나치면 국민들이 외면한다. 이제 세월호 얘기 좀 그만해라 3개월 이상 했으면 유족은 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그만해야 한다”고 유족들에게 망각을 강요했다.

유족들이 요구하는 건 보상이 아니라 오로지 진실이다. 의사자나 대학특례, 평생지원 따위는 애초에 요구하지도 않았다. 이번 참사에 대한 원인과 진실, 책임자의 처벌, 재발 방지만을 바랄 뿐이다.

국민들은 이미 4월 16일 그날의 아픔에 대해 많은 부분을 잊어버린 듯하다. 망각이라는 암초에 다시 세월호가 모두의 기억 속으로 침몰한다면 그날의 악몽은 언제가 우리에게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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